공은 상대방(정부) 코트에…“의대정원, 위기 자처한 쪽이 수습하는 수밖에 없어”
공은 상대방(정부) 코트에…“의대정원, 위기 자처한 쪽이 수습하는 수밖에 없어”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4.03.29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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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택 새 의협회장, 당선 후 첫 공식 기자회견
임현택 제42대 대한의사협회 회장 당선인은 오늘(29일) 전 언론사를 대상으로 공식 기자회견을 열고 의대정원 사안에 대한 입장과 여러 오해들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임기가 공식 시작되는 5월 전까지는 당선인 신분으로 할 수 있는 일들을 하겠다고 밝혔다. 
임현택 제42대 대한의사협회 회장 당선인은 오늘(29일) 전 언론사를 대상으로 공식 기자회견을 열고 의대정원 사안에 대한 입장과 여러 오해들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임기가 공식 시작되는 5월 전까지는 당선인 신분으로 할 수 있는 일들을 하겠다고 밝혔다. 

의대정원 증원을 추진한 정부를 향해 강력 투쟁을 예고한 차기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 임현택 당선인. 그는 오늘(29일) 열린 당선인 공식 기자회견에서도 줄곧 메는 짙은 파란색 넥타이를 메고 등장, 강도 높은 발언을 이어갔다.

앞서 그는 당선 후 언론 인터뷰를 통해 “의대정원 증원문제를 원점서 재논의하지 않고 의사에 대한 법적 처분을 감행하면 총선 캠페인, 총파업을 통해 투쟁하겠다”며 “이미 이에 대한 법적 검토도 마쳤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기자들이 요청이 쇄도해 공식 기자회견 자리를 만들었다”며 질의에 거칠 것 없다는 듯 답변을 이어갔다.

총파업하겠다는 계획에 대해서는 “공은 상대방 코트(정부)에 넘어갔다”고 비유를 들며 총파업 상황까지 가지 않게 위기를 자처한 상대방이 하루빨리 위기를 수습하길 바랄 뿐”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그는 “의사들이 귀한 일터에서 떠난 것은 정부가 그렇게 만든 것이지 의사들이 만든 위기는 결코 아니다”라며 귀한 생명을 살리는 의료현장을 떠나고 싶은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가 ‘의대정원 2000명’ 증원을 고수하는 데 대해서는 “숫자에 집착해선 안 된다”며 우리나라는 그 어느 나라도 따라오지 못하는 압도적인 의료 접근성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초고령사회 의료수요 폭증에 대비하려면 의사가 더 필요하지 않느냐는 데 대해서는 “헬시에이징, 즉 제 나이보다 더 건강하고 젊게 사는 노인들이 많은 것만 봐도 과연 의료수요가 폭증할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에 대한 객관적인 증거로 삼을 만한 외국 연구는 충분하다며 회장에 취임하는 대로 연구논문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또 정부가 전공의 면허정지 유예 처분으로 입장을 바꾼 데 대해선 한 발 나아갔다고 보지만 “너무 부족하다”고 딱 잘라 말했다. 그는 “정부의 기조는 전공의 면허정지 처분을 유예한다는 정도이지 의대정원 2000명 증원이라는 근본문제에 대해선 입장이 확고하다”며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마치 러시안룰렛( 칫하면 모든 것을 잃어버릴 수도 있는 위험을 감수하면서 벌이는 시도, 즉 무모한 모험을 비유)하고 있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임현택 당선인은 28일 밤 법무법인을 통해 늦게 전달받은 서신을 페이스북에 올리고 기자회견 당일 이를 공개했다(사진=임현택 당선인 페이스북 캡처).
임현택 당선인은 28일 밤 법무법인을 통해 늦게 전달받은 서신을 페이스북에 올리고 기자회견 당일 이를 공개했다(사진=임현택 당선인 페이스북 캡처).

한편 임현택 당선인은 이날 어젯밤 늦게 국제노동기구(ILO)에서 법무법인 앞으로 보내온 서신을 기자들에게 공개하면서 정부가 국민을 향해 명백한 거짓말을 했다고 일갈했다.

전공의협의회는 3월 13일 정부의 업무개시명령이 국제노동기구(ILO) 제29호 협약을 위반한 강제노동에 해당한다며 ILO사무국의 의견조회를 요청했다. 이에 고용노동부는 즉시 설명자료를 통해 정부의 업무개시명령은 ILO협약 적용 제외대상으로 정당한 조치라고 밝히면서 일단락되는 듯했다.

하지만 임현택 당선인이 이날 공개한 서신에 따르면 ILO가 한국 정부 당국에 개입했고 인구통계학적 변화에 따른 의료개혁으로 이해되는 현재 진행 중인 분쟁을 사회적 대화를 통해 해결하도록 촉구했다. 또 절차에 따라 본 사안에 관해 한국 정보가 보내오는 모든 정보를 알 수 있게 전송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위 사진 참고).

그는 “전체 내용을 국민에게 종결되지 않고 절차가 종료됐다는 식으로 국가기관이 발표하는 것은 대국민 사기극”이라면서 아직 진행 중인 사안인 만큼 언론 역시 사실 확인에 신경 쓰고 관련 문제를 보도해주길 바란다고 일침했다.

끝으로 임현택 당선인은 무엇보다 이 사안은 다양한 직역의 의견을 수렴해야겠지만 특히 전공의들의 의견에 중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선 전공의들의 의견은 의대정원 증원과 필수의료 패키지에 대한 전면 폐기이며 의사협회 또한 동일한 입장”이라고 밝혔다.

또 정부가 조건 없이 대화의 장으로 나와 달라는 데 대해서는 “논할 가치조차 없다”며 조건 없이 대화에 나가는 일은 없을 것임을 명백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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