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빙의 역설]만병의 원인 ‘혈관’을 의심하라
[웰빙의 역설]만병의 원인 ‘혈관’을 의심하라
  • 승인 2013.01.09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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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혈관은 바로 한의원에서 진맥을 하는 맥(脈)이다. 맥은 인체 곳곳을 순환하면서 몸의 정상적인 기능을 수행하고 동시에 병이 생기면 그 문제를 맥을 통해서 전하게 된다. 옛말에 맥은 혈액 창고이면서 동시에 혈과 기보다 우선한다고 했다. 맥(혈관)이 그 만큼 중요하다는 의미다.
 
‘설문해자(說文解字)’에 보면 혈관을 뜻하는 ‘맥(脈)’자는 파(派)자에서 비롯됐는데 강물이 갈라져서 끊임없이 흐르는 것[永]을 형상화한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맥(脈)과 맥(?)는 같은 의미로 사용된다. 그런데 파(派)에 물수(?) 대신 고기육(月=肉)자가 들어간 것은 근육을 타고 피가 온몸을 흐르는 것을 의미한다. ‘맥(脈)’자를 보면 아주 먼 옛날부터 혈관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한동하 한동하한의원 원장
혈관은 생명의 근원이라고 할 수 있다. 혈액순환이 되지 않으면 인체의 항상성을 유지할 수 없고 수분공급도 불가능하며 대사도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의 혈관이 병들어가고 있다.
 
혈액이 묽어서 문제가 되었던 과거와 달리 요즘의 혈액은 더욱 걸쭉해지고 혈관은 막혀서 문제를 일으킨다. 우리 몸의 혈관은 점점 단단해지고 굳어가고 살찌고 있다.
 
혈관건강의 문제가 심각해지는 이유는 과거에는 사냥을 해야만 먹을 수 있었던 기름진 음식을 너무 쉽게 그것도 너무 많이 먹기 때문이다. 인스턴트식품은 범람하고 이동수단의 발달과 하루 종일 책상에만 붙어 있는 업무로 거의 움직임이 없어졌다.
 
과거에는 에너지를 얻기 위해서 먹었다면 요즘은 과잉에너지를 소비하기 위해서 걷고 달려야 하는 상황이다. 또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한 긴장도는 혈관을 단단하고 굳어지게 만들고 있다.

혈관 문제로 야기되는 질환은 단지 손발이 차가운 가벼운 증상에서부터 특정 혈관이 막히거나 터지는 치명적인 경우까지 다양하다. 고혈압, 고지혈증, 동맥경화, 버거씨병, 통풍, 심장병, 중풍, 비만 등 각종 질환은 서로 다른 장기나 조직에 문제가 생긴 것 같지만 모두 혈관의 문제에게 출발한다. 이 모든 것들은 한마디로 ‘살찐 혈관 증후군’이다.
 
그리고 한 가지 증상이나 질환으로 시작해서 마치 도미노처럼 문제를 일으킨다. 나비효과는 폭풍우만 불러일으키는 것이 아니다. 우연치 않게 경험한 손끝 저림이 뇌혈관을 막아서 중풍으로 팔다리를 못 쓰는 불구로 만들거나 심장근육의 혈관을 막아서 죽음에 이르게 할 수도 있다. 당신의 몸에는 지금 이 순간에도 몇 마리의 나비가 동시에 날개 짓을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우리는 일상에서 무심코 하는 행동으로 혈관을 망치고 병들게 할 수 있다. 반대로 평소 생활습관을 통해서 병든 혈관을 다시 건강하게 만들 수도 있다. 하루 차 한 잔으로도 혈관은 다시 부드러워질 수 있으며 온몸을 어루만져주듯이 지압하는 것만으로도 혈액순환이 좋아질 수 있다. 살아 있는 동안 매일 먹는 음식은 챙겨 먹어야 할 것과 버려야 할 것을 가리는 것만으로도 혈관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다.
 
살찐 혈관을 다이어트 하는 것은 우리 몸을 근본적으로 건강하게 만드는 일이다. 살을 빼려고 노력하느니 보다 혈관을 건강하게 만들려고 노력하면 살은 저절로 빠진다. 중년의 나이에 나타나는 복부비만은 대사증후군의 시작으로 이것이 두렵다면 혈관을 날씬하게 유지하는 것이 절실하게 요구된다.
 
하늘과 땅 차이도 머리카락 한 올의 간격부터 시작된 것처럼 우리 몸에서 일어나는 시한폭탄 같은 치명적인 결과에도 아주 미미한 처음이 있다. 당신 몸에서 말하고 있는 ‘소리 없는 아우성’에 감사한 마음으로 귀를 기울여볼 수 있기 바란다. 그리고 무심하게 지나치지 않고 비명의 불상사를 막을 수 있기를 바란다. 그래야만 스스로를 죽이는 과실치사를 면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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