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빙의 역설]바이러스의 공포, 어떻게 극복할 것인
[웰빙의 역설]바이러스의 공포, 어떻게 극복할 것인
  • 한동하 한의학 박사
  • 승인 2013.01.23 11: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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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시 바이러스가 유행이다. 몇 해 전 신종플루 공포가 재현되지는 않나 걱정하는 이들이 많다. 필자 주변에도 벌써 이와 관련된 증상으로 고생하는 이들은 물론 한의원에 찾아오는  환자들도 부쩍 늘었다.

이번 소란의 범인은 ‘노로바이러스’로 밝혀졌다. 이 바이러스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사망자들이 속출하고 있다는 보도다. 주의와 예방을 하자는 것이야 문제될 것이 없지만 너무 심각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노로바이러스는 식중독을 일으키는 바이러스 중 하나다. 보통 식중독이라고 하면 여름철에 상한 음식에서 발생하는 세균 때문인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겨울철에는 세균보다는 바이러스 번식이 잘 되기 때문에 겨울철에도 바이러스로 인한 식중독이 생기는 것이다.

이들 증상은 구토, 설사에 몸살증상을 보이고 열이 나기도 한다. 장을 쥐어짜는 것 같은 경련성복통도 나타난다. 어린아이들의 경우는 구토가 주된 증상이지만 성인의 경우는 설사가 주증상이다. 어린아이들은 위장의 기능이 약해지면서 면역력도 상대적으로 떨어지기 때문에 장으로 내려가기 전에 위에서 먼저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구토와 설사를 하는 이유는 위장이 음식물을 소화시키고 영양분을 흡수하는 일을 잠시 보류하고 자정작용을 통해 병원균을 몰아내는 일에 집중하는 것이다. 이때는 억지로 음식물을 섭취하지 말고 탈수를 막기 위해 이온음료를 자주 마셔주는 것이 좋다.

노로바이러스는 벌써 1968년에 통성명이 이미 끝난 바이러스로 신종이 아닌 구종이다. 물론 그 이전부터 지구상에 살고 있었음은 확실하다.

‘동의보감’을 보면 식적류상한(食積類傷寒)이라는 병명이 있다. 위장에 탈이 났는데(식적) 증상은 감기와 비슷하다(류상한)는 것이다. 한마디로 장염증상과 감기증상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다. 쉽게 말하면 ‘위장형 감기’라고 할 수 있다. 당시에도 노로바이러스와 같은 감기 비슷한 장염이 있었던 것이다.

한동하 한동하한의원 원장


구토가 심한 경우는 생강차가 좋고 설사가 심하면 매실청차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초기 하루 이틀 정도는 수분을 보충하면서 구토나 설사를 하게 놔두는 것도 좋다. 비록 몸은 고통스럽지만 몸의 자정작용에 기대는 현명한 대처일 수 있다. 치료는 소화기의 문제인 내상(속병)과 감기증상인 외상(겉병)을 함께 치료하는 한약들이 엑기스과립제로 나와 있어 응급증상에 신속하게 복용할 수 있고 효과도 탁월하다.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은 특별히 약을 복용하지 않아도 대부분 자연스럽게 좋아진다. 다만 어린아이나 노인들과 같이 면역력이 떨어져 있는 경우에 한해 비교적 적극적으로 대처할 필요가 있다. 이런 경우 부정거사(扶正祛邪)라고 해서 기운을 북돋아 주고 사기를 몰아내는 방법을 동시에 강구해 치료한다.

바이러스에 노출됐다고 접촉했던 모든 사람이 모두 증상을 보이는 것이 아니다. 한 가족이 모두 함께 날 음식을 먹었는데 그 중에 몇 명만 증상을 보일 수도 있다. 이는 각자의 저항력과 항병력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병원체에 집중하면서도 동시에 개체의 면역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예방백신을 맞고 손을 자주 씻는 행위가 병원체에 집중하는 것이라면 평소 몸을 건강하게 만들어 병들지 않도록 하는 것은 내 몸의 면역력 향상에 집중하는 것이다.

인간이 살아가는 한 바이러스로 인한 공포는 끊임없이 계속될 것이다. 하지만 바이러스의 ‘공격’을 공격이 아닌 ‘공생’으로 생각한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두려운 존재로 인식할 것인가, 아니면 함께 살아가야 하는 공존의 대상인가. 인간의 면역력에 따라 그 답은 달라질 것이다. 바이러스. 두려워해야 하는 존재만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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