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빙의 역설] 팝콘이 영화관의 주된 수입원이라고?
[웰빙의 역설] 팝콘이 영화관의 주된 수입원이라고?
  • 한동하 한의학 박사
  • 승인 2013.02.27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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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 영화관 체인업체의 지난해 극장 내 매점 판매수익이 1000억원이 넘는다는 기사를 봤다. 주된 수입원은 다름 아닌 ‘팝콘’이었다. 팝콘이 영화관의 주된 수입원이란 것도 놀랐지만 한편으로는 영화를 볼 때 왜 항상 팝콘을 먹는지 궁금해졌다.
 
극장에서 영화를 볼 때 팝콘을 먹는 것은 미국에서 건너온 문화인 것 같다. 실제 미국은 대공황 이후부터 가격이 저렴한 팝콘이 국민간식화 됐다고 한다. 아마도 옥수수농장들은 나름의 소비대책도 필요했을 것이다. 이후 미국 내 대부분의 극장에서 팝콘이 팔리기 시작했고 한국에도 1980년대 팝콘이 수입되기 시작해 1990년대부터 극장에서 활발하게 팔리기 시작했다.
 
팝콘재료인 옥수수는 1492년 콜럼버스가 신대륙의 원주민들로부터 처음으로 대접받았다는 설도 있지만 아메리카 대륙에 상륙한 메이플라워호의 영국인들에게 원주민들이 평화의 선물로 전했다는 것이 최초의 공식적 기록이다. 그 해가 1630년이다. 
 

우리가 부르는 옥수수는 한자로 옥촉서(玉蜀黍)라고 한다. 옥촉서는 구슬(玉)처럼 생긴 촉나라(蜀) 곡식(黍)이란 의미로 중국에서 우리나라에 전해지면서 옥수수로 불리게 된 것이다. 촉나라가 200년대 나라이기 때문에 동양의 기록이 훨씬 이전이다. 강냉이란 이름도 중국의 강남에서 유래했다고 해서 붙여진 것이다.
 
우리에게도 팝콘이 있다. 바로 튀밥이다. 튀밥은 튀긴 밥이란 의미로 원래는 말린 쌀을 튀긴 것이지만 쌀이 귀한 시절에는 강냉이튀밥이 흔했다. 팝콘은 팝콘오일에 튀기는 것이고 강냉이튀밥은 고열·고압상태에서 부풀리는 것이다. 그래서 이 둘은 차이가 많다.
 
먼저 첨가물이다. 미국에서는 극장용 팝콘을 튀길 때 버터향을 내기 위해 디아세틸(합성버터밀크향)이라는 합성착향료를 넣는다. 더욱 놀라운 것은 팝콘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과 10년 이상 전자레인지에 팝콘을 돌려 먹었던 소비자들이 해당 성분(디아세틸) 때문에 호흡기 질환을 앓게 돼 소송까지 했다. 이로 인한 폐질환의 이름도 ‘팝콘폐’다. 디아세틸은 알츠하이머병을 유발할 수도 있다는 연구보고도 있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디아세틸이 포함된 팝콘 수입이 금지돼 있고 극장에서도 다른 첨가물로 대체해 만들어지고 있다. 버터맛을 내기 위해 디아세틸을 첨가하진 않지만 실제로 버터가 첨가돼 칼로리가 높고 맛을 내기 위한 첨가물이 많이 들어갔다.
 
실제 옥수수는 인공색소나 향을 첨가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단백질과 인, 철분이 풍부하고 칼로리는 낮은 편이다. ‘본초강목’을 보면 옥촉서(옥수수)는 맛은 달고 속을 편안하게 하고 입맛을 좋게 한다고 했다.
 
옥수수는 그 자체로는 이로운 식품이다. 하지만 대형영화관에서 판매되는 팝콘은 버터나 당분이 첨가돼 100g 정도에 500kcal나 된다. 이것은 햄버거 1개, 라면 1봉지에 해당돼 극장영화를 즐기는 여성이 다이어트에 실패하는 것이다. 기타 첨가물로 인해 맛은 너무 짜고 달다. 건강에 좋을 리 없다.
 
또 영화를 보는 동안에는 보는 것에 집중하기 때문에 평소에 비해 훨씬 많은 양의 팝콘을 먹게 된다. 오감 중 시각·청각에 집중하면서 미각은 둔해지고 배부름을 느끼지 못해 과식하게 된다. 이는 장거리운전 중 많은 양의 간식을 먹어도 배가 부른 것을 잘 느끼지 못하는 것과 같다. 몰입상태에서 누가 불러도 못 듣는 것 역시 이 때문이다.
 
팝콘에 대한 전 국민적 사랑도 앞으로 얼마가지 못할 것 같다. 2030년에는 식량문제와 함께 옥수수는 식용이 아닌 대체에너지 개발 원료로 사용되면서 옥수수전쟁이 일어날 것이라는 예측이다. 그렇다면 극장의 팝콘을 튀밥으로 대신해 보자. 강냉이튀밥이 식감이 떨어진다면 쌀과 보리를 어느 정도 섞은 쌀튀밥도 좋고 현미튀밥도 좋겠다. 이상하게 ‘팝콘’이 미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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