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변이 쌓여서 배가 터질 것 같아요 – 고양이 거대결장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변이 쌓여서 배가 터질 것 같아요 – 고양이 거대결장
  • 이진수 이진수동물병원 원장|정리·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0.02.17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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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수 이진수동물병원 원장
이진수 이진수동물병원 원장

이전 칼럼에서 다뤘지만 고양이 변비에 가장 흔한 원인은 ‘거대결장’이다. 거대결장은 말 그대로 결장에 분변이 쌓여 ‘거대하게’ 확장된 상태를 뜻한다.

변을 배출하기 위해선 ▲분변이 결장과 직장부위를 장애물 없이 잘 통과해야하고 ▲변을 이동시키는 결장과 직장의 근육이 그 역할을 잘해야한다. 또 ▲근육의 움직임을 조절하는 신경에 문제가 없어야 한다.

거대결장은 이런 결장 통과, 근육, 신경 3가지 부분에 문제가 생겨 발생한다. 즉 ▲낙상, 교통사고에 의해 골반뼈가 손상이 된 경우 변위 된 뼈에 의해 결장을 압박하거나 ▲결장 안에 종괴가 있거나 결장 밖 종괴가 결장을 눌러 분변이 잘 통과하지 못하거나 ▲자율신경기능이상으로 결장 평활근의 기능이 떨어지거나 ▲외상 등에 의해 척수신경이 손상되면 거대결장이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거대결장의 가장 흔한 원인은 ‘특발성 거대결장’이다. ‘특발성’이란 아무 이유 없이 발생한다는 뜻이다. 따라서 특발성 거대결장은 위에 열거된 여러 가지 원인들을 문진, 신경계 검사를 포함한 꼼꼼한 신체검사, 혈액검사, 방사선 검사와 초음파 검사, 그리고 직장검사(항문을 통해 손가락을 넣어 직장 상태를 촉진하는 검사로 보통 마취 하에 진행)를 진행했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경우 진단된다.

이처럼 거대결장의 원인을 파악하는 것은 복잡하지만 거대결장의 진단 자체는 매우 간단하다. 방사선 검사를 통해 결장에 분변이 과도하게 정체돼 있는지를 확인해보면 된다. 단 고양이 몸집이 크고 작음에 따라 변이 정체되는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척추뼈 몸통 길이에 비해 몇 배 정도로 결장이 확장되는지 여부에 따라 거대결장이 결정된다.

거대결장 원인에 따라 치료방법은 상이하다. 하지만 일단 결장에 쌓여있는 분변을 제거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사람에서 대장내시경을 진행할 때와 마찬가지로 세장제(관장액)을 고양이한테 먹이는 방법이 가장 효율적이며 필자뿐만 아니나 많은 고양이 전문가들이 소개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일단 위에 방법을 통해 분변을 제거했다면 장기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물을 충분히 먹여 탈수를 방지해야 하며 섬유소가 많은 식이(사료업체별로 각각의 처방식이 존재)를 통해 재발을 방지해야한다.

충분한 음수와 처방식으로만 관리된다면 아주 이상적이지만 처방식을 거부하는 경우가 있다. 이때 기호성이 좋은 사료를 먹이면서 차전자피와 같은 섬유소를 보조제로 먹일 수 있다.

이러한 정도로 관리되지 않는 경우 ▲사하제(변을 묽게 하는 약물), 또한 ▲장운동 촉진제 등도 환자 상태에 따라 복용이 필요하다.

필자의 경험으로는 위에 네 가지 방법을 순차적으로 조합하여 흔히 말하는 ‘맛동산’(고양이 분변에 화장실 모래가 소량 묻어 있는 것을 말하는 고양이 보호자만의 은어로, 정상적인 변상태를 의미)보다는 좀 더 무른변 상태로 유지하는 게 장기적인 관리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내과적인 관리에도 변비가 재발하는 경우 운동성이 떨어진 결장의 일부를 절제하는 수술을 진행하는데 긍정적으로 생각해 볼만한 치료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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