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담] “기미야 가라”...꼼꼼히 살펴본 기미치료의 모든 것
[좌담] “기미야 가라”...꼼꼼히 살펴본 기미치료의 모든 것
  • 한정선 기자 (fk0824@k-health.com)
  • 승인 2021.04.08 16: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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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드로퀴논+스테로이드·레티노이드 복합제 주로 사용
· 색소제거+진피리모델링 복합치료로 높은 치료효과 기대
· 자외선차단제, 비타민C 도포·복용도 기미예방에 도움 돼

왼쪽부터 한정선 헬스경향 기자, 허창훈 분당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 김현조 피부과 전문의(CNP차앤박피부과 천안불당점 원장)

우리나라 사람들은 유난히 하얗고 잡티 하나 없는 피부에 대한 갈망이 높습니다. 오죽하면 ‘우유 빛깔 피부’라고까지 표현할까요. 하얀 피부를 위해 피부과시술은 물론 전문의약품, 일반의약품, 건강기능식품, 화장품, 디바이스를 구매하기 위해 높은 지출도 마다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의 경우 기미는 해결하기 어려운 피부질환입니다. 이에 기미예방을 위한 일상생활습관부터 너무 다양해 헷갈리는 레이저치료, 전문의의 진단과 관리 아래 사용해야하는 전문의약품 등에 대해 허창훈 분당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 김현조 피부과 전문의(CN차앤박피부과 천안불당점 원장)와의 좌담을 통해 폭넓게 살펴봤습니다.

기미는 피부의 멜라닌 양 증가로 발생하는 색소질환으로 부분적인 갈새반점이 뺨, 광대 등에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한정선 기자 : 기미가 생기는 원인은 무엇이며 이를 제거하는 원리는 무엇입니까?

허창훈 교수 : 기미는 후천적으로 색소가 진해지는 대표적 색소질환으로 유색인종에서 흔히 발생합니다. 표피 및 진피에 멜라닌이 많아져 부분적인 갈색반점으로 나타나며 뺨, 광대, 이마, 입술 위 등에 발생합니다.

아직까지 기미의 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결국 피부의 멜라닌 양 증가가 원인이기 때문에 대부분 멜라닌 생성을 억제하거나 멜라닌 침착을 막는 치료를 합니다. 최근 들어 기미 하부진피의 혈관증가와 혈관내피성장호르몬(VEGF, vascular endothelial growth factor)도 원인 중 하나로 알려져 기미 하부의 혈관치료를 함께 시행하기도 합니다.

한정선 기자 : 기미 제거에 효과적이라고 검증된 의약품이 있습니까?

허창훈 교수 : 기미는 멜라닌 증가로 발생하기 때문에 멜라닌 생성을 억제하는 치료가 기본인데 가장 많이 사용되는 의약품성분으로는 ‘하이드로퀴논’을 꼽을 수 있습니다. 실제 진료에서는 이 성분을 단독으로 발랐을 때 생기는 자극을 줄이고 치료효과를 더욱 더 높이기 위해 스테로이드, 레티노이드(합성비타민A)를 혼합해 많이 사용합니다. 이 방법은 클리그만(Kligman)이라는 미국 의사가 처음 제안한 혼합법으로 현재 기미 제거를 위한 표준처방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세 가지 성분을 각각 바르는 불편함을 줄이기 위해 이 성분들을 아예 합쳐둔 혼합제가 널리 사용되고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멜라논크림이 쓰이고 있습니다.

비타민C도 높은 미백효과를 보이는데 바르는 것뿐 아니라 먹었을 때의 효과도 여러 논문으로 증명되고 있습니다. 최근 트라넥사민산(tranexamic acid) 역시 주목받는 성분으로 경구복용, 주사 시 효과가 높은 것으로 보고돼 사용량이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잘못된 치료로 악화된 기미

한정선 기자 : 기미 제거 전문의약품 중 바르는 연고의 경우 독성이 강하고 내성이 생긴다고 알려져 있는데 사실인가요?

허창훈 교수 : 일반적으로 기미 제거 전문의약품은 하이드로퀴논, 스테로이드, 레티노이드의 3중 혼합크림을 말합니다. 하이드로퀴논의 자극을 줄이기 위해 스테로이드를 혼합하는데 최근 스테로이드부작용에 대한 우려로 함량을 줄이다 보니 간혹 예민한 피부에는 자극이 생길 수 있습니다. 또 피부투과도를 높이기 위해 배합하는 레티노이드도 단독으로 사용할 경우 자극이 발생할 수는 있지만 이것들이 독성이 강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일반적으로 내성이 생긴다는 것은 처음에 호전됐다가 나중에 효과가 없거나 더 심해지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는 약제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악화요인을 조절하지 못해 더 심해지거나 일시적인 염증 후 색소침착이 나타났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정선 기자 : 시중에 ‘기미증상완화화장품’들도 나와 있는데 실제로 효과가 있나요?

허창훈 교수: 기미치료제는 기본적으로 멜라닌색소의 생성을 줄이는 기전을 갖는데 기미증상완화화장품 역시 멜라닌 생성과정을 억제하는 성분을 함유합니다. 즉 알부틴, 코직산, 감초추출물, 나이아신아마이드 등이 함유돼 있어 미백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최근 시스테아민성분을 기본으로 한 화장품도 출시돼 기미증상완화에 효과적으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전문의약품의 경우 반드시 전문의의 처방을 받아야하며 화장품과는 명백히 구별됩니다.  

한정선 기자 : 기미치료를 위한 레이저는 어떤 것이 있습니까.

김현조 전문의 : ‘저출력 큐스위치드 Nd(Q-switched Nd:YAG)레이저’를 이용한 ‘레이저토닝’이 기미치료를 가능하게 했습니다. 동양인의 경우 약간만 강하게 레이저를 쫴도 염증 후 색소침착이 쉬워 치료가 쉽지 않은데 레이저토닝기술의 등장은 기미치료에 큰 도움을 줬습니다. 

이는 우리나라를 시작으로 전 세계로 알려졌는데 초창기에는 치료원리와 효과에 대한 의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논문에 많이 소개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꾸준한 연구를 통해 멜라닌세포를 파괴하지 않으면서 기능만 억제함으로써 기미를 호전시킨다는 사실을 밝혀내 현재 전 세계가 인정하는 기미치료의 표준으로 자리잡았습니다.

기미 치료 전(왼쪽)과 치료 후. 넓게 퍼진 기미가 치료 후 사라졌음을 확인할 수 있다. 

한정선 기자 : 기미치료를 위한 레이저치료 시 가장 염두에 두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김현조 전문의 : 기미는 멜라닌세포의 증가 없이 멜라닌색소만 증가하는 특징이 있어 멜라닌세포를 파괴하지 않으면서 멜라닌색소를 제거하는 것이 주요포인트입니다. 현재 대부분의 기미치료레이저는 이 원리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최근 표피의 각질형성세포, 진피의 섬유아세포 및 다양한 염증세포의 상호관계에 따라 기미가 악화된다는 사실도 알려져 고주파치료 등을 통한 진피리모델링도 추가포인트라고 하겠습니다.

한정선 기자 : 기미치료를 위한 레이저의 종류가 하도 많아 일반인들은 헷갈리기 쉽습니다. 이해하기 쉽게 설명 부탁드립니다.

김현조 전문의 : 색소치료용 레이저는 물론 각종 의료장비가 매스미디어를 통해 각기 다른 이름으로 소개되면서 환자 입장에서는 혼동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번 기회에 관련 의료기기들을 종류별로 간단히 정리해 보겠습니다. 

①저출력으로 세포를 파괴하지 않고 색소만 제거하는 의료기기 : 레블라이트 SI, 피코플러스
②고출력으로 세포를 파괴하면서 진피리모델링을 유도하는 의료기기 : 레블라이트 SI, 피코플러스, 루비레이저, 아이콘(레블라이트 SI와 피코플러스는 에너지 세팅에 따라 두 가지 용도로 사용 가능)
③진피리모델링을 목적으로 하는 의료기기 : 제네시스, 아이콘, 고주파장비

한정선 기자 : 기미치료가 효과를 보일 때까지 시간은 대략 얼마나 걸립니까?

김현조 전문의 : 과거에는 지나치게 증가한 멜라닌색소 제거를 목표로 했지만 최근 들어 멜라닌색소 제거는 물론 표피의 각질형성세포, 진피의 섬유아세포 및 염증세포와의 상호작용조절까지 복합적 치료법을 선택합니다. 평균 주 1회 치료로 4~5개월 정도 소요되며 환자가 효과를 인지하려면 치료시작 후 대략 6~8주 정도 지나야합니다.

한정선 기자 : 레이저로 기미를 치료할 때 연고나 경구약을 같이 사용해도 되나요? 주의해야할 점은 없습니까?

김현조 전문의 : 기미 제거를 위해 레이저치료를 한다고 해서 특별히 금지하는 경구약이나 연고는 없으며 환자에 따라 오히려 기미제거연고와 레이저를 같이 사용해야 더 효과적인 경우가 있습니다. 또 레이저치료와 병행해 일상생활에서 비타민C 앰플과 자외선차단제를 꾸준히 사용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트라넥사민산의 경우 본래 지혈제로 사용됐지만 일본에서 기미효과가 보고된 후 널리 사용하고 있습니다.

한정선 기자 : 기미치료 후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평소 어떻게 관리해야합니까?

김현조 전문의 : 일반적으로 자외선, 경구피임약, 폐경기의 호르몬대체치료가 기미를 악화시키는 대표요인으로 알려져 있어 이를 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중 자외선노출 예방이 가장 중요한데 어려서부터 꾸준한 자외선차단제를 사용하는 습관을 들이면 기미 등 색소침착예방에 큰 도움이 됩니다. 또 꾸준한 비타민C 복용과 비타민C 앰플 도포도 기미예방에 큰 도움이 됩니다. 

참고로 기미는 출산 직전에 악화됩니다. 출산 1~2개월 전 태아 성장을 위해 성장호르몬이 많이 분비되는데 이 성장호르몬이 산모의 멜라닌세포를 자극해 멜라닌분비량을 급격히 증가시키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임신 시 100% 안전하다고 알려진 기미치료법이 없다 보니 출산 후 안전하게 기미를 치료해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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