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담] 계절 관계없이 줄줄 흐르는 땀 ‘다한증’
[좌담] 계절 관계없이 줄줄 흐르는 땀 ‘다한증’
  • 한정선 기자 (fk0824@k-health.com)
  • 승인 2021.06.04 16: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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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전에 의한 원발성 국소다한증

· 신경손상에 따른 속발성 다한증

· 호르몬, 감정, 스트레스 등 연관

· 카페인 피하고 유산소운동 추천

왼쪽부터 한정선 헬스경향 기자, 허창훈 분당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 김현조 순천향대병원 피부과 외래교수(CNP차앤박피부과 천안불당점 원장).
왼쪽부터 한정선 헬스경향 기자, 허창훈 분당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 김현조 순천향대병원 피부과 외래교수(CNP차앤박피부과 천안불당점 원장).

여름이 유난히 두려운 사람이 있다. 바로 시도 때도 없이 흐르는 땀이 고민인 ‘다한증’환자. 겨드랑이는 물론 맵거나 짠 음식을 먹을 때도 땀이 비 오듯 흐르는 탓에 사회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다. 더욱이 많은 사람을 만나는 사람의 경우 악수조차 곤혹스럽기만 하다. 게다가 이는 기온이 오르는 여름에만 나타나는 일시적인 증상도 아니다.

하지만 다한증은 치료 가능한 피부질환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드물다. 현재 다한증치료를 위한 다양한 치료법이 발전하고 있어 정확히 진단하고 빨리 치료만 한다면 삶의 질을 더욱 높일 수 있다. 허창훈 분당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 김현조 피부과전문의(CN차앤박피부과 천안불당점 원장)와의 좌담을 통해 다한증에 대해 폭넓게 알아봤다.

한정선 기자 : 다한증의 증상과 원인은 무엇입니까.

허창훈 교수 : 누구나 체온이 올라가면 수분이 증발해 정상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땀이 나옵니다. 하지만 생리적으로 필요한 땀의 양보다 더 많이 나오는 것을 다한증이라고 합니다. 땀샘은 크게 다한증과 관련된 에크린한선과 겨드랑이, 비뇨생식기 부위에 분포해 불쾌한 냄새와 관련 있는 아포크린한선으로 나뉩니다. 교감신경의 작용에 의해 나오는 땀은 호르몬, 감정, 스트레스 등과 연관돼 있습니다.

한정선 기자 : 다한증진단은 어떻게 이뤄집니까.

허창훈 교수 : 시도 때도 없이 흘리는 땀으로 쉽게 진단할 수 있습니다. 특히 땀이 나는 부위를 결정하고 땀의 양을 정량화하기 위해 몇 가지 테스트를 하는데 가장 많이 사용되는 방법은 ‘전분-요오드검사(starch-iodine test)’입니다.

요오드용액을 바른 뒤 녹말가루를 뿌리면 땀이 발생하는 부위가 보라색으로 변해 땀이 나는 부위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 거름종이를 이용해 땀을 흡수시켜 중량을 재거나 발한측정기 등을 통해 측정할 수도 있습니다. 다한증진단을 위한 절대적 수치는 없지만 대부분 겨드랑이는 50mg/min, 손바닥은 20mg/min 이상이면 병으로 봅니다.

다한증은 필요한 땀의 양보다 더 많이 나오는 증상을 말하는데 호르몬, 감정, 스트레스 등과 연관돼 있다.
다한증은 필요한 땀의 양보다 더 많이 나오는 증상을 말하는데 호르몬, 감정, 스트레스 등과 연관돼 있다.

한정선 기자 : 다한증 종류는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허창훈 교수 : 다한증은 원발성 국소다한증과 속발성 다한증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원발성 국소다한증은 손바닥, 발바닥, 겨드랑이 등 국소부위에만 땀이 나는 현상으로 유전적 요소가 강합니다. 속발성 다한증은 신경손상에 의해 이차적으로 발생하며 당뇨에 의한 말초신경병증 또는 복합부위통증증후군 등에서 볼 수 있습니다. 뇌손상 후에도 병변 반대 측에 다한증이 생기거나 내분비 이상 등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한정선 기자 : 다한증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어떤 위험이 있습니까.

허창훈 교수 : 다한증을 치료하려는 가장 큰 이유는 사회적인 문제입니다. 땀을 많이 흘릴 경우 불결하다는 인식은 물론 땀과 함께 증식된 미생물이 불쾌한 냄새를 만드는 경우가 있어 대인기피증까지 생길 수 있습니다. 간혹 심한 경우 측정 시험지가 젖을 정도여서 일상생활이 거의 불가능한 사례도 있습니다.

한정선 기자 : 다한증은 어떻게 치료하나요?

김현조 전문의 : 손과 발에 발생하는 원발성 국소다한증의 경우 교감신경을 절제하는 수술을 할 수 있습니다. 교감신경은 긴장할 때 항진되고 발한을 유도하는 신경으로 이를 절단해 땀 분비를 저하시키는 수술법입니다.

예전에는 피부를 직접 절개해 교감신경을 절제했지만 최근에는 내시경을 이용해 흉추와 요추의 교감신경을 절제하거나 클립으로 묶어 차단하기 때문에 흉터 등의 부작용을 줄일 수 있습니다. 이밖에 겨드랑이다한증의 경우 땀샘을 긁어내 없애는 ‘소파술’이나 지방조직 사이에 존재하는 땀샘을 지방흡입과 함께 없애는 ‘지방흡입술’도 있습니다.

‘전분-요오드검사(starch-iodine test)’는 땀이 나는 부위를 결정하고 땀의 양을 정량화하기 위한 검사다. 전분-요오드검사는 땀이 발생하는 부위에 요오드용액을 바른 뒤 녹말가루를 뿌린다. 이때 땀이 발생하는 부위는 보라색으로 변한다.
‘전분-요오드검사(starch-iodine test)’는 땀이 나는 부위를 결정하고 땀의 양을 정량화하기 위한 검사다. 전분-요오드검사는 땀이 발생하는 부위에 요오드용액을 바른 뒤 녹말가루를 뿌린다. 이때 땀이 발생하는 부위는 보라색으로 변한다.

한정선 기자 : 다한증 수술의 부작용은 어떤 것이 있는지요?

허창훈 교수 : 교감신경절제술의 경우 간혹 ‘보상성 다한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예컨대 손바닥의 땀 분비가 줄어든 만큼 가슴, 등, 허벅지, 종아리 등 땀이 나지 않던 부위에서 땀의 양이 늘어나는 현상입니다. 이는 일종의 인체방어기전으로 이런 부작용이 나타날 경우 다른 치료법을 선택해 위에 추가치료를 해야 합니다. 또 소파술이나 지방흡입술의 경우 창상감염과 피부괴사, 피부변색 등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한정선 기자 : 다한증을 치료하는 방법으로 수술 외에 어떤 방법이 있습니까?

김현조 전문의 : 일반적으로 ▲바르는 약 ▲경구복용약 ▲이온영동요법 ▲극초단파치료 ▲보툴리눔톡신주사 등이 있습니다. 바르는 약은 ‘알루미늄염’이 가장 일반적인데 매일 도포할 경우 작열감, 이상감각, 자극감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또 항콜린성약물인 경구복용약은 구강건조증, 시력조절장애, 소변정체, 변비, 기억장애 등의 부작용이 있어 신중하게 사용해야 합니다.

이밖에 이온영동요법은 물이 담긴 수조에 손바닥 또는 발바닥을 넣고 약한 전류를 흘려 치료하는 방법으로 아직 정확한 원리는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현재 약 81%의 환자가 효과를 보고 있지만 치료시간이 길고 홍반, 작열감, 물집 등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또 임산부나 심박조율기를 사용하는 경우 주의해야 합니다.

한정선 기자 : 보툴리눔톡신주사법은 어떤 원리를 이용한 것입니까?

김현조 전문의 : 아세틸콜린은 땀샘에서 땀을 분비하도록 신호하는 신경전달물질입니다. 이때 보툴리눔톡신을 땀이 나는 부위에 주사하면 아세틸콜린의 분비를 줄여 땀 분비를 억제합니다. 최근 보툴리눔톡신주사의 간편성 때문에 다한증치료법으로 많이 선호합니다. 시술시간이 짧고 한번 시술로 4~6개월 간 효과가 지속됩니다. 또 비보험인 주름치료와 달리 다한증은 증상에 따라 실비보험적용이 가능해 시술비 부담을 줄일 수 있습니다.

단 손이나 발바닥에 주사할 경우 심한 통증을 수반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시술 전 신경마취를 하거나 공기압을 이용한 약물전달기를 통해 통증을 경감시키기도 합니다. 또 주사부위가 너무 넓거나 양이 많으면 보툴리눔독소의 영향으로 근육도 약해질 수 있어 악기를 연주하거나 손을 예민하게 조절해야 하는 일을 한다면 주의해야 합니다.

다한증 치료에는 ▲바르는 약 ▲경구약 ▲이온영동요법 ▲극초단파치료 ▲보툴리눔톡신주사 등이 사용된다. 이중 보툴리눔톡신주사가 간편성 때문에 다한증치료법으로 가장 많이 사용된다. 
다한증 치료에는 ▲바르는 약 ▲경구약 ▲이온영동요법 ▲극초단파치료 ▲보툴리눔톡신주사 등이 사용된다. 이중 보툴리눔톡신주사가 간편성 때문에 다한증치료법으로 가장 많이 사용된다. 

한정선 기자 : 의료기기를 이용해 다한증을 치료하는 방법도 있나요?

김현조 전문의 : 고주파와 레이저 중간 정도 되는 ‘극초단파(microwave)’를 이용해 땀샘을 제거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극초단파는 전자레인지에 사용되는 전자기파로 음식물의 물분자를 빠르게 움직여 온도를 올려 음식을 익힙니다. 땀도 물로 이뤄져 있어 인체조직에 극초단파를 쬐면 땀분비가 많은 부위의 온도가 올라가 땀샘이 선택적으로 파괴되는 원리입니다.

단 의료기기이다 보니 보툴리눔톡신주사에 비해 치료비가 높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또 겨드랑이는 시술 후 3~4일 정도 지속되는 묵직함과 피부괴사 같은 부작용도 드물게 나타납니다. 따라서 극초단파를 이용한 치료법은 보툴리눔톡신주사치료에 반응이 적거나 장기적으로 효과를 유지하고자 하는 환자에게 권유합니다.

한정선 기자 : 다한증을 예방하는 방법은 무엇입니까.

김현조 전문의 : 긴장이나 스트레스는 다한증을 악화시키기 때문에 평소 긍정적인 마음으로 생활하려 노력하고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걷기, 산책 등 가벼운 유산소운동을 추천합니다. 또 교감신경을 자극할 수 있는 술과 커피, 홍차 등 카페인이 많이 함유된 음료나 지나치게 맵고 짠 음식은 자제하는 것이 좋습니다. 비만 역시 다한증을 악화시킬 수 있어 체중을 적절히 관리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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