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담] 지긋지긋한 손·발톱 무좀, 재발 악순환 고리 끊어야
[좌담] 지긋지긋한 손·발톱 무좀, 재발 악순환 고리 끊어야
  • 한정선 기자 (fk0824@k-health.com)
  • 승인 2021.05.11 19: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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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장 흔한 증상은 손·발톱 변색
· 전염성 높아 가족 등 집단감염 흔해
· 일반약, 전문약, 레이저 등 치료법 다양

왼쪽부터 한정선 헬스경향 기자, 허창훈 분당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 김현조 순천향대병원 피부과 외래교수(CNP차앤박피부과 천안불당점 원장).

바야흐로 옷부터 신발에 이르기까지 노출이 많아지는 계절이 왔다. 하지만 손발톱 무좀이 있다면 여간 신경 쓰이는 게 아니다. 4계절 내내 골치 아픈 피부질환인 손발톱 무좀. 최근 다양한 치료법이 나왔지만 SNS에 떠도는 검증되지 않는 정보 때문에 환자들은 더욱 헷갈린다.

이에 손발톱 무좀을 예방하기 위한 생활습관부터 질환에 따른 각 레이저치료법, 전문의의 진단과 관리 아래 사용해야 하는 전문의약품, 시중에서 쉽게 살 수 있는 일반의약품 등에 대해 분당서울대병원 허창훈 피부과 교수, 김현조 피부과전문의(CN차앤박피부과 천안불당점 원장)와의 좌담을 통해 살펴봤습니다.

한정선 기자 : 손·발톱 무좀은 일반무좀과 어떻게 다른가요?

허창훈 교수 : 무좀의 전문의학용어는 백선증으로 부위에 따라 수염 및 두피백선, 손·발톱백선, 손백선, 발백선, 체부백선, 사타구니백선 등으로 나뉩니다. 일반적으로 무좀은 발에 생기는 발백선을 말하며 손·발톱 무좀의 경우 치료법이 달라 따로 분류됩니다. ‘보건의료빅데이터개방시스템’에 따르면 2020년 118만3886명이 치료받은 것으로 나타나 높은 유병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한정선 기자 : 손발톱 무좀의 원인과 치료원리는 무엇입니까?

허창훈 교수 : 무좀과 손·발톱 무좀 모두 무좀균(곰팡이, 진균, 피부사상균) 감염에 의해 발생합니다. 무좀균의 종류는 많지만 ‘홍색백선균(트리코파이톤 루브룸;Trichophyton rubrum)’이라는 곰팡이가 가장 흔히 발견되며 이를 없애면 치료됩니다. 하지만 전염력이 강해 완전히 치료하지 않으면 재발가능성이 높습니다. 또 한 번 앓았다고 해서 면역이 형성되지 않기 때문에 무좀균이 침입할 때마다 쉽게 재감염된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한정선 기자: 스스로 손발톱 무좀을 체크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뭐가 있을까요?

김현조 전문의 : 손·발톱 무좀은 발병 초기엔 별 증상이 없어 감염 여부를 쉽게 알아차리기 어렵습니다. 가장 흔한 증상은 손·발톱 변색을 들 수 있는데 주로 황색, 짙은 갈색, 청록색 등으로 보입니다. 색의 변화는 손·발톱 전체에서 나타나기도 하지만 흔히 측면이나 말단 일부에만 나타납니다. 많이 진행된 경우 손·발톱 변형이 생기지만 변형이 있다고 해서 모두 손·발톱 무좀은 아닙니다. 손·발톱이 갈라지면서 쉽게 부스러지거나 두꺼워진다면 병원에서 정확히 확인해야 합니다.

손톱 무좀 치료 전(왼쪽)과 후

한정선 기자: 손·발톱 무좀을 그대로 방치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은 무엇입니까.

허창훈 교수 : 가장 큰 문제는 전염성이 높다는 점입니다. 한 명의 환자가 다른 가족에게 쉽게 전파시킬 수 있고 특히 공동생활을 하는 군인이나 운동선수들에서 매우 흔히 발견됩니다. 변색 등 미관상 문제를 일시적으로 감추기 위해 매니큐어를 사용해도 전염력까지 낮출 수는 없어 주변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더욱 주의해야 합니다.

한정선 기자: 손·발톱 무좀치료제 중 일반의약품과 전문의약품은 어떻게 다른가요.

김현조 전문의 : 손·발톱 무좀치료제는 크게 일반의약품인 도포제와 전문의약품인 경구약으로 나뉘는데 도포제는 경구약에 비해 안전성을 강조하다 보니 효과가 많이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최근 안전성은 물론 경구제 수준의 높은 치료효과를 보이는 에피코나졸성분의 전문의약품 도포제인 ‘주블리아’가 나와 피부과 전문의들이 많이 처방하고 있습니다.

한정선 기자 : 일반의약품만으로 치료할 경우 문제점은?

허창훈 교수 : 가장 큰 문제는 오남용입니다. 모든 질환은 정확한 진단이 중요한데 무조건 손·발톱 변형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무좀은 아닙니다. 따라서 병원에서 손‘KOH 균검사’와 ‘진균배양검사’를 통해 정확히 진단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 일반의약품의 경우 두꺼워진 손발톱 위에 바르기 때문에 바닥의 무좀균까지 치료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발톱 무좀 치료 전(왼쪽)과 후

한정선 기자 : 검증된 손·발톱 무좀치료 전문의약품은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허창훈 교수 : 경구제의 경우 플루코나졸, 이트라코나졸, 터비나핀 등 항진균제를 3~12개월간 투약하는 방법이 많이 사용됩니다. 약제에 따라 상호작용은 물론 투약방법에 차이가 있어 감염균의 종류, 병용약제, 기저질환 등을 고려해 약제를 선택합니다. 도포제의 경우 이전에는 모두 일반의약품이었지만 최근 주블리아라는 에피코나졸성분의 전문의약품이 나와 선택폭이 넓어졌습니다. 항진균효과는 물론 간 대사 및 약물상호작용 없이도 경구약인 이트라코나졸과 비슷한 진균학적 치료율과 완전치료율에 대한 연구보고가 있었습니다.

한정선 기자 : 경구용 무좀약의 경우 간 독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허창훈 교수 : 경구제는 간이나 신장을 통해 대사되고 복용기간이 3개월 이상이기 때문에 간이나 신장에 부담이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따라서 치료 전이나 치료 중간에 간이나 신장기능의 이상 유무를 확인하면서 복용합니다. 또 간·신장기능 저하를 일으키는 질환이 있는 환자, 간염보균자, 잦은 음주로 꾸준한 약 복용이 어려운 경우, 항진균제 알레르기가 있는 경우 특히 복용에 주의해야 합니다. 또 경구용 무좀약의 경우 약물상호작용이 문제가 되는 경우도 흔해 의사에게 현재 복용하고 있는 약을 반드시 알려야 합니다.

한정선 기자 : 손·발톱 무좀이 심하면 수술하는 경우도 있는지요.

허창훈 교수 : 항진균제성분이 무좀균까지 도달해야 치료가 되는데 손·발톱 무좀이 오래되면 손·발톱이 두꺼워지고 변형되는 경우가 많아 치료가 쉽지 않습니다. 이때 치료효과를 높이고 치료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손·발톱 제거수술을 할 수도 있지만 그래도 지속적인 손발톱 변형이 있을 수 있고 무좀균에 다시 감염되면 재발할 수도 있습니다. 결국 수술을 통해 손·발톱 변형을 완화할 수는 있지만 무좀균 자체를 없앨 수는 없습니다.

무좀은 전염력이 강하고 재발이 잦기 때문에 평소 가족과 함께 생활할 때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한정선 기자: 레이저치료기기도 있던데 원리는 무엇입니까?

김현조 전문의 : 레이저종류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1064nm 엔디야그레이저’로 손·발톱 온도를 올려 무좀균을 사멸시키는 치료법으로 시술 시 열감을 느낍니다. 두 번째는 ‘405nm와 635nm 복합파장 다이오드레이저’인데 405nm 레이저가 무좀균을 사멸시키고 635nm 레이저는 혈류를 증가시켜 면역력을 강화해 호전시키는 원리입니다. 환자가 열감을 느끼진 않지만 1064nm 엔디야그 레이저에 비해 치료 횟수를 좀 더 늘려야 합니다.

한정선 기자: 레이저의 경우 보험이 적용되는지요. 된다면 기준은 무엇입니까.

김현조 전문의 : 손·발톱 무좀레이저치료는 행위비급여에 해당돼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경구제를 먹기 어려운 경우에는 실손보험 보장을 받을 수 있습니다. 단 보험사마다 적용기준이 달라 치료시작 전 보장 여부와 범위를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한정선 기자: 레이저와 경구약, 국소도포제를 복합적으로 치료하는 기준이 따로 있나요?

김현조 전문의 : 원칙적으로 손·발톱 무좀은 경구제와 국소도포제치료가 레이저에 비해 효과적이고 치료기간도 짧아 1차 치료법으로 권장됩니다. 하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경구제를 쓰기 어려운 경우 차선책으로 레이저와 국소도포제의 병합요법도 권장됩니다.

한정선 기자: 손·발톱 무좀 예방을 위한 생활수칙은 무엇입니까.

김현조 전문의 : 손·발톱 무좀은 고온다습한 피부상태를 좋아합니다. 따라서 통풍이 잘되는 신발과 여벌의 양말을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 청결을 유지하기 위해 자주 씻고 말리는 것도 좋은 예방법입니다. 특히 무좀균은 전염력이 강해 가족 간 발병이 흔하기 때문에 가족 모두가 함께 치료해야 재발률을 낮출 수 있습니다. 손톱깎이는 개인별로 사용해야 하며 대중목욕탕에 있는 손톱깎이는 절대 사용하지 않아야 합니다. 집에서 쓰는 발 매트도 자주 교체하는 것이 좋습니다.

헬스경향의 좌담시리즈가 어느덧 10회를 넘으면서 독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이에 힘입어 헬스경향은 독자들의 가려운 곳을 더 속 시원하게 긁어주고자 직접 질문을 받고자 합니다. 다음 달 주제는 <다한증>입니다. 평소 다한증과 관련해 궁금했던 점이 있다면 메일로 보내주시기 바랍니다(fk0824@k-health.com). 앞으로도 좌담시리즈에 많은 응원과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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