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VIP들을 홀린 ‘왕후의 품격’
中 VIP들을 홀린 ‘왕후의 품격’
  • 한정선 기자 (fk0824@k-health.com)
  • 승인 2021.05.26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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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뷰티 이끈 대한민국 화장품 10선] ②LG생활건강 ‘후(后)’

대한민국은 세계화장품시장을 선도하는 유명국가들과 당당히 어깨를 견줄 만큼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국내 화장품산업이 이른바 ‘K-뷰티’라는 용어를 만들어낼 정도로 성장한 것은 미래가치를 내다보는 기업들의 안목과 비전, 이를 달성하기 위한 끊임없는 도전과 노력 때문이다. 이제 대한민국은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가치실현을 통한 화장품역사를 써나가고 있다. 한국인으로서의 자긍심을 한층 드높인 국내 화장품업계의 노력에 경의를 표하며 대한민국을 빛낸 화장품을 재조명하고자 한다. 두 번째 순서는 LG생활건강의 ‘후’다. <편집자 주>

해방 직후 시중에서 판매된 화장품이라고는 미국과 일본에서 만들어진 값비싼 수입제품이나 일본인들이 남기고 간 설비와 기술력으로 만든 질 낮은 제품이 전부였다. 그 시절 구인회 LG 창업주가 이끌던 조선흥업사는 부산 흥아화학에서 생산하는 ‘아마쓰구리무(크림)’를 떼다가 팔던 판매대리점이었다.

하지만 당시 화장품에 대한 반응을 확인 한 구인회 회장은 직접 화장품을 제조하기로 결심하고 1947년 ‘럭키크림’을 생산하면서 락희화학공업사로 이름을 바꿨다. “이제 우리 손으로 크림을 만드는 기라”는 LG 구인회 창업주의 들뜬 목소리가 현재 LG의 모체이자 LG생활건강의 역사적 출발점이 됐다.

미국 영화배우 디아나 더빈을 모델로 한 ‘럭키크림’

■국산화장품의 시초 동동구리무 ‘럭키크림’

크림의 일본말인 ‘구리무’와 북치는 고리 ‘동동’을 합쳐 북을 치며 화장품을 판매한다는 의미의 ‘동동구리무’는 럭키크림의 애칭이다. 당시 수입산화장품이 시장을 휩쓸던 상황에서 국산 화장품이 최초로 도전장을 내민 것. 영어로는 럭키(Lucky)로 쓰였지만 우리말로는 락희(樂喜)로 표기돼 모든 사람에게 즐거움과 기쁨을 주는 크림이라는 의미가 담겼다.

당시 락희화학공업사는 주원료인 향료를 일본에서 직접 수입하면서 수입산 못지않게 질 좋은 화장품을 공급할 수 있었다. 또 화장품용기 모델로 미국의 디아나 더빈을 내세워 여심을 사로잡는 한편 고급스럽고 현대적인 브랜드 구축에 힘썼다.

부산 서구 서대신동에 설립된 락희화학공장

■왕후의 궁중문화 재해석 ‘더 히스토리 오브 후’ 탄생

LG생활건강 후 한방연구소의 오랜 연구 끝에 탄생한 ‘후’는 왕실의 독특한 궁중비방을 적용한 화장품이다. 오래전 미의 상징이자 기준인 왕후를 모티브로 ‘왕후들은 건강하고 아름다운 피부와 미모를 어떻게 유지했을까?’라는 고민에서 시작한 브랜드다.

조선왕조실록, 동의보감 등 수만 건에 달하는 궁중의학서적을 바탕으로 왕실비방의 고서를 분석하고 한방원료를 찾아 배합이론을 적용했다. 다양한 약재를 효율적으로 배합하고 후 라인에서 빼놓을 수 없는 귀한 약재인 ‘산삼’을 넣어 소비자만족을 얻어내는 데 성공했다. 현재 세계적으로 유명한 명품브랜드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후(后) 비첩 자생 에센스’ 스페셜 에센스

■궁중 문화 담은 화려한 디자인 마케팅

단순히 제품을 바르는 데서 끝나지 않고 우아하면서도 독보적인 우리 궁중문화를 제대로 느끼게 하려는 의도는 디자인에서도 아낌없이 드러난다.

특히 ‘비첩 자생 에센스’의 스페셜 에디션의 경우 국내 궁중예술을 모티브로 출시되고 있는데 마니아층이 형성될 만큼 예술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이 디자인은 달빛 아래 궁의 꽃살문 틈으로 우아하게 빛나는 왕후의 모습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꽃살문은 문살에 꽃무늬를 새겨 만든 문으로 궁 건축 장식요소이자 세계 유수의 건축물과도 견주기 어려울 만큼 뛰어난 예술성이 깃들었다는 평가다.

또 왕후의 궁중대례복 ‘적의’, 조선왕실을 대표하는 ‘오얏꽃’, 왕실권위의 상징이자 공예의 정수를 보여주는 ‘금보’ 등 국내의 아름다운 궁중문화유산을 디자인에 녹이기 위해 아낌없는 노력을 기울였다. 또 궁중문화유산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함으로써 스토리를 담아내 국내는 물론 글로벌시장에서 화장품 이상의 가치를 실현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2019 후 궁중연향 in 상하이’에 참석한 뷰티산업 관계자들이 ‘후(后)’ 제품라인을 살펴보고 있다. 

■고급화전략과 VIP마케팅으로 승부

2006년 진출 당시 중국은 이미 해외 유명화장품브랜드들의 각축장이었다. 이에 차별화를 꾀하기 위해 그들이 흉내 낼 수 없었던 ‘한류’를 포인트로, ‘궁중화장품’을 전략키워드로 내세워 브랜드를 알리기 시작했다.

당시 중국여성들의 고급제품 선호도가 높다는 사실을 파악해 고급화전략과 VIP마케팅전략을 내세워 승부수를 띄운 것. 일반매장보다는 고급백화점에 집중적으로 입점해 럭셔리브랜드로 입지를 다져 지금은 중국 주요대도시의 최고급백화점 200여 곳에서 판매하고 있다.

또 대도시 거점백화점을 중심으로 VIP 뷰티클래스를 여는 등 중국 내 상위 5% 고객을 공략한 VIP마케팅도 활발하다. 이어 브랜드가치를 알리는 ‘2019 후 궁중연향 in 상하이’를 개최해 오랜 시간 동안 쌓아온 궁중예술브랜드의 가치를 한층 높여 큰 호평을 받았다. 지금은 중국 여성들 사이에서 왕후의 비책을 담은 고급화장품으로 자리 잡아 꾸준한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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