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진단 후 치료+교육 병행…직업활동도 OK
매년 4월 2일은 UN에서 지정한 ‘세계 자폐증(자폐스펙트럼장애) 인식의 날’입니다. 자폐스펙트럼장애는 영유아에서 발생하는 사회성 발달장애로 조기진단·치료로 얼마든지 개선할 수 있는데도 의외로 이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헬스경향은 자폐스펙트럼장애에 대한 궁금증부터 진단도구, 국가지원제도까지 각종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집중 취재했습니다. <편집자 주>
2020년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자폐스펙트럼장애 유병률은 54명당 1명이다. 국내 유병률은 약 2% 내외이지만 매년 증가추세다. 최근 육아프로그램에도 자주 언급되면서 궁금증이 더 커진 상황. 세브란스 어린이병원 소아정신과 천근아 교수와의 서면인터뷰를 통해 자폐스펙트럼장애의 궁금증을 하나하나 풀어봤다.
■자폐증? 자폐스펙트럼장애?
공식진단명은 자폐스펙트럼장애다. 자폐스펙트럼장애는 본래 아스퍼거증후군과 함께 ‘전반적 발달장애’ 범주에 포함됐다. 하지만 두 질환 모두 자폐의 본질적 특성인 사회성 발달결함이 나타난다는 점에서 2013년 이후 진단체계(정신장애 진단 및 통계 매뉴얼(DSM-5))에 따라 ‘자폐스펙트럼장애’로 통칭하게 됐다. 중증도(증상의 정도)에 따라 3단계로 구분한다.
■ADHD와 다른 점은?
ADHD(주의력결핍 과다행동장애)는 만6세 전후로 주의력결핍, 산만함, 충동성 등이 학교, 가정, 학원 등 다양한 환경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날 때 진단한다.
자폐스펙트럼장애는 사회성 발달장애로 ▲18개월 전후 이름을 불러도 거의 반응하지 않고 ▲상대방과 눈맞춤이 저조해지고 ▲제한적인 관심사와 반복적인 행동(예 : 자동차를 뒤집어 바퀴를 계속 돌림)을 보일 때 진단한다.
또 자폐스펙트럼장애의 초기신호로는 ▲백일 이후에도 사회성 미소(가족 등 낯익은 사람을 볼 때 짓는 미소)가 안 나타남 ▲6~7개월 무렵 정상적인 낯가림이 안 나타남 ▲10~12개월 무렵 부모와 잘 분리되는 모습 등이 있다.
단 두 장애가 동반되는 경우도 30~40%에 달해 진단 시 주의가 필요하다. ADHD 단독으로만 진단하려면 만2~3세 무렵 자폐스펙트럼장애에 해당되는 사회성 결함의 징후가 거의 없거나 문제 될 수준이 아니어야 한다.
■ADHD처럼 성인기까지 지속될까?
자폐스펙트럼장애도 성인기까지 이어질 수 있다. 단 중증도에 따라 경과와 예후가 모두 다르다. 언어와 인지발달이 정상수준이면서 자폐스펙트럼장애 중증도가 경미하면 꾸준한 사회성 훈련을 통해 증상을 많이 완화할 수 있고 합병증 없이 사회에도 잘 적응할 수 있다.
■어릴 때부터 약물치료 괜찮을까?
핵심증상치료제는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하지만 자폐스펙트럼장애와 연관된 다양한 문제행동(▲자극과민반응 ▲공격성 ▲자해행동 ▲불안 ▲수면장애 등)을 조절하는 약물은 개발됐다. 문제행동은 사회성 발달을 저해할 뿐 아니라 언어‧행동치료효과도 방해해 적극적인 약물치료가 필요하다. 약물치료로 얻는 이득에 비하면 부작용은 상대적으로 미미하며 주치의와 상의해 용량을 조절하거나 다른 약물로 교체할 수 있다. 아예 약물치료조차 시도하지 않으면 증상개선 기회를 놓칠 수 있다.
■스마트폰도 영향 미칠까?
어렸을 때의 스마트폰 노출 자체가 자폐스펙트럼장애 발생에 영향을 준다는 근거는 아직 없지만 자폐스펙트럼장애 아이들은 애초에 사람과의 상호작용이나 일반적인 놀이에 큰 관심이 없다. 이에 스마트폰에 빠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부모의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
■치료 후 직업활동 가능할까?
중증도에 따라 다르지만 조기 진단해 꾸준히 치료받고 적절한 특수교육을 병행하면 사회적응도를 높일 수 있다. 직업재활훈련은 일반적으로 청소년기 후반에 시작한다. 어려서부터 미술, 음악, 운동 등 특정분야에 뛰어난 재능을 보이는 아이들은 청소년기 이전부터 해당교육을 받아 그 분야로 진출하기도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