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담] 점? 피부암? 헷갈리면 큰일 나요
[좌담] 점? 피부암? 헷갈리면 큰일 나요
  • 한정선 기자 (drhan5099@k-health.com)
  • 승인 2022.06.21 17: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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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저세포암 전체 80~90% 차지...편평세포암>흑색종 순
갑자기 점 커지면서 색상변화, 출혈, 궤양 동반 시 의심
가장 확실한 치료법은 ‘수술’...조기진단·치료가 관건
(왼쪽부터) 한정선 헬스경향 기자, 허창훈 분당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 김현조 피부과전문의(CNP차앤박피부과 천안불당점 원장)

서양인들에게만 많이 발생하는 줄 알았던 ‘피부암’. 피부암은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인의 경우 기존에는 상대적으로 발생빈도가 낮았지만 최근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피부암의 가장 큰 원인인 자외선이 강해지는 계절을 맞아 피부암예방법 및 스스로 확인할 수 있는 자가진단법을 살펴보고 피부암에 꼼꼼히 대비해야 할 필요가 있다. 

특히 단순한 점과 피부암 중 하나인 악성흑색종을 헷갈리는 경우 다른 장기로의 전이가능성이 높아 매우 위험하기 때문에 조기진단이 매우 중요하다. 이에 허창훈 분당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 김현조 피부과전문의(CNP차앤박피부과 천안불당점 원장)와의 좌담을 통해 피부암의 증상부터 치료법까지 구체적으로 살펴봤다.

(왼쪽부터) 편평세포암, 기저세포암(출처=피부과학 7판)

한정선 기자 : 피부암의 종류는 어떤 것들이 있나. 

허창훈 교수 : 피부암은 크게 3가지로 나뉘는데 가장 많이 발생하는 순서부터 보면 기저세포암, 편평세포암, 흑색종 순이다. 이 중 기저세포암은 전체 피부암의 80~90%를 차지할 만큼 유병률이 높다.

한정선 기자 : 피부암의 발생원인은.

허창훈 교수 : 손상된 조직이 재생될 때 변이가 일어난 상태로 조직 성장이 계속 이뤄지기 때문이다. 손상이 반복될수록 변이도 많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피부암의 원인인 반복되는 손상의 가장 흔한 요인으로는 자외선을 들 수 있다.

코끝에 발생한 점과 구분이 어려운 기저세포암(사진제공=분당서울대병원 허창훈 교수)

한정선 기자 : 피부암과 점, 색소질환은 어떻게 구별되나.

김현조 전문의 : 초기피부암은 자각증상이 없어 점과 구분하기 어렵다. 하지만 단기간에 점의 개수가 늘고 크기가 커지면서 색상변화, 출혈, 궤양 등의 증상이 동반되면 피부암을 의심할 수 있다. 특히 미국의 경우 악성흑색종은 전체 피부암의 4% 정도이지만 피부암과 관련된 사망률의 약 75%를 차지할 만큼 치명적이기 때문에 조기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점과 악성흑색종을 구분하는 방법인 ABCDE법칙을 소개한다. 

① Asymmetry(비대칭성)
② Border irregularity(불규칙한 경계)
③ Color variegation(다양한 색조)
④ Diameter(직경이 0.6cm 이상)
⑤ Evolution(색조나 크기 변화)

치료를 거부해 안구까지 침범한 기저세포암(사진제공=분당서울대병원 허창훈 교수)

한정선 기자 : 피부암을 방치하면 어떤 위험성이 있나. 

허창훈 교수 : 피부암 중 흑색종의 경우 심각한 질환이지만 이를 제외한 95% 이상의 나머지 피부암은 경과가 매우 심각하지는 않다. 대부분 전이도 거의 없고 항암치료도 필요 없다. 하지만 치료하지 않을 경우 주변조직을 파괴해 기능적으로 문제가 있을 수 있고 흉터가 한층 커질 가능성이 있어 하루라도 빨리 치료하는 것이 좋다.

의료용 확대현미경 더모스코프. 이를 통해 피부표면에서 2~3mm 아래의 병변과 진피상부까지의 구조물을 직접 볼 수 있어 굳이 조직검사를 하지 않아도 피부암을 진단할 수 있다.  

한정선 기자 : 피부암의 치료법은.

허창훈 교수 : 피부암의 가장 확실한 치료법은 수술이다. 피부암수술에 있어 가장 큰 고민은 정상세포를 포함한 안전영역을 얼마나 많이 둘 것인가에 대한 판단이다. 안전영역이 넓을수록 암세포를 완전히 제거할 가능성이 높지만 그만큼 흉터가 많이 남을 수 있어 안전영역을 최소한으로 줄이기 위해 노력한다. 그 방법 중 하나가 ‘모즈미세도식수술’로 피부암 경계부를 조직학적으로 확인해 최소절제가 가능하지만 수술시간이 훨씬 길어진다는 단점도 있다. 또 수술이 어려운 경우 전기소작술, 냉동수술, 광역동치료, 방사선치료, 국소도포치료, 항암화학요법 등을 사용할 수 있다.

한정선 기자 : 피부암을 일반피부질환과 오진해 치료한 경우 부작용은.

김현조 전문의 : 상대적으로 전이가능성이 낮은 기저세포암과 편평세포암의 경우 오진으로 치료가 늦어질 경우 크기와 깊이가 커지고 깊어져 정상피부를 보다 많이 절제해야 한다. 또 악성흑색종의 경우 치료시기를 놓쳐 국소림프절과 다른 장기로 전이가 되면 5년생존율이 30% 이하로 떨어지기 때문에 조기진단이 매우 중요하다. 실제로 의원에서 악성흑색종을 점으로 오진해 레이저제거시술 후 여러 장기로 전이돼 사망한 경우도 있다.  

점으로 오인해 수차례 레이저 치료를 해서 깊어진 기저세포암(사진제공=분당서울대병원 허창훈 교수)<br>
점으로 오인해 수차례 레이저 치료를 해서 깊어진 기저세포암(사진제공=분당서울대병원 허창훈 교수)

한정선 기자 : 피부암치료 시 보험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경우는.

허창훈 교수 : 점이나 검버섯과 같은 질환의 제거는 미용시술이기 때문에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고 일부질환의 경우 부가가치세까지 부담해야 한다. 하지만 피부암은 건강보험이 적용될 뿐 아니라 중증환자로 등록돼 5년간 진료비를 경감받을 수 있고 연말정산혜택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피부암이 의심되면 빨리 전문의의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한정선 기자 : 피부암이 의심될 경우 어떤 절차를 밟아야 하나.

김현조 전문의 : 모든 질환에 적용되는 원칙이지만 피부암 역시 조기진단과 치료가 가장 중요하다. 자각증상이 없다고 하루 이틀 미루다 보면 병변이 커지고 깊어져 여러 가지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 조직검사에서 피부암으로 진단받으면 피부암의 종류, 침범 깊이, 크기 등을 고려해 빨리 적절한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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