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 시작한 당뇨합병증 관리, ‘심장·신장’ 건강 지킨다
일찍 시작한 당뇨합병증 관리, ‘심장·신장’ 건강 지킨다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2.11.14 07: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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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고 작은 혈관 손상돼 심뇌혈관·신장질환 발생위험↑
혈당관리는 기본…심장·신장 합병증도 함께 관리해야
SGLT2억제제 등 효과적인 약제로 통합관리 가능해져
장기간 고혈당이 지속되면 크고 작은 혈관들이 손상돼 심장과 신장 등 주요 장기에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이는 생명에도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본인에게 적합한 약제를 선택해 혈당 조절은 물론 초기부터 심장·신장 합병증까지 통합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매년 11월 14일은 세계보건기구(WHO)와 세계당뇨연맹(IDF)에서 지정한 ‘세계 당뇨병의 날’이다. 이렇게 당뇨병은 전 세계적으로 경각심이 요구되는 질환인데 우리나라는 특히 더 그렇다. 최근 국내 당뇨환자 증가세가 심상찮기 때문이다.

대한당뇨병학회가 발표한 최신 팩트시트(Diabetes Fact Sheet in Korea 2022)에 따르면 국내 30세 이상 당뇨병환자는 약 600만명에 육박, 2050년에나 도달할 것으로 예측됐던 환자수를 30년이나 앞서 추월했다.

무엇보다 당뇨병은 국내에서 6번째로 사망률이 높은 질환으로 꼽힌다. 몸의 크고 작은 혈관을 손상시켜 전신에 여러 합병증을 유발, 생명을 위협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2021년 사망원인 통계에 따르면 국내 인구 10만명당 17.5명이 당뇨병으로 사망했다. 당뇨병은 합병증이 더 무섭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이에 최근에는 혈당조절은 기본으로 당뇨병 초기부터 주요 합병증까지 통합관리하는 방향의 치료가 중요하게 강조되고 있다.

■심장‧신장, 혈관손상에 직접 영향…사망위험↑ 

당뇨병은 몸 곳곳에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지만 심장과 신장에 발생했을 때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심장과 신장은 우리 몸에서 혈액순환 및 여과에 핵심역할을 하는 장기들로 당뇨병으로 인한 혈관 손상에 바로 영향을 받는다. 게다가 심장과 신장은 서로 밀접하게 연관돼 있어 하나의 장기가 악화되면 다른 장기에도 이상이 생긴다. 

먼저 당뇨병으로 인한 심뇌혈관계질환 합병증은 가장 큰 사망원인으로 꼽힌다. 장기간 고혈당이 지속돼 심장으로 향하는 관상동맥이 손상되면 심근경색, 심부전 등이 발생할 수 있으며 뇌로 향하는 뇌혈관이 손상되면 뇌경색, 뇌졸중 등이 발생할 수 있다. 대한당뇨병학회에 따르면 당뇨환자는 당뇨가 없는 사람에 비해 심혈관질환의 발생위험이 남성은 2~3배, 여성은 3~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장에 발생하는 당뇨병성 신장질환(당뇨병성 신증)도 예외는 아니다. 신장에서 노폐물을 거르는 핵심필터 역할을 하는 사구체는 동그랗게 뭉쳐진 모세혈관덩어리다. 따라서 장기간 고혈당이 지속되면 사구체가 손상되면서 신장 여과기능이 떨어지고 결국 투석까지 필요한 말기신장질환에 이를 수 있다. 대한당뇨병학회에 따르면 당뇨병환자는 정상인보다 말기 신장질환위험이 약 4.9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혈당 더불어 심장·신장 합병증까지 통합관리 

이렇게 당뇨병으로 인한 심장과 신장 합병증 부담이 커지면서 최근에는 ‘CRM(Cardiovascular-Renal-Metabolism) 치료’가 강조되고 있다.

CRM치료란 다수의 위험인자와 병리적 경로를 공유하는 심장, 신장, 대사계를 동시에 복합적으로 관리하는 치료 접근방식을 말한다. 즉 이를 당뇨병 치료에 적용하면 혈당을 조절하면서 초기부터 심장과 신장 합병증까지 통합관리하는 것이다.

고려대안암병원 내분비내과 김신곤 교수는 “최근 당뇨병 치료는 혈당만 잘 조절하는 것이 성공적인 관리라 할 수 없다”며 “혈당조절을 기본으로 고혈압, 고지혈증, 비만 등 동반질환을 관리하고 나아가 심장, 신장 등 주요 장기의 합병증을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SGLT-2억제제, 심장·신장 보호효과로 합병증위험↓

당뇨병 약제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 따라서 같은 당뇨환자라도 사용하는 약제는 다르기 때문에 담당의료진과 충분한 상의 후 본인에게 적합한 약제를 선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중 CRM치료에 사용되는 대표적인 약제는 엠파글리플로진성분의 SGLT-2억제제다. SGLT-2억제제는 신장에서 포도당의 재흡수를 막아 소변으로 포도당이 배출될 수 있도록 촉진함으로써 혈당을 낮추는 작용을 한다. 또 약학정보원에 따르면 기존 약제와는 달리 새로운 기전으로 인슐린에 의존하지 않고 혈당을 조절할 뿐 아니라 혈압을 낮추고 체중감소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특히 엠파글리플로진성분의 SGLT-2억제제는 2015년 발표된 EMPA-REG- OUTCOME 연구를 통해 제2형 당뇨병환자를 대상으로 최초로 심혈관질환과 신장질환위험을 감소시켰으며 심혈관계 관련 사망을 줄이는 결과를 보여 CMR 치료 시작의 포문을 열었다.

김신곤 교수는 “최근 SGLT-2억제제라는 약제가 심장과 신장을 보호하며 합병증을 예방하는 효과로 주목받으면서 당뇨병 치료는 혈당 조절이라는 목표에서 벗어나 초기부터 심장과 신장 합병증을 동시에 관리하는 CRM 치료전략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지난해 개정된 대한당뇨병학회 진료지침에서도 심부전, 죽상경화심혈관질환, 만성신장질환 동반 환자에서는 관련 이익이 입증된 SGLT-2억제제 치료를 우선 고려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김신곤 교수는 “당뇨병환자들의 통합관리를 위한 치료옵션이 개선되고 있는 만큼 환자 개인의 특성에 맞는 적절한 약물을 선택해 가능한 조기에 질환 관리를 시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식사·운동은 과하지 않게 규칙적으로 

한편 당뇨병은 단순히 약물치료만으로는 100% 관리하기 힘들어 생활습관 개선을 병행해야 한다. 단 동반질환이나 연령 등에 따라 이 방법은 달라질 수 있어 전문가와 충분히 상의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한당뇨병학회에 따르면 우선 식사는 당뇨병에 좋다는 특정음식을 구입해 먹기보다는 본인에게 알맞은 식사량을 골고루 규칙적으로 먹는 것이 좋다. 다른 식품군에 비해 당질이 많이 함유된 곡류 및 과일군 등은 적정량 먹고 혈당을 빨리 올리는 단당류가 많이 포함된 음료수나 간식류는 피해야 한다. 음식은 전체적으로 싱겁게 먹고 혈당조절에 도움이 되는 식이섬유소를 적절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담배는 반드시 끊고 술은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

규칙적인 운동도 중요하다. 운동은 칼로리를 소모해 식사요법의 효과를 높이고 혈당을 직접적으로 떨어뜨린다. 또 당뇨환자에서 위축되기 쉬운 근력 향상을 기대할 수 있으며 심혈관질환 발생위험도 낮출 수 있다.

단 운동 시작 전에는 담당의료진과 상의 후 본인에게 적합한 운동량과 운동종류를 미리 파악해야 한다. 특히 매일 규칙적으로 할 수 있는 운동이 좋다. 통근시간을 이용해 걷기,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 오르기, 아침체조, 일주일에 3~4회씩 자전거 타기 등이 대표적이다.

운동시기는 식사요법만 하는 경우 식전과 식후 어느 때 해도 무방하며 경구혈당강하제나 인슐린을 사용하고 있는 환자는 저혈당 예방을 위해 식후 운동을 권고한다.

심혈관계질환을 동반한 경우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식후 심한 운동은 오히려 심장에 무리가 될 수 있으며 요즘처럼 날이 쌀쌀할 때는 혈압이 급격히 상승해 심장에 부담을 준다. 추위가 예보된 날에는 실외운동을 삼가고 제자리걷기, 실내자전거타기, 러닝머신 등 실내 운동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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