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간질환의 종착역 ‘간경화’, 강아지·고양이도 예외 아냐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간질환의 종착역 ‘간경화’, 강아지·고양이도 예외 아냐
  • 김희은 24시 분당 리더스 동물의료원 중증내과질환센터 부원장ㅣ정리·안훈영 기자 (h0ahn@k-health.com)
  • 승인 2024.02.14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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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은 24시 분당 리더스 동물의료원(동물병원) 중증내과질환센터 부원장

의학 드라마에서는 종종 간경화가 소재로 등장한다. 이때 낯빛이 좋지 않은 환자가 간경화를 진단받고 간이식을 기다리는 장면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간경화는 당연히 우리 강아지와 고양이에게도 발생할 수 있다.

간경화란 말 그대로 간이 딱딱하게 굳는 것이다. 이는 손상된 간조직이 흉터조직으로 대체되는 간섬유화가 간 전체에 진행돼 섬유성 반흔으로 둘러싸인 재생결절화가 되는 것을 말한다. 외형적으로는 붉고 탄탄하며 싱싱해야 하는 간이 어둡고 딱딱하고 울룩불룩하게 변하는 것이다.

강아지의 간 사진. (왼쪽부터) 정상적인 간과 간경화가 발생한 모습(출처: Cirrhosis of the Liver in Dogs - Causes, Symptoms and Treatment(animalwised.com))

간경화는 다양한 증상을 동반할 수 있다. 이 중 상당수 증상이 ‘문맥고혈압’에 의해 유발된다. 문맥고혈압이란 간이 비정상적인 딱딱한 조직으로 대체되면서 간으로 들어가야 할 혈액들이 방해를 받아 그 반대되는 압력을 받는 것이다.

문맥고혈압이 발생하면 ▲복수가 차거나 ▲정맥류 ▲후천적인 간문맥전신단락(pss, porto systemic shunt)으로 인한 고암모니아혈증 등이 생길 수 있다. 간문맥전신단락이란 간문맥과 후대정맥·홀정맥을 잇는 기형혈관이다. 이러한 기형혈관이 존재하면 위장관, 췌장, 비장에서 나온 독소를 품은 혈액이 간을 우회해 기형혈관을 타고 후대정맥·홀정맥을 지나 심장으로 들어가 독소가 전신으로 퍼지는 결과를 낳는다.

간경화가 생기면 간의 정상적인 기능을 할 세포들이 거의 없어 간기능이 저하된다. 간기능저하의 대표적인 증상은 ▲고암모니아혈증 ▲저단백혈증 ▲응고장애 ▲저혈당 ▲황달이다.

간경화는 질환이 아니다. 다양한 간질환으로 인한 간의 마지막 모습이다. 따라서 이러한 증상들에 대한 치료방법이 딱히 없다. 새로운 간을 이식해 지 않는 이상 예후는 극히 불량하다. 더구나 간이식은 현재 소동물 임상에서는 불가능한 실정이다.

그렇다면 예방이 상책이다. 간경화 예방법은 간의 원인질환을 미리 알고 치료하는 것, 간섬유화 초기에 섬유화를 억제하는 약을 투약하는 것이다. 간경화를 아예 막을 순 없을지라도 적어도 그 시기를 늦출 순 있을 것이다. 따라서 주기적인 건강검진은 기본이고 이상증상이 있을 때는 꼭 동물병원에 와서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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