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문틈에 끼어 뚝, 착지 잘못해 뚝…‘발가락골절’ A to Z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문틈에 끼어 뚝, 착지 잘못해 뚝…‘발가락골절’ A to Z
  • 이영선 안산 조이고양이병원 X 조이강아지병원 외과원장ㅣ정리·안훈영 기자 (h0ahn@k-health.com)
  • 승인 2024.02.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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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선 안산 조이고양이병원 X 조이강아지병원 외과원장

개와 고양이의 발은 작고 가느다란 수십 개의 뼈로 이뤄져 있다. 특히 소형견이나 어린 강아지는 뼈두께가 5mm 정도밖에 안 돼서 작은 충격만 받아도 골절되기 쉽다.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발가락골절 사례는 집 안에서 보호자를 따라다니다 문틈에 발이 끼이거나 무거운 물건이 발에 떨어졌을 때다.

반려견뿐 아니라 반려묘도 발가락골절이 종종 발생한다. 착지의 달인인 고양이도 때로는 잘못된 착지로 발가락뼈골절이 생길 수 있다. 발가락뼈는 보행 시 체중을 지탱하기 때문에 골절되면 다리를 들고 걷지 못하게 된다. 발 만지는 것을 극도로 예민해하고 발이 붓거나 멍이 든다. 부러진 뼈의 단면이 날카롭고 변형이 심할 때는 피부를 뚫고 나오기도 한다.

발가락골절은 부러진 위치와 정도에 따라 치료방법이 결정된다. 발가락뼈의 가장 긴 부분에 해당하는 발목허리뼈 중 중앙에 위치한 3·4번이 체중지지를 가장 많이 담당한다. ▲3·4번을 제외한 부위에 골절이 발생했을 때 ▲피질골이 완전히 분리되지 않고 금만 가 있는 경우 ▲나이가 너무 어려서 뼈가 너무 얇거나 마취가 불가능한 경우 ▲수술적용이 불가능한 위치에 골절이 발생한 경우에는 비수술적 방법으로 치료한다.

비수술적 방법을 쓸 때는 골절부위에 부목을 대고 붕대를 적용해 체중이 뼈에 실리지 않고 틀어지지 않게 해준다. 붕대를 유지하는 기간은 보통 4~8주 정도다. 뼈가 잘 붙지 않는 노령동물이나 비만동물은 더 긴 기간 붕대를 유지해야 한다. 이때 장기간 붕대장착으로 피부손상이나 지간습진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피부문제는 대부분 붕대 제거 후 잘 치료된다.

비수술적 치료는 수술보다 고정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어 뼈의 변형과 유합부전이 발생할 수 있다. 또 나이가 어릴수록 뼈가 빠르게 붙지만 발목관절이 굳는 합병증 발생위험이 있다. 따라서 비수술적 치료가 가능한 상황인지 잘 판단해야 하며 적절한 시기에 붕대교체와 골절 및 피부평가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위의 경우를 제외하면 발가락골절은 대부분 수술이 필요하다. 뼈가 매우 가늘고 인대와 혈관이 직접 노출돼 있어 신중한 접근과 적절한 고정물장착이 중요하다. 비교적 뼈가 큰 중대형견은 뼈판과 나사를 써서 고정하기도 하는데 소형견이나 어린 강아지, 고양이는 핀을 써서 고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밖에도 때에 따라 외고정, 와이어 등을 적용하기도 한다.

수술하더라도 발가락은 보행 시 충격이 가장 직접적으로 가해지는 부위이기 때문에 4주 이상 붕대를 장착해야 한다. 치료기간에는 통증관리가 중요하며 안정화와 재활치료를 적절히 시행해야 바른 보행을 빠르게 회복할 수 있다.

골절은 대부분 의도치 않게 발생하지만 안타까운 사고를 줄이려면 항상 반려동물에게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반려동물이 보호자바라기라면 실수로 반려동물을 밟지 않게 각별히 주의해야 하며 방문에 문닫음방지 제품을 사용한다.

엘리베이터 이용 시 틈에 반려동물의 발에 끼일 수 있어 반려동물을 안은 채로 타고 내리기를 추천한다. 미끄러짐방지를 위해 발바닥 털은 짧게 관리하고 소파와 침대 근처의 바닥, 캣타워바닥처럼 착지 시 미끄럼 위험이 있는 곳에는 미끄럼방지 매트를 깔아두는 것도 도움이 된다.

발가락뼈가 부러진 상태로 계속 보행하면 뼈 변형이 더 심해지고 뼈가 으스러지는 복합골절로 진행돼 치료가 어려울 수 있다. 발가락골절이 의심된다면 빨리 동물병원에서 치료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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