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화장실 들락날락…고양이 방광염, 주범은 ‘스트레스’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화장실 들락날락…고양이 방광염, 주범은 ‘스트레스’
  • 장봉환 굿모닝펫동물병원 대표원장ㅣ정리·안훈영 기자 (h0ahn@k-health.com)
  • 승인 2024.02.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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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봉환 굿모닝펫동물병원 대표원장

고양이가 스트레스에 취약한 동물이라는 것은 고양이를 키우지 않아도 알 수 있는 사실이다. 고양이 특발성방광염은 정확한 요인을 알기 어려워 ‘특발성’이라는 이름이 붙었지만 스트레스에 노출됐을 때 발병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방광염은 고양이에게 매우 흔한 질환이라 가볍게 여길 수도 있다. 하지만 방치하면 심각한 2차 질환이 뒤따라올 수 있다. 오늘은 고양이 특발성방광염에 대해 알아보자.

고양이의 방광은 바깥에서부터 근육층, 방광상피, 글리코사미노글리칸(GAG)층으로 이뤄져 있다. 가장 내벽에 자리하고 있는 글리코사미노글리칸층은 방광조직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고양이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글리코사미노글리칸층이 손상돼 방광조직이 소변에 노출되기 때문에 염증이 발생한다. 이것이 특발성방광염이 일어나는 과정이다.

특발성방광염은 고양이의 비뇨기질환인 하부요로계질환(FLUTD) 중 60~70%를 차지할 만큼 흔한 질병이다. 암컷보다 수컷에게 잘 발생하며 주로 어린 연령에서 관찰된다. 앞서 언급했듯이 미용, 목욕, 이사, 중성화수술 등 다양한 스트레스 요소로 인해 발병하는 신경성 염증으로 보고 있다.

특발성방광염에 걸리면 ▲혈뇨를 보거나 ▲소변량이 줄고 ▲화장실 외 다른 공간에서 배변실수를 하며 ▲화장실에 너무 오래 있거나 ▲배뇨를 보며 울고 ▲심각하면 소변을 보지 못하는 증상이 나타난다. 이뿐 아니라 배뇨자세부터 달라지는데 소변을 보려고 해도 여의치 않아 웅크린 채로 온몸에 힘을 주곤 한다.

문제는 방광벽의 염증으로 인해 생긴 찌꺼기다. 찌꺼기가 방광 내에 축적되면서 요도를 막으면 이차적으로 요도폐색이 발생할 수 있다. 암컷은 요도가 넓어 요도폐색이 잘 일어나지 않으며 주로 수컷 고양이에게 발생한다. 이 상태를 방치하면 소변이 점점 차 신장까지 소변이 팽창해 급성신부전까지 올 수 있다.

반려묘가 소변을 아예 보지 못한다면 회음부에 새로운 요도구멍을 만들어주는 회음요도루성형술을 고려할 수 있다. 하지만 증상이 심하지 않다면 내복약과 방광 보조제, 처방 사료와 같은 내과적 방법으로 치료할 수 있다.

특발성방광염은 재발도 잘 돼 보호자의 지속적인 관리와 관찰이 필요하다. 스트레스가 특발성방광염의 가장 큰 원인이기 때문에 환경개선, 환경 풍부화를 해야 한다. 화장실은 반려묘의 수보다 하나 더 많이 설치하고 항상 청결하게 관리하는 것이 좋다. 장난감이나 캣타워, 캣티오를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특히 수컷 고양이를 키우고 있다면 최소한 하루에 3~4번 이상 일정하게 소변을 누는지 관찰하는 것이 좋다. 또 음수량을 늘리고 정상체중을 유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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