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뿌옇던 눈동자가 갑자기 맑아졌다? 희소식 아닌 수정체탈구!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뿌옇던 눈동자가 갑자기 맑아졌다? 희소식 아닌 수정체탈구!
  • 한명균 24시 분당 리더스 동물의료원 안과 과장ㅣ정리·안훈영 기자 (h0ahn@k-health.com)
  • 승인 2024.02.28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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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균 24시 분당 리더스 동물의료원(동물병원) 안과 과장

눈 안의 볼록렌즈 모양으로 생긴 구조를 수정체라고 한다. 수정체는 정상적인 시력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기관 중 하나다. 태어나서 중년까지는 수정체가 투명도를 유지하는데 나이 들며 혼탁해지는 핵경화증이 발생하거나 병적인 상태인 백내장이 간혹 발생하기도 한다. 이밖에 수정체에 생길 수 있는 무서운 질환이 바로 수정체탈구다.

수정체탈구는 수정체를 잡아주는 구조들이 무너져서 발생한다. 정상적인 수정체는 아래 그림처럼 초록색의 수정체소대(Lens zonules)가 잡아준다. 또 검은자위를 이루는 구조 중 하나인 섬모체(Ciliary body)와 연결돼 있다. 섬모체의 모양이 변하면 수정체의 모양도 변하고 이를 통해 정확한 시력에 중요한 초점의 미세조정이 가능하다.

하지만 수정체를 잡아주던 인대가 일부 손상되면 수정체의 축이 틀어지는 수정체불안정성(Lens instability)을 유발할 수 있다. 또 완전히 끊어질 때는 수정체가 제 위치에서 벗어나는 수정체탈구가 발생한다.

(왼쪽) 수정체의 정상적 구조와 기능. (오른쪽) 다양한 단계의 수정체탈구.

탈구된 수정체는 눈의 앞쪽이나 뒤쪽으로 빠지며 이를 각각 전안방탈구, 후방탈구라고 한다. 간혹 눈이 뿌옇게 변했지만 잘 지내던 노령동물이 갑작스럽게 동공 가운데가 깨끗하게 보일 때가 있다. 이는 혼탁해진 수정체가 정면에서는 보이지 않는 눈의 뒤쪽 공간으로 빠져 있기 때문일 수 있다.

반대로 앞쪽으로 빠진 전안방탈구는 급성녹내장을 유발하기도 하며 지속적인 안구통증과 구조손상을 일으키기 때문에 빨리 치료해야 한다. 이때 빨리 안압을 낮춰 눈의 통증을 줄이고 시력을 더 오래 유지하기 위해 수정체제거술을 하거나 전안방탈구 해소를 위해 수정체를 후안방으로 환납하는 시술로 교정하기도 한다.

(왼쪽) 전안방탈구. 수정체가 검은자를 가리며 앞쪽에 위치하는 모습 확인. (가운데) 시술 후 교정된 수정체탈구. 동공과 수정체 사이의 빈 공간이 10시 방향에서 확인됨. (오른쪽) 후방탈구. 혼탁해진 수정체가 뒤로 빠지며 오히려 동공이 깨끗하게 맑아진 모습 확인.

수정체탈구는 시력 예후가 좋지 않아 갑자기 눈동자의 색이 달라 보인다면 빠른 안과진료가 필요하다. 응급질환 중 하나인 눈을 망가트릴 수 있는 수정체탈구. 빠르고 정확한 진단으로 치료될 수 있도록 도와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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