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암컷 생명 위협하는 ‘자궁축농증’…중성화 통한 예방이 상책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암컷 생명 위협하는 ‘자궁축농증’…중성화 통한 예방이 상책
  • 김태석 동탄 누리동물병원 대표원장ㅣ정리·안훈영 기자 (h0ahn@k-health.com)
  • 승인 2024.03.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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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석 동탄 누리동물병원 대표원장

‘모든 일에는 적절한 시기가 있다’라는 말이 있다. 여러 경우에 쓸 수 있는 말인데 수의사인 필자의 입장에서는 특히 반려동물의 중성화수술 시기에 적용해야 할 말이라고 생각한다. 개나 고양이 모두 적기에 중성화수술을 받아야 생식기 관련 질병을 예방하고 건강히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중성화수술 적기는 기초접종 후 항체검사가 끝난 시기부터 8개월까지라고 할 수 있다. 이 시기에 중성화수술을 권장하는 이유는 기초접종으로 항체가 형성돼 전염병에 안전해졌고 첫 발정이 올 수 있는 9~12개월 전이기 때문이다. 물론 발정이 와도 중성화수술을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시기에 수술하면 회복이 더디고 합병증 위험이 높아져 적극적으로 권장하지는 않는다.  

중성화수술 적기를 지나 발정기가 반복되고 그에 따라 수술을 망설이며 보호자의 일정 탓에 수술을 차일피일 미루는 상황까지 겹치면 중성화수술은 무한정 뒤로 밀리기 십상이다. 이 경우 발정주기 반복에 의한 성호르몬 노출로 생식기에 자궁축농증이나 난소낭종이 생길 수 있고 유선종양도 발생할 수 있다. 이 중 단기간 내에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는 끔찍한 질병이 자궁축농증이다. 

중성화수술을 제때 받으면 자궁축농증과 난소낭종을 100% 예방할 수 있다. 또 유선종양의 발생률을 70~80%가량 감소시킬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만일 중성화수술 적기를 놓쳐 자궁축농증의 위험이 있다면 보호자가 미리 인지해야 할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복부가 빵빵해지고 전신상태가 악화한다. 

2. 구토, 다음다뇨, 발열, 식욕부진 등 증상이 나타난다. 

3. 생식기를 핥아 염증이 생기고 고름, 혈액, 점액 등 분비물이 다량 흐른다. 

4. 발정주기가 불규칙해지거나 사라진다. 

5. 발정 종료 약 2개월 후에 위 증상이 나타난다. 

필자의 경험상 7~10개월령의 어린 암컷도 자궁축농증에 걸린 사례가 있었다. 2~3살 이상 되면 발생가능성이 지속 증가한다. 따라서 중성화수술 시기를 놓쳤더라도 최대한 서둘러 중성화수술을 해주는 것이 반려동물을 건강하게 키울 수 있는 기본조건이라 생각한다.  

최근 필자의 동물병원에 자궁축농증에 걸린 반려견이 방문했다. 사진은 수술로 적출한 자궁. 자궁 내부에 혈액성화농액이 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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