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반려동물이 방화범 될 수 있다! 화재사고 막으려면?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반려동물이 방화범 될 수 있다! 화재사고 막으려면?
  • 장봉환 굿모닝펫동물병원 대표원장ㅣ정리·안훈영 기자 (h0ahn@k-health.com)
  • 승인 2024.03.05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장봉환 굿모닝펫동물병원 대표원장

최근 반려동물에 의한 화재사고가 매년 증가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국가화재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3년까지 4년간 반려동물로 인한 화재는 약 500건 정도에 재산 피해액은 14억원 이상이라고 한다.

반려동물 화재사고가 증가한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1인가구 증가와 관련 있을 것이다. 1인 가구가 늘면서 자연스럽게 반려동물을 키우는 1인가구도 늘어났다. 이 경우 보호자가 외출하면 반려동물이 집에 혼자 남기 때문에 일을 저지를 가능성이 커진다.

반려동물 화재사고는 대부분 고양이가 전기레인지 전원을 눌러서 일어난다고 한다. 1인가구의 주거형태는 원룸이나 오피스텔이 많은데 이런 집은 가스레인지 대신 전기레인지를 많이 쓴다. 따라서 고양이를 키우는 1인가구는 반려동물 화재사고에 유독 취약하다.

반려동물 화재사고를 예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전기레인지 전용덮개를 장만해보자. 위에 언급했듯 반려동물 화재사고는 주로 전기레인지 작동으로 일어난다. 고양이가 전기레인지 전원을 누르면서 주변 가연성 물질에 불이 붙는 것이다. 호기심이 많은 고양이에게 전기레인지는 흥미로운 물체가 아닐 수 없다.

몇 해 전 제주소방안전본부에서 반려동물에 의한 전기 화재 위험성 재현실험을 진행했다. 이때 인덕션(자기장으로 용기가 맞닿는 부분만 가열)보다 하이라이트(열선으로 상판을 직접 가열)가 위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실험에서는 반려동물이 터치식 작동버튼을 건드리면 전기레인지가 작동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기레인지 전용덮개를 씌우는 것 외에도 다른 방법이 있다. 전기레인지를 장기간 사용하지 않을 때는 플러그를 콘센트에서 분리하고 전기레인지 주변에는 되도록 가연성 물질을 놓지 않아야 한다. 전기레인지 전원공급용 누전차단기를 설치하는 것도 좋다.

전선은 보호커버를, 콘센트는 덮개를 씌워두자. 반려동물이 전선을 물어뜯거나 갉아먹어 피복이 손상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 합선으로 인한 화재가 발생할 수 있다. 또 콘센트에 털이나 소변이 들어가 누전될 수도 있다. 외출 시에는 플러그를 뽑고 반려동물이 전선에 자주 흥미를 보인다면 전선은 보이지 않는 곳에 숨겨두는 것이 좋다. 또 물어뜯는 버릇이 있는 반려동물이라면 전선 대신 씹을 수 있는 간식거리를 챙겨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양초나 향초는 가능한 켜지 말자. 아무래도 동물들은 살아있는 불꽃에 관심을 보이기 마련이다. 특히 고양이는 점프력이 좋아 어디든 접근할 수 있다. 만일 꼭 켜야 하는 상황이 있다면 보호자가 집에 있는 시간에만 켜자. 평소 화재사고가 염려된다면 가정 내에 소화기나 단독경보형감지기를 갖추는 것도 좋다. 소화기와 단독경보형감지기의 유통기한과 배터리 수명은 모두 10년이기 때문에 한 번 사두면 오래 두고 쓸 수 있으니 고려해볼 만한 사항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