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강아지 활동에 족쇄 채우는 어깨·대퇴관절탈구…수술이 답!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강아지 활동에 족쇄 채우는 어깨·대퇴관절탈구…수술이 답!
  • 채효준 24시 동탄 윌동물의료센터(윌동물병원) 외과원장│정리·안훈영 기자 (h0ahn@k-health.com)
  • 승인 2024.03.1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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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효준 24시 동탄 윌 동물의료센터(윌 동물병원) 외과원장

활동이 늘어나는 계절인 봄이 다가왔다. 겨우내 하지 못했던 산책이나 등산 등 야외활동이 늘어나는 시기이다. 활동 중에는 예상치 못하게 사지관절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어깨관절탈구와 대퇴관절탈구가 대표적이다. 

이 두 관절은 앞·뒷다리의 가장 큰 관절이다. 탈구 시 체중을 지지할 수 없으며 환견이 주저앉거나 걷기를 거부하는 등의 증상을 보인다. 증상발현 이후 시간이 지나며 상태가 나아지기도 하지만 대부분 보행이 불가능한 상황이 지속되며 통증 호소가 심해진다.

소형견의 대퇴골탈구는 보통 유전적 요인으로 발생한다. 따라서 한 살이 안 되는 강아지나 운동량이 많지 않은 실내견도 대퇴골이 탈구돼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보호자가 인지하지 못한 시점에서 대퇴관절은 이미 아탈구(불완전탈구)된 상태가 많은데 이때 갑작스럽게 운동하거나 관절을 가동하게 되면 완전탈구가 진행된다. 탈구양상은 골반관절구에서 대퇴골의 골두가 빠져나오는 형태다. 이 경우 주변연부조직의 손상과 관절 자체에 퇴행성변화가 생기기 때문에 빠른 수술이 필요하다.

수술법은 다양하다. 관절형태를 살리기 위해 인공인대를 설치하는 수술법, 나사를 이용해 관절 자체를 고정하는 수술법도 있다. 단 소형견에게 적용하면 예후가 썩 좋은 편은 아니다.

현재 가장 많이 사용하는 수술법은 대퇴골두절제술이다. 해당 수술은 원래 위치에서 이탈해 통증을 야기하는 대퇴골두 자체를 제거하는 수술이다. 이 수술은 예후가 좋고 몸무게가 가벼운 소형견에게 적용하면 체중지지에도 큰 무리가 가지 않는다. 보호자들이 대퇴골두절제술에 대해 처음 설명을 들을 때 관절을 구성하는 뼈가 사라지는데 어떻게 걸을 수 있냐며 반문하는 때가 많다. 실제 관절을 움직이는 건 근육이지 뼈가 아니기 때문에 보행에는 큰 지장이 없다.

대퇴골두절제술은 대퇴관절을 앞쪽에서 접근하는 형태의 수술이다. 이는 대퇴골 뒤쪽으로 많이 포진하고 있는 신경을 피하기 좋은 형태의 접근법이라고 할 수 있다. 대퇴골두에 제대로 접근했다면 대퇴골에 골절이 생기지 않게 골두를 조심스럽게 절제한 후 절단면을 매끈하게 갈아준다. 이때 대퇴골의 뒤쪽 면이 뾰족한 형태라 제거되지 않고 남는 경우가 많은데 집도의는 이 부분을 꼭 주의해야 한다. 뼈에 대한 제거가 완료되고 관절낭을 다시 수복해주면 수술은 끝난다.

수술 이후 재활은 수술 종료와 동시에 진행하는 편이다. 활동성이 좋은 개라면 수술 당일에 보행을 시작하는 때도 있다. 보행을 잘 하지 않으려는 환견도 수주간 재활치료를 병행하면 이후 무리 없이 걷는 경우가 대다수다.

어깨관절탈구는 대퇴관절탈구보다 수복법이 조금 더 복잡하다. 관절 자체를 제거하는 형태의 수술법은 어깨관절에는 사용하지 않는다. 인공인대를 설치하는 수술법이나 관절 자체를 플레이트와 나사를 통해 고정하는 관절고정법이 많이 사용된다. 필자는 관절고정 형태의 수술법을 선호한다. 인공인대를 쓰면 인대가 끊어지거나 인대에 적응하지 못하는 케이스가 종종 발생한다.

관절고정법을 적용할 때는 어깨관절의 각도를 105도 정도로 구부린 후 어깨뼈와 상완골을 고정한다. 이때 관절 사이의 연골부분을 모두 갈아내 두 뼈가 하나로 유합될 수 있게 만들어준다. 수술 이후 관절을 구부릴 수 없기 때문에 이전과 같은 자유로운 움직임은 불가능하지만 체중지지가 가능해지며 어깨뼈 전체를 가동해 어느 정도의 관절 가동은 이뤄진다.

수술 이후 발생할 수 있는 퇴행성의 변화는 관리해야 할 대상이다. 수술적인 교정을 원치 않는 보호자도 있다. 이때는 관절을 최대한 환납한 후 스피카(spica)포대법으로 고정해둔다. 이후 관절형태가 안정화되거나 위관절이 형성되기를 기다려 보는 경우도 있는데 일반적인 형태의 치료법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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