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치료제(DTx) 상용화 위한 국제표준화작업 급하다
디지털치료제(DTx) 상용화 위한 국제표준화작업 급하다
  • 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1.12.16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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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석학들과 함께 하는 의학 대토론회] 디지털치료제(DTx) 최신지견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속에서도 보건의료에 관한 한 전 세계가 더 깊이 머리를 맞대는 분위기입니다. 헬스경향은 언론사 최초로 다국어판을 운영하면서 해외에도 빠르게 국내 보건의료소식을 전달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여기서 한 발 나아가 ‘세계 석학들과 함께 하는 의학 대토론회’라는 기획기사를 마련했습니다. 각종 질환에 대한 최신치료법부터 미래의학에 발맞춘 보건의료발전방향까지 국내외의 내로라하는 보건의료석학들과 소통하면서 독자들께 더욱 폭넓은 정보를 드리겠습니다. 여덟 번째 주제는 ‘디지털치료제’입니다. 각국 석학들의 다양한 의견을 한눈에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 <편집자 주>

최근 디지털치료제(DTx) 개발이 활발해지면서 정부는 각종 지원·육성방안과 허가심사가이드라인 등을 적극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3월 코로나19 이후를 대비할 유망기술 30개에 ‘디지털치료제’를 포함, 상급병원과 업체들은 이의 개발과 상용화에 힘을 쏟고 있다. 이에 ‘2021 연세 글로벌 DTx(디지털치료기기) 심포지엄’을 토대로 관련 내용을 정리했다.

이번 토론참여자는 ▲연세의대 예방의학교실 이상규 교수 ▲한국산업기술평가원 박지훈 의료기기 프로그램디렉터(PD) ▲국제전기표준회(IEC) 레지나 가이어호퍼(Regina Geierhofer) TC62 간사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샌디에고캠퍼스 에릭 헤클러 교수 ▲디지털치료기기동맹(DTA) 매건 코더(Magan Coder) 정책부사장 등이다.

■토론 주요쟁점

디지털치료제는 질병이나 장애를 예방·관리·치료하기 위해 사용되는 소프트웨어의료기기를 뜻한다. 디지털치료제는 인구고령화로 급증하는 만성질환과 신경·정신질환 등 그간 부족했던 치료영역을 보완시켜 줄 대안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실제로 글로벌 디지털치료제시장은 지난해 21억1780만달러(한화 2조4970억원)로 연평균 26.7% 성장했으며 2025년에는 69억460만달러(한화 8조1398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아직은 법과 제도미비로 개발 및 상용화가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현재 각국의 디지털치료제 개발상황은.

한국 이상규 교수 : 디지털치료제는 비대면시대에 치료·관리·예방을 아우르는 새로운 솔루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국내 의료기기 대부분은 세계시장에서 뒤처지고 있지만 디지털치료제는 그렇지 않다. 현재 ▲치매, 알츠하이머, ADHD(주의력결핍 및 과잉행동장애) 등 신약개발이 쉽지 않은 중추신경계질환 ▲행동교정을 통해 치료효과를 거둘 수 있는 암, 고혈압·당뇨·호흡기질환 등 만성질환 ▲금연, 약물중독, 우울증, 불면증, 자폐증 등 신경정신과분야에서 활발하게 개발되고 있어 최우선적으로 원천기술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에 상급종합병원은 디지털치료센터·연구소를 개소, 기업들과 연계해 다양한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 박지훈 프로그램디렉터(이하 박지은) :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헬스케어전달체계가 변했다. 현재 산업통상자원부는 알코올중독, 불면증, 코로나블루 및 우울, 공황장애, 금연, 기립성저혈압, 섭식장애 등의 R&D분야에서 국가 신성장산업으로 적극 지원하고 있다. 이중 알코올중독과 불면증분야의 개발속도가 가장 빠르다.

또 한국디지털헬스산업협회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총 23개의 디지털치료제 파이프라인이 존재한다. 개발분야는 정신건강 43.5%, 연령별인구집단 21.7%, 만성질환 17.4%, 통증 및 신체활동 4.3%, 기타 13% 등이다. 하지만 아직은 대부분 초기단계다.

- 전 세계 기업들이 디지털치료제 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현장에서의 어려움은.

매건 코더 정책부사장 : 디지털치료기기동맹은 비영리무영리협회로 전 세계 70개 이상의 회원기업으로 구성돼 있다. 현재 협회를 포함한 모든 기업이 공통으로 추구하는 원칙이 있다. ▲임상현장에서 디지털치료제 적용방식 ▲환자개인정보 보안 ▲설계·제조 보장적용원칙 ▲개발단계 외 필요한 임상시험형식 ▲제품의 규제검토방식 ▲임상평가기간 등이다.

디지털치료제 대상은 최근 만성질환을 넘어 암에 이르고 있다. 디지털치료제는 암을 직접적으로 치료하지는 않지만 부작용과 약물요법 최적화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쉽게 말하면 디지털치료제 사용 시 ‘원격의료’와 ‘맞춤형의료’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는 의료접근성이 떨어지는 환자들에게 매우 혁신적이다. 디지털치료제를 활용한 암치료는 임상의, 환자, 간병인에게 다양한 정보를 제공, 전통적 치료와 큰 차이를 보인다. 우리 협회는 디지털치료제 가치평가 및 통합가이드를 개설해 내년 초 발표할 예정이다.

에릭 헤클러 교수 : 현재 개발 중인 디지털치료제는 한계가 명확하다. 개발 초기 여러 치료옵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막상 의료현장에 적용하기 어려웠고 적재적소에 활용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사용상의 불편함으로 환자들에게 외면받기도 했다.

이는 개발기업과 의료현장의 소통부족 때문이다. 따라서 지금 필요한 것은 임상방식의 변화다. 앞으로 디지털치료제가 상용화되기 위해서는 무작위배정시험(RCT)의 의존도가 낮아져야 하며 기업과 연구진의 파트너십이 공고해져야 한다. 몇 년 전 ‘웨어러블기술을 활용한 체중감량치료비교’에 관한 논문이 발표됐다. 이 연구는 12개월 간 진행뙜으며 환자의 세부정보를 전혀 파악할 수 없으며 시험참여도가 낮아질 수 있어 제대로 된 표본추출이 어렵다는 무작위배정시험의 문제점을 여실히 보여줬다. 따라서 효능·효과를 제대로 입증할 수 있는 별도의 임상트랙이 필요하다.

- 디지털치료제의 성공적 안착을 위한 노력은.

레지나 가이어호퍼 IEC TC62 간사 : 현재 디지털치료제는 소프트웨어 의료기기의 일부이지만 잠재성장력이 매우 큰 분야다. 문제는 아직 안전성·신뢰성 등을 충분히 입증하지 못했다는 것. 따라서 국제표준화작업이 매우 중요하다. 주의력결핍장애(ADHD) 아동을 위한 치료용 게임을 예로 들어보자. 만일 표준화된 기준이 없다면 아이들의 컴퓨터사용시간을 줄이려는 부모에게 이를 설명하기까지 엄청난 시간과 비용이 소모될 것이다. 따라서 IEC는 현재 일반인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정보체계 ▲안전성 ▲윤리성 검증에 주력하고 있다.

박지훈 : 우리나라는 디지털치료제 원천기술 개발·실증·상용화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총 4년간 지원하며 내용은 ▲1차년도 ‘작용기전 고도화’ ▲2차년도 ‘비즈니스모델 정교화’ ▲3차년도 ‘임상효과 검증‘ ▲4차년도 ’인허가상용화 지원‘ 등이다. 현재는 1차년도로 임상전문가와 전문가자문체가 참여, 작용기전검증 및 고도화지원을 통한 우수제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이밖에도 디지털치료제가 의료현장에 바로 적용될 수 있도록 안전성, 효과성, 경제성지표를 수립 중이다. 내년부터는 해외전문가와도 적극 소통해 글로벌시장을 이끌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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