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의 건치로 지키는 백세건강] 투명교정장치 SNS 광고 ‘절대로’ 믿어선 안 돼
[이상민의 건치로 지키는 백세건강] 투명교정장치 SNS 광고 ‘절대로’ 믿어선 안 돼
  • 이상민 굿라이프치과병원 대표원장│정리·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2.09.16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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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 굿라이프치과병원 대표원장
이상민 굿라이프치과병원 대표원장

치아교정은 치아의 배열을 아름답게 이동하는 치료법으로 원리는 단순하다. 치아에 지속적인 힘을 가해 치아를 이동시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고안된 교정장치가 ‘브라켓(bracket)’이다.

문제는 브라켓은 심미적으로 매우 좋지 않다는 것이다. 치아 위에 철도를 깔아 놓은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예뻐지기 위해 치아교정을 시작했는데 그 과정은 예쁘지 못하다니 정말 모순적이다.

이에 브라켓 없이 치아를 이동시킬 방법들이 연구되기 시작했고 ‘투명교정장치’가 개발됐다. 하지만 과거 칼럼에서 여러 번 지적했듯이 투명교정장치의 한계는 매우 명확하다. 치아는 치조골 속에 절반 이상이 박혀 있어 투명교정장치의 단순 미는 힘만 갖고 치아를 ‘제대로’ 이동시킬 수 없다.

또 투명교정장치는 발치케이스에서 적용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도 문제다. 게다가 치아표면에 브라켓은 안 붙이지만 결국 그 역할을 해야 하는 부분은 여전히 필요하기 때문에 레진 등으로 뭔가를 치아에 붙여야 한다. 따라서 기존 브라켓 방식 대비 치료기간은 매우 길어지며 제대로 된 마무리를 위해서는 다시 브라켓을 붙여야 하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투명교정장치의 가장 큰 문제는 ‘가격’과 ‘마케팅’이다. 투명교정장치 광고는 SNS에서 흔히 발견된다. SNS 의료광고는 심의 필수대상이 아니기에 발생한 현상이다.

SNS투명교정장치 광고 현황(사진=페이스북)

상기 광고를 보면 인비절라인 투명교정장치를 이용한 부분 투명교정은 190만원이라 홍보하고 있다. 부분교정은 앞니 몇 개만 움직이는 단순 치아교정으로 브라켓을 붙인다면 3개월~6개월에 끝나는 수준의 부분교정이다.

2021년 인비절라인 치료가이드라인(사진=인비절라인)
2021년 인비절라인 치료가이드라인(사진=인비절라인)

2021년 인비절라인에서 발행한 치료옵션 가이드를 살펴보면 경미한 치아 총생 및 치간 이개, 앞니가 안 예쁜 경우에는 ‘Lite패키지’라는 상품이 있다. 해당 교정장치는 이 Lite 패키지 상품을 홍보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때 Lite 패키지의 기공비, 즉 치과에서 인비절라인 본사에 직접 내는 금액은 184만원이다. 190만원의 진료비 중 인건비, 재료비, 임대료, 세금 등을 생각하지 않고 순수한 기공비만 184만원이다. 일반적인 치과에서 기공비가 진료비의 10~20%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말도 안 되는 가격이다. 이러한 기공비 비율을 갖는 치과는 망하기 직전일 가능성이 높다. 한 환자당 단돈 6만원을 벌기 위해 SNS에 비싼 광고비를 지불하는 병원이니까 말이다.

물론 인비절라인을 많이 구매하면 인비절라인 다단계 프로그램에 의해 상위 계급을 수여받게 되고 회사에서 기공비를 소폭 할인해준다. 이 때문에 인비절라인을 주력하는 치과에서는 “우리 원장님을 인비절라인 회사에서 인정해서 이 가격이 가능하다”는 식으로 상담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할인 후 기공비 역시 비싸며 일반적인 진료-기공비 비율과는 거리가 멀다.

또 어떤 치과는 인비절라인 비용이 99만원이라고 커다랗게 광고를 한다. 위에서 공개한 인비절라인 2021년 가이드에 의하면 가장 저렴한 Express 패키지는 할인 적용이 없으며 순수기공비는 94만원이다.

Express 패키지는 ‘인비절라인 다단계 고위층’의 상징인 다이아몬드 핀을 받아도 할인이 안 되기 때문에 5만원을 벌기 위해 환자에게 인비절라인 치료를 해줘야 하는 것이다.

게다가 인비절라인은 해당 의료기기의 치료 한계를 명확하게 알고 있다. 하지만 그런 이야기는 절대 하지 않는다. 또 해당 치료는 의사들이 선택하기 때문에 자신들은 잘못이 없다는 식으로 행동한다. 이런 태도도 여느 다단계 회사와 똑같다.

교정과 전문의들은 투명교정장치의 한계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일부 소수의 교정 치과의사들은 인비절라인 치료를 환자에게 유도하고 있으며 환자에게 선택권을 주기보다 인비절라인 회사에 인정받으려고 하고 있다.

가관인 것은 인비절라인의 행동이다. 자기들은 단순한 의료기기 회사일 뿐 모든 선택과 결정은 치과의사들이 합리적으로 하고 있다고 방관한다. 결국 그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오는 만큼 이 칼럼이 교정을 고민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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