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건강학] 유전체 분석으로 누구나 건강한 삶을
[유전자 건강학] 유전체 분석으로 누구나 건강한 삶을
  • 박웅양 삼성서울병원 유전체연구소장(지니너스 대표)ㅣ정리·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3.05.02 10: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4차 산업혁명시대 도래로 각종 디지털기술이 의료계에 큰 활력을 불어넣고 있습니다. 특히 빅데이터 구축이 가능해지면서 개인의 유전체와 생활습관 등을 분석해 질병을 예방·치료하는 정밀의료가 한층 탄력을 받게 됐습니다. 하지만 디지털기술을 이해하고 활용하는 능력은 개인마다 다르다 보니 이러한 변화가 낯선 사람도 분명 존재합니다. 이에 헬스경향은 격주 화요일마다 ‘유전자 건강학’이라는 칼럼을 통해 멀게만 느껴졌던 유전학이 우리 건강과 얼마나 밀접한 관련이 있는지 보다 쉽고 재밌게 전달하고자 합니다. 디지털시대 속 변화한 의료패러다임을 이해하고 개인에게 딱 맞는 건강관리법을 찾는 계기가 되길 바라마지 않습니다. <편집자 주>

박웅양 삼성서울병원 유전체연구소장
박웅양 삼성서울병원 유전체연구소장(지니너스 대표)

지금은 인터넷과 클라우드, 빅데이터, 인공지능 같은 디지털기술이 우리 생활을 지배하는 시대이다. 디지털기술은 의료패러다임에도 큰 변화를 가져왔다. 이제 병원에서도 암환자의 유전체정보를 클라우드와 인공지능기술을 이용해 빅데이터 수준에서 돌연변이를 찾아내고 개인별 맞춤치료를 하고 있다.

특히 암환자의 경우 돌연변이에 따라 서로 다른 표적항암제나 면역항암제로 치료하고 있다. 암종에 따라 다소 다르지만 암유전체진단검사를 시행한 환자의 50% 정도는 본인에게 맞는 가장 효과적인 항암제를 찾을 수 있다. 유전체정보에 기반해 개인맞춤치료를 받은 환자의 예후는 좋다. 유전체분석기술과 디지털기술이 암환자의 수명을 늘려주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2017년부터 국민건강보험을 통해 암환자에 대한 암유전체진단을 급여항목으로 지정, 암 정밀의료를 시작했다. 암 정밀의료를 국민건강보험에 적용한 것은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다. 현재 매년 수천 명의 환자가 암유전체진단을 통해 개인맞춤치료를 받고 있다. 바야흐로 환자의 유전체정보를 활용해 개인별 맞춤진단과 치료를 받는 ‘정밀의료시대’인 것이다.

유전체정보는 자기만이 가진 고유한 생물학적 특성을 설명할 수 있다. 자신의 모습이나 행동, 질병정보가 모두 DNA에 적혀있다. 술을 잘 못 먹거나 먹으면 금방 얼굴이 빨개지는 것은 알코올분해효소 타입이 술을 잘 먹는 사람과 다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사람 중 같은 알코올분해효소유전자 타입을 가진 사람은 50% 정도로 알코올분해효소가 적은 사람이 술을 많이 마시면 심장질환이 증가할 수 있다. 따라서 본인이 어떤 유전형인지 알고 그에 따라 음주습관을 바꾸면 보다 건강해질 수 있다.

진통제 중 하나인 아세트아미노펜을 과다섭취하면 간독성이 나올 수 있는 유전형도 있다. 필자가 바로 이러한 유전형을 갖고 있어 평소 아세트아미노펜의 적정량 섭취를 위해 노력한다. 

디지털기술 발전과 함께 기술에 대한 이해도가 중요해졌고 이를 잘 활용하면 보다 편리하게 살 수 있다. 더욱이 정밀의료시대에는 유전체정보만 잘 활용해도 한층 건강하게 살 수 있다. 유전자 타입에 따라 자신에게 맞는 건강관리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비만유전형이 아닌 경우 식습관을 조절하면 체중을 잘 관리할 수 있다. 식습관도 유전형에 따라 잘 조절하면 스마트한 체중조절이 가능하다. 유전형에 따라 저지방식단이 효과적인 사람이 있고 저탄수화물식단이 효과적인 사람이 있다. 똑같이 먹었어도 두 사람의 체중은 유전형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한국인은 오랫동안 탄수화물을 주요 에너지원으로 사용했기 때문에 탄수화물섭취량에 영향을 받는 사람들이 적다. 대신 저지방식단에 효과적인 사람이 많다.

분석기술이 발전하면서 현재는 30억개 유전체염기서열을 분석할 수 있다. 스스로를 결정하는 것은 자신의 유전형이다. 누구나 자신의 유전체정보를 분석하면 더욱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다. 본인의 유전형을 해석해 보다 스마트한 삶을 살 것인지는 자신에게 달려있다. 

※ 박웅양 소장은?

삼성서울병원 유전체연구소장이자 스타트업 지니너스 대표이사다. 서울대 의대 졸업 후 미국 록펠러대학교에서 분자신경종양연구실 연구원을 지내면서 유전체학에 대한 지식과 경험을 갈고닦았다. 2018년 삼성서울병원 유전체연구소에서 분사해 스타트업 지니너스를 설립했다. 지니너스는 유전체 분석기술을 바탕으로 정밀의학서비스를 제공하며 디지털시대 유전체시장 발전을 선도하고 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