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학치료 17년 외길…동성제약, 췌장암치료 새 지평 열어
광역학치료 17년 외길…동성제약, 췌장암치료 새 지평 열어
  • 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4.03.27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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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제약의 광역학치료가 식약처로부터 췌장암환자 대상 임상2상 허가를 받으며 환자들에게 한 줄기 빛이 됐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동성제약의 광역학치료가 식약처로부터 췌장암환자 대상 임상2상 허가를 받으며 환자들에게 한 줄기 빛이 됐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췌장암은 아직까지 완치가 어려운 암종이다. 실제로 2020년 국가암통계에서도 췌장암의 5년생존율은 평균 15.2%밖에 되지 않는다.

췌장암의 가장 큰 문제는 병이 생겨도 특별한 증상이 없다는 것. 췌장은 각종 소화기관에 둘러싸여 있어 80%가 망가지기 전까지 별다른 증상이 없다. 또 여러 혈관과 복잡하게 연결돼 있어 수술이 힘들다. 심지어 췌장암환자 중 20% 정도만 수술이 가능하다.

췌장암환자가 받을 수 있는 치료옵션이 별로 없다는 것도 문제이다. 항암제 역시 2013년 ‘젬시타빈+아브락산’ 허가 이후 10년 만에 겨우 입센의 오니바이드(이리노테칸 리포솜)가 전이성 췌장선암 1차치료제로 허가받았다.

하지만 오니바이드는 사망위험을 16%밖에 감소시키지 못했다. 일반적으로 항암제의 경우 사망위험을 20% 이상 감소시키지 못하면 의미가 없는 것으로 간주된다.

■광역학치료(PDT), 부작용 거의 없어

하지만 동성제약의 광역학치료가 식약처로부터 췌장암환자 대상 임상2상 허가를 받으며 한 줄기 빛이 됐다.

광역학치료는 말 그대로 빛을 이용한 치료법이다. 광역학치료에는 ▲레이저와 같은 광원 ▲광감각제 ▲산소 등 3가지 조건이 필수적이다. 적절한 파장과 적절한 양의 빛을 조사해 광감작제를 활성화시키면 활성화된 광감작제가 직접 작용하거나 활성산소를 생성해 종양을 사멸시킨다.

광역학치료에는 광과민제 ‘포노젠’이 사용된다. 동성제약이 개발한 국산 광과민제 ‘포노젠 DSP-1944’는 기존 수입의약품인 포토론과 비교했을 때 완제의약품의 핵심 약효성분이 되는 원료의약품(API, Active Pharmaceutical Ingredients)의 순도를 높여 물질 안전성 및 안정성이 개선된 신약이다.

신약 포노젠은 PDT 광의료기기(레이저조사기, 레이저진단기 등)와 함께 PDT(광역학 치료)-PDD(광역학 진단) 암치료법으로 전 세계적으로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분야이다.

무엇보다 광역학치료의 가장 큰 장점은 부작용이 거의 없다는 것. 부작용이 발생해도 조절할 수 있는 광감작제에 의한 피부광과민성뿐이다.

■광과민제 포노젠, 국산화 성공

동성제약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10년 이상 광역학치료 연구를 이어오고 있다. 광역학치료만을 위한 암연구소인 ‘동성암센터’를 운영하고 있을 정도다. 동성제약이 이번 임상2상을 허가받기까지 걸린 시간은 17년이다.

동성제약에 따르면 이번 임상2상은 절제가 불가능한 국소 진행성 췌장암환자를 대상으로 한 항암화학요법의 추가 치료로 포노젠(DSP1944) 주사를 이용, 광역학치료(PDT)의 유효성 및 안전성을 평가한다.

동성제약이 임상에 사용하는 ‘포노젠’은 여러 차례 효용성을 입증해왔다. 올 1월 동성제약은 제17회 대한복막암학회에서 광과민제 ‘포노젠’ 연구성과를 발표한 것. 해당 연구에 따르면 광과민제 포노젠을 405nm에서 활성화한 광역학진단(PDD)을 사용해 복강경검사의 병기 진단정확도를 평가한 결과 복강경검사의 백색광만 사용했을 때보다 민감도와 특이도가 매우 크게 향상됐다. 이밖에 SCI급 학술지인 ‘국제분자과학지’ ‘사이언티픽 리포트’ 등에 등재되기도 했다.

동성제약 관계자는 “2017년 PDT 및 항암치료제 연구개발을 위한 대구암센터 개소 이래 여러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앞으로 포노젠을 이용한 췌장암 PDT뿐 아니라 복막암 PDD(광역학 진단)에 대한 연구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니인터뷰] 이양구 동성제약 대표이사

이양구 대표이사는 “이번 임상이 미충족수요가 많았던 췌장암환자들에게 희망의 빛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양구 대표이사는 “이번 임상이 미충족수요가 많았던 췌장암환자들에게 희망의 빛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 식약처로부터 임상2상 허가를 받았다.

동성제약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15년이 넘도록 ‘광역학(이하 PDT) 암치료 신약개발사업’에 전념해왔다. 이에 따라 이번 임상허가는 매우 값진 성과다. PDT는 광과민제를 혈관에 주입해 암 조직에 광과민제를 축적, 특정파장의 레이저를 조사해 암세포만을 선택적으로 파괴한다. 정상조직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으며 복강경으로 시술해 회복속도도 빠르다.

- 임상2상의 목표는.

임상기간은 1년으로 예상한다. 환자는 전이성 췌장암환자 40명을 대상으로 세브란스병원에서 진행된다. 동성제약은 세계 최초로 췌장암 적응증을 기점으로 차츰 적응증을 확대해 유방암, 자궁경부암, 복막암 등에 대한 효과도 확인할 계획이다.

- 17년간 광역학치료에 매진한 만큼 많은 난관이 있었을 텐데.

PDT광과민제 신약허가에 있어 큰 어려움이 있었다. 지금까지 광과민제는 벨라루스를 통해 수입을 진행했다. 하지만 국내에서 사용하려면 식약처 허가가 필요했다. 이를 위해 BMP공장 현지실사, 생산공정 등 다방면으로 노력했다. 이에 자체개발 광과민제 ‘포노젠’을 개발했다. 포노젠은 한국형 광과민제다. 효과와 안전성 규명을 위해 임상을 진행했으며 결국 허가를 취득했다.

- 췌장암환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한다.

세계적으로 암환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국내에서만도 매년 25만명 이상이 암진단을 받고 있으며 췌장암은 매년 7500명의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특히 췌장암은 전체생존율이 극도로 낮다. 이번 임상이 미충족수요가 많았던 췌장암환자들에게 희망이 빛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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