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 희망은 있다] ⑧‘더발루맙’, 3기 폐암에서 최후의 치료옵션
[폐암, 희망은 있다] ⑧‘더발루맙’, 3기 폐암에서 최후의 치료옵션
  • 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1.05.31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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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강진형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종양내과 교수

국내 암환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현재 매년 25만명 이상이 암진단을 받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중 국내 사망원인 1위인 암종이 바로 ‘폐암’이다. 폐암은 비소세포폐암(NSCLC)과 소세포폐암(SCLC)으로 구분되는데 이 중 비소세포폐암이 환자의 대다수를 차지한다. 문제는 폐암환자 대부분이 수술이 어려운 3기에 발견된다는 것이다. 다행히 최근 면역항암제 더발루맙(임핀지)의 개발로 3기 폐암환자도 완치를 바라볼 수 있게 됐다. 이에 강진형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종양내과 교수를 만났다.

강진형 교수는 “더발루맙은 3기 비소세포폐암 치료에서 미진했던 표준치료에서 획기적인 치료제”라며 “이는 지난 15~20년 동안 3기 폐암환자에게 동시항암화학방사선 치료 이후 별다른 옵션이 없었지만 더발루맙의 개발로 장기생존을 꾀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강진형 교수는 “더발루맙은 미진했던 3기 비소세포폐암 표준치료에서 획기적인 치료제”라며 “이로써 지난 15~20년 동안 3기 폐암환자에게 동시항암화학방사선 치료 이후 별다른 옵션이 없었지만 더발루맙의 개발로 장기생존을 꾀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 의료기술 개발에도 폐암은 여전히 암으로 인한 사망원인 1위다.

안타까운 사실이다. 사실 폐암은 환자 본인이 증상을 자각하기 어렵다. 따라서 환자 본인이 증상을 느꼈을 때는 이미 암이 상당히 진행돼 환자의 70~75%가 수술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밖에도 수술과 방사선치료가 어려운 3기 후반, 4기의 환자들은 적합한 약이 없다는 것도 높은 사망률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 3기 폐암은 완치를 목표로 하는 마지막 병기라고 불린다.

미국암연합위원회(AJCC)와 국제폐암연구협회(IASLC)는 2~3년 간격으로 암병기 기준(TNM) 가이드라인을 발표한다. 암병기 기준 분류는 ▲종양의 크기와 위치 ▲림프절의 전이 여부 및 위치 ▲다른 장기로의 전이 여부 등을 기준으로 결정한다. 이때 AJCC 8차 개정판에서 주목할 점은 3기 비소세포폐암 3A·B 병기를 3A·B·C로 세분화하는 분류법이 처음 등장했다는 것이다. 이는 A·B로 분류하는 것보다 A·B·C로 분류했을 때 미세한 생존기간의 차이를 보였기 때문이다.

이때 3A병기를 주목해야 한다. 3A병기에는 3가치 치료법이 존재하는데 첫 번째는 수술 후 확인한 병리적 소견을 통해 치료방법을 결정하는 경우, 두 번째는 수술이 가능하지만 유도항암치료 후 종양의 크기를 줄여 수술 또는 동시항암화학방사선 치료를 하는 경우, 세 번째는 처음부터 동시항암화학방사선 치료를 진행하는 경우다.

- 최근 면역항암제 개발로 폐암환자에게 희망이 되고 있다.

처음 면역항암제가 나왔을 때는 ‘꿈의 약’으로 환자들에게 알려졌다. 하지만 현재 그 환상이 많이 깨졌다. 이유는 면역항암제의 반응률이 표적치료제를 넘지 못하기 때문이다. 비소세포폐암 중 흔한 표피성장인자수용체(이하 EGFR)유전자 돌연변이 폐암을 예로 들겠다. EGFR 폐암의 경우 ‘오시머티닙(타그리소)’이라는 효과적인 표적치료제가 개발돼 있다. 오시머티닙의 경우 반응률이 70~80%를 상회한다. 하지만 면역항암제의 경우 반응률이 22~24%에 머문다. 면역항암제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면역항암제에 반응하는 환자는 5년생존율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 면역항암제에 관해 좀 더 자세한 설명 부탁한다.

면역항암제는 면역치료제 또는 면역관문억제제라고도 불리는데 새로운 물질이 아닌 환자가 가진 면역기능을 이용한 치료제다. 이때 면역항암제의 반응률을 판단하는 바이오마커로는 PD-L1이 있다. 면역항암제는 암세포 PD1과 면역세포라는 PD-L1의 관계, 즉 잠자고 있던 면역세포를 활성화시켜 암세포를 공격하고 죽인다. 단 PD-L1 수치가 높다고 해서 장기생존을 무조건 담보하는 것이 아니다.

- 더발루맙은 3기 폐암치료에서 유일하게 허가된 면역항암제다.

더발루맙은 미진했던 3기 비소세포폐암 표준치료에서 획기적인 치료제다. 3기 폐암에서 동시항암화학방사선 치료가 미완성의 치료법이라면 더발루맙은 그 치료에 날개를 달아 준 것이다.

특히 PACIFIC 연구를 주목해야 한다. PACIFIC 연구는 동시항암화학방사선요법 치료를 먼저 받고 PD-L1 수치와 관련 없이 임상환자들을 대상으로 더발루맙을 1년 투여했다. 해당 연구결과에 따르면 4년 생존율이 49.6%다. 이전에 4년 시점 생존율을 약 30%로 측정됐다면 30% 가까이 증진시킨 것이다. 또 전체 생존기간도 위약군 29개월 대비 더발루맙 투여군에서는 47.5개월로 확인됐다.

따라서 올해 발표된 5년 생존율도 4년 생존율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다. 이는 면역항암제의 특성상 4년 시점과 5년 시점에 큰 변화가 없기 때문이다. 이로써 지난 15~20년 동안 3기 폐암환자에게 동시항암화학방사선 치료 이후 별다른 옵션이 없었지만 더발루맙의 개발로 장기생존을 꾀할 수 있게 됐다.

- 폐암에서 5년 생존율을 얘기할 수 있게 됐다.

5년 생존율은 수술 이후에 주로 사용되는 용어다. 하지만 폐암은 수술 후에도 재발이 잦기 때문에 5년 생존율은 매우 낮다. 15년 전만 해도 4기 폐암의 5년 생존율은 1% 미만이었다. 하지만 표적치료제가 등장하면서 5% 이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이때 3기 폐암의 5년 생존율도 35% 미만으로 높지 않았다. 즉 3기 폐암에서 5년 생존율을 이야기하기 시작한 것만으로도 굉장한 변화다.

- 더발루맙 사용 후 재발환자에게 선택할 수 있는 치료법은.

치료옵션을 말하기 전에 급여조건을 짚고 넘어가야 한다. 현재 더발루맙의 급여 조건은 동시항암화학방사선 치료 이후 6주 이내다. 만일 성공적으로 더발루맙 치료가 이뤄졌지만 재발이 이뤄졌을 때 고식적요법으로 다른 면역항암제를 추가로 투여할 수 있다. 정리하면 3기에서 더발루맙으로 치료에 성공했지만 4기로 폐암이 악화됐을 때 현재 허가된 다른 면역항암제를 한 번 더 쓸 수 있다는 뜻이다.

- 암은 고통스러운 질환이다. 암치료환경에서 가장 최우선으로 개선돼야 할 점은.

항암치료 시 표준치료라는 단어를 많이 사용한다. 이때 표준치료란 수천수만 명의 환자가 돌아가시면서 남긴 그들의 ‘업적’이다. 따라서 개인적으로 환자들에게 임상시험을 제안할 때 치료를 받아 좋은 효과를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의학에 기여한 사람이 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따라서 다양하고 효과적인 치료제가 개발되고 있는 이 시점에서 임상연구는 필수불가결한 선택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원활한 임상을 진행하기란 하늘의 별 따기다. 꼭 필요한 환자에게 조금이라도 더 효과적일 수 있는 약이 공급될 수 있게 앞장서 다양한 임상이 진행되길 간곡히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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