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 희망은 있다] ⑨국산 항암제 ‘레이저티닙’… EGFR 폐암환자 치료옵션 폭 넓혀
[폐암, 희망은 있다] ⑨국산 항암제 ‘레이저티닙’… EGFR 폐암환자 치료옵션 폭 넓혀
  • 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1.07.13 16:2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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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세훈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
이세훈 교수는 “레이저티닙은 EGFR 유전자돌연변이뿐 아니라 T790M 돌연변이까지 억제 가능한 3세대 EGFR 표적치료제”라며 “하지만 모든 항암제는 내성이 발현되기 때문에 현재 표적치료제로 치료받고 있는 환자가 흡연처럼 좋지 않은 생활습관을 갖고 있으면 반드시 고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세훈 교수는 “레이저티닙은 EGFR 유전자돌연변이뿐 아니라 T790M 돌연변이까지 억제 가능한 3세대 EGFR 표적치료제”라며 “하지만 모든 항암제는 내성이 발현되기 때문에 현재 표적치료제로 치료받고 있는 환자가 흡연처럼 좋지 않은 생활습관을 갖고 있으면 반드시 고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암환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현재 매년 25만명 이상이 암진단을 받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중 국내 사망원인 1위인 암종이 바로 ‘폐암’이다. 폐암은 비소세포폐암(NSCLC)과 소세포폐암(SCLC)으로 구분되는데 비소세포폐암이 전체 폐암환자 중 80~85%를 차지한다. 특히 우리나라 비소세포폐암은 표피성장인자수용체(이하 EGFR) 유전자 돌연변이가 흔하다. 다행히 최근 국산 항암제 ‘레이저티닙(렉라자)’이 탄생해 환자들에게 한 줄기 빛이 됐다. 이에 이세훈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를 만났다.

- 비소세포폐암은 폐암 중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맞다. 매우 안타까운 점이다. 폐암은 국내 암 사망률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암종이다. 이때 비소세포폐암환자 중 EGFR 유전자돌연변이로 인해 발병되는 환자는 30%다. 문제는 비소세포폐암뿐 아니라 대부분의 폐암이 초기 자각증상이 미비해 절반 이상이 4기가 돼서야 진단을 받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오시머티닙과 레이저티닙처럼 우수한 항암제가 개발되면서 EGFR 유전자돌연변이 폐암 역시 5년 생존율을 입에 담을 수 있게 됐다.

- 지금까지 EGFR 변이 표적치료제로는 오시머티닙(타그리소)이 주로 사용됐다.

맞다. 하지만 최근 레이저티닙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이전에 티로신 인산화효소 억제제(이하 EGFR-TKI)’로 치료받은 적이 있는 EGFR T790M변이 양성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환자 치료에 사용토록 허가받았다. 임상을 통해 밝혀진 레이저티닙은 60%에 달하는 반응률과 11개월이 넘는 무진행 생존기간, 우수한 안전성 등 현재 전 세계에서 사용되고 있는 3세대 EGFR TKI와 견줄 만한 치료제로 급부상했다.

- 이번에 승인된 레이저티닙은 3세대 표적치료제로 알고 있다.

EGFR 유전자돌연변이 1세대 표적치료제는 ‘게피티니브(이레사)’ ‘엘로티닙(타세바)’ 등이 있다. 이 약물들은 EGFR 유전자돌연변이를 전체적으로 억제하기 때문에 유전자 돌연변이가 있는 비소세포폐암환자에게 매우 효과적이다. 부작용이 경미하지만 간기능이 저하될 경우 투약을 중단한다. 또 치료 시작 후 종양의 크기가 줄지 않는다면 다른 약물로 바꿔야 한다.

2세대 EGFR 유전자돌연변이 표적치료제로는 아파티닙(지오트랩)이 있다. 아파티닙은 종양세포의 증식, 전이 및 대사를 돕는 수용체(ErbB Family)를 폭넓게 차단한다. 쉽게 말하면 1세대 표적항암제보다 선택적으로 종양세포 증식을 차단한다는 뜻이다. 이때 많은 사람이 아파티닙의 발진, 설사, 손발톱주위염 등 부작용을 염려하는데 모두 예측·관리가 가능한 수준이다. 하지만 1·2세대 EGFR 유전자돌연변이 표적치료제의 경우 평균 50% 환자에게 T790M이라는 2차 돌연변이가 발생한다. 하지만 3세대 표적항암제인 오시머티닙, 레이저티닙의 경우 1·2세대 EGFR 유전자돌연변이 표적치료제보다 혈액뇌장벽 투과율이 높고 T790M 변이에도 효과적인 약물이다.

- 레이저티닙은 뇌혈관 투과율이 뛰어나다고 알고 있다.

비소세포폐암환자 중 약 24%는 첫 진단에서 뇌전이가 발견된다. 또 폐암치료 병기가 길어질수록 뇌전이 비율이 증가한다. 하지만 레이저티닙은 이 부분에서 매우 강점을 보인다. 실제로 지난해 임상종양학 저널 표지에 게재된 레이저티닙의 동물임상결과에 따르면기존 치료제보다 뇌전이에 대한 효과가 우수했다. 또 레이저티닙은 간, 콩팥, 심장독성 등 중증부작용도 경미했고 피부발진, 설사 등의 부작용 역시 매우 미비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 의료기술의 개발로 계속해서 신약들이 개발되고 있다.

레이저티닙은 EGFR 유전자돌연변이뿐 아니라 T790M 돌연변이까지 억제 가능한 3세대 EGFR TKI다. 또 뇌혈관장벽의 통과가 가능해 뇌전이가 발생한 폐암환자에게 효과적인 치료제다. 이처럼 효과적인 약의 개발은 암을 진료하고 있는 의료진에게 매우 희소식이다. 하지만 환자들에게 이 말을 꼭 하고 싶다. 모든 항암제는 내성을 갖는다.

다행히 의료기술의 개발로 표적치료제, 면역항암제 등 부작용이 적은 치료제가 개발됐다. 이로 인해서 간혹 암을 진단받아도 흡연처럼 좋지 않은 생활습관을 이어가는 사람들이 있다. 문제는 EGFR 유전자돌연변이 폐암은 면역항암제 반응률이 낮기 때문에 표적치료제에서 내성이 발현되면 항암화학요법을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항암화학요법은 부작용이 전신적으로 발생하는 만큼 그 고통은 말할 수 없다. 좋지 않은 습관은 지금 당장 버리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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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희 2021-07-16 07:47:23
좋은정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