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 희망은 있다] ⑩미충족수요 ‘소세포폐암’…새로운 치료옵션으로 생존율↑
[폐암, 희망은 있다] ⑩미충족수요 ‘소세포폐암’…새로운 치료옵션으로 생존율↑
  • 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3.10.31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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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포폐암은 진행속도가 빠르고 전신으로 퍼져나가기 때문에 조기발견이 어렵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소세포폐암은 진행속도가 빠르고 전신으로 퍼져나가기 때문에 조기발견이 어렵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폐암은 1998년부터 20년 이상 암 사망률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폐암은 비소세포암과 암세포가 작은 소세포암으로 나뉜다. 비소세포암은 다시 선암, 상피세포암 등으로 구분되며 전체 폐암의 80~85%를 차지한다. 문제는 소세포폐암이다. 소세포폐암은 진행속도가 빠르고 전신으로 퍼져나가기 때문에 조기발견이 어렵다.

■젭젤카, 2차치료제 가능성 확인

소세포폐암은 대게 폐 중심부 기도에서 처음 발병하며 진행속도가 빠르다. 실제로 소세포폐암환자의 70% 이상은 반대쪽 폐 등으로 전이된 ‘확장기 소세포폐암’으로 진단된다.

확장기 소세포폐암환자의 3년 생존율은 6%에 불과하지만 치료옵션이 제한적이다. 소세포폐암은 비소세포폐암과 달리 암 유전자 연관성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 또 종양억제 유전자인 RB1·TP53 등의 유전자변이로 기능이 소실돼 치료표적을 명확하게 찾기 어렵다.

이에 확장기 소세포폐암의 1차치료는 면억억제제인 티쎈트릭(성분명 아테졸리주맙) 또는 임핀지(더발루맙)를  백금기반 항암화학요법에 추가해 치료 후 다시 면역억제제 단독 유지요법을 진행한다.

하지만 올해 보령이 소세포폐암 신약 ‘젭젤카주(성분명 러비넥테딘)’를 국내에 출시했다. 젭젤카는 파마마에서 개발한 항암신약으로 1차 백금기반 항암화학요법에 실패한 전이성 소세포폐암에 사용된다.

젭젤카는 ‘DNA 전사 억제를 통한 암세포 사멸’ ‘종양 관련 대식세포(TAM, Tumor Associated Macrophage) 내 전사 활성 억제를 통한 암세포 증식·면역관문작용·혈관신생작용 억제’를 동시에 나타내는 새로운 기전의 신약이다.

임상2상에서 젭젤카는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했다. 임상2상은 2015년 10월~2019년 1월 1차치료에서 백금기반 항암화학요법 치료에 실패한 18세 이상 소세포폐암환자 105명을 대상으로 질병이 진행되거나 수용할 수 없는 독성이 나타날 때까지 3주마다 젭젤카 3.2 mg/m²를 투여해 효능과 안전성을 확인했다.

현재 보령은 임상2상 결과를 기반으로 조건부 허가를 받았으며 국내 임상3상을 진행 중이다. 임상이 성공적으로 완료될 경우 소세포폐암 2차치료제로 자리잡게 된다.

안명주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가 소세포폐암 신약 ‘탈라타맙(Tarlatamab)’의 2차치료제로서 유효성과 안전성을 확보할 치료전략을 발표했다.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안명주 교수가 소세포폐암 신약 ‘탈라타맙(Tarlatamab)’의 2차치료제로서 유효성과 안전성을 확보할 치료전략을 발표했다.

■안명주 교수, 이중항체에서 치료길 찾아

소세포폐암은 수술보다 항암치료에 의존하는데 1차치료에 반응이 없을 때 쓸 수 있는 치료제가 제한적이다. 실제로 소세포폐암의 표적치료제 개발은 계속해서 실패한 탓에 고아약(Orphan Drug)이라는 오명이 붙었다.

또 2차치료를 하더라도 약물반응기간이 짧고 생존율이 8개월을 넘기는 일이 드물다. 하지만 국내 연구팀이 탈라타맙과 같은 이중특이성 T세포 관여항체(Bispecific T-cell engager, 이하 이중항체)에서 치료 가능성을 찾았다.

이를 이끈 주인공은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안명주 교수 연구팀. 연구팀은 최근 소세포폐암 신약 ‘탈라타맙(Tarlatamab)’의 2차치료제로서 유효성과 안전성을 확보할 치료전략을 발표했다. 

탈라타맙은 암세포와 면역세포 두 곳에서 발생한 항원을 인식하는 암젠의 이중항체 신약이다. 탈라타맙은 암이 면역세포를 회피하려 해도 면역세포인 T세포를 끌고 암세포 앞으로 직접 데리고 가서 공격하도록 유도하는 약물이다.

소세포폐암환자의 상당수(85~94%)에서 발현하는 ‘DLL3’란 단백질과 면역세포를 유도하는 ‘CD3’ 수용체를 표적으로 한다.

연구팀은 현재 개발 중인 탈라타맙이 환자 안전을 지키면서 최대효과를 낼 새 치료전략을 찾는 것을 목표로 전 세계 17개국 56개 기관에서 소세포폐암의 1차치료에 실패한 환자 220명을 모집한 뒤 무작위로 나눴다.

미국 FDA 가이드에 따라 연구팀은 탈라타맙의 용량을 10mg과 100mg으로 환자들에게 달리 투여한 뒤 치료 반응과 부작용 등 예후를 살폈다. 연구결과 예후개선 및 부작용감소에는 10mg을 2주 간격으로 투여하는 것이 환자에게 최적인 것으로 밝혀졌다.

구체적으로 연구팀에 따르면 추적관찰기간 동안 객관적치료반응이 나타난 환자비율은 10mg 그룹이 40%로 100mg 그룹 32%보다 높았다.

무진행생존 기간 중앙값 역시 10mg 그룹이 4.9개월로 100mg 그룹 3.9개월 보다 우위를 보였다. 치료 후 9개월 차에 추산한 전체생존율도 마찬가지로 각각 68%(10mg 그룹), 66%(100mg)으로 소폭이나마 차이를 보였다. 10mg을 투여했을 때 치료 효과는 상대적으로 더 높았던 반면 부작용은 줄었다.

T세포를 활성화하는 치료방법인 만큼 지나치게 발현된 면역세포로 인해 ‘사이토카인 폭풍’이 발생할 우려를 배제하기 힘든데 이 또한 10mg 그룹은 51%, 100mg 그룹은 61%에서 발현됐다. 이밖에도 식욕감퇴, 발열 등 다른 부작용 역시 투여약물의 용량을 줄인 10mg 그룹이 모두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안명주 교수는 “소세포폐암은 다른 암과 달리 제한성 병기, 확장성 병기 등으로 나눠 설명할 만큼 단계적으로 진행되지 않고 확 퍼지곤 한다”면서 “마땅한 치료제도 없는 상황인 만큼 이러한 연구가 계속 이어져 환자들의 고통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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