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인구고령화가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는 한편 노화에 대한 인식 변화로 외모관리에 적극 나서는 사람들이 늘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프로스트 앤 설리번이 분석한 바에 따르면 항노화분야 중 특히 미용시술 및 관련기기·제품은 2017년부터 8.7%의 연평균성장률을 보이며 급속도로 성장하는 추세이다.
이에 피부과 전문의들의 노력도 한층 분주해진 가운데 대한피부항노화학회가 ‘제13회 하계학술대회’를 열고 중간점검에 나섰다. 기존 지식은 더 단단하게, 새로운 지식은 배움을 통해 습득할 수 있도록 변함없이 학습의 장을 마련한 것. 이번 하계학술대회장을 맡은 김현조 대한피부항노화학회 부회장(CNP차앤박피부과 천안아산역점 원장)을 현장에서 만났다.
- 매년 동·하계 학술대회를 개최하는 이유는.
과거와는 비교 불가할 만큼 미용시술기기와 신약들의 출시 속도가 빨라졌지만 피부과 전문의들이 진료를 병행하면서 이러한 흐름을 읽고 파악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이에 형식은 비슷하더라도 1년에 두 번 학술대회를 열어 기존의 시술과 약제에 대해서는 더 심층적으로 이해하고 새로운 약제와 기기에 대해서는 올바른 지침을 정립할 수 있도록 학술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이번 하계학술대회에서는 피부과 진료 및 시술의 가장 기본이 되는 표피, 진피와 피하지방의 기능 및 상호작용에 초점을 뒀다.
- 위와 같은 내용을 핵심으로 한 이유는 무엇인가.
DNA 손상을 포함한 다양한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으로 세포노화가 발생한다는 개념은 1960년대 보고됐으나 이러한 세포노화가 피부노화 진행에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는 사실은 2020년경부터 비로소 보고되기 시작했다. 이러한 배경의 중심에는 표피, 진피, 피하지방에 존재하는 세포 간 뒤틀어진 상호작용이 있으며 이를 교정하려는 시술과 약제들이 결국 항노화분야의 주요 치료법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인다. 기본에 충실해야 고급 술기와 약제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이번 학술대회는 초심으로 돌아가 기본기부터 다지는 데 역점을 뒀다.
- 병원 광고는 넘쳐나지만 올바른 정보 창구는 항상 부족한 느낌이다. 학회 차원에서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약 1년 반의 산고 끝에 지난해 미용피부과학용어집을 무가지로 출간했다. 대한민국 미용의료시장은 ‘K-뷰티’라는 슬로건 아래 가파른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가장 기본적인 미용피부과학 용어 정리는 전무한 상태였다. 대표적으로 환자뿐 아니라 의료진조차 인종차별적 용어인 ‘인디언밴드’를 아무 거리낌 없이 사용하고 있었다. 이에 미용피부과학용어집에 인디언밴드를 ‘눈밑팔자주름’으로 수정했다. 이밖에 그간 정리되지 않았던 1800여개의 용어를 올바로 정리해 수록했다.
- 항노화시장의 발전 속에서 전문가 개개인에게 필요한 노력은.
사상누각이 되는 것을 항상 조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초가 튼실해야 고층건물을 안전하게 세울 수 있는 것처럼 항노화시술도 가장 기본이 되는 기초지식을 충실하게 습득해야 새롭게 업데이트되는 술기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다. 교과서와 논문을 통해 꾸준히 공부하되 학술대회에 적극 참석해 서로의 지식과 노하우를 공유함으로써 기존 지식은 더 확실하게 다지고 새로운 술기와 약제에 대한 지식은 습득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 반면 우리 국민들에게 필요한 노력은 무엇인가.
신체건강은 항노화의 첫 번째 항목이다. 금연·금주, 충분한 휴식·수면, 건강한 식단과 규칙적인 운동 등 올바른 생활습관이 병원에서 받는 항노화시술보다 우선이다. 병원을 찾기 전 본인의 생활습관부터 되돌아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아무리 좋은 시술을 받는다 해도 생활습관이 불량하면 효과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 또 병원 선택 전 자신이 받고자 하는 시술분야 의료진의 전문성은 물론 해당 병원의 시스템 등을 꼭 확인하는 것이 좋다.
-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하다.
대한민국의 항노화시술은 이미 세계 최정상급이다. 실제 해외로부터 항노화시술 교육 요청을 많이 받고 있어 해외 의료진 대상 학술대회와 국제학회 개최를 계획하고 있다. 또 미용피부과학용어집은 의료진뿐 아니라 제약업계, 항노화 미용시술기기 제조기업으로부터 반응이 좋아 증보판 출간도 계획 중에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