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진료, 계도기간 종료…이달부터 ‘초진·약배송’ 금지
비대면진료, 계도기간 종료…이달부터 ‘초진·약배송’ 금지
  • 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3.09.01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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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진 중심, 약 배송 금지’ 등의 내용이 담긴 비대면진료 시범사업이 오늘(1일)부터 진행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재진 중심, 약 배송 금지’ 등의 내용이 담긴 비대면진료 시범사업이 이달부터 본격 진행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비대면진료 시범사업이 세 달간의 계도기간을 끝내고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시범사업이 진행된다.

앞서 정부는 코로나19가 한창 유행하던 2020년 12월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한시적으로 초진과 재진 구분 없이 비대면진료를 전면 허용했다. 당시에는 약 배송도 위법이 아니었다. 하지만 팬데믹 이후 감염병 위기경보 단계가 낮아지면서 비대면진료의 법적 근거가 사라져 ‘재진 중심, 약 배송 금지’ 등의 내용이 담긴 시범사업안을 발표했다.

■정부, 지침 위반 시 적극 대응 방침

계도기간 중에는 비대면진료에 임한 의료기관이나 약국, 환자, 중개 플랫폼이 현행법을 일부 위반하거나 정부가 정한 시범사업 지침을 어겨도 별다른 행정지도·처분이 뒤따르지 않았다. 하지만 9월부터는 규제가 뒤따른다.

이에 보건복지부(복지부)는 안전한 비대면진료를 위해 ‘불법 비대면진료 신고센터(129)’를 설치, 환자·의료진·약사 등의 지침 위반사례에 대한 신고를 받는다. 만일 지침을 위반하면 건강보험 급여 청구액 삭감, 환수 등의 제재가 뒤따른다.

특히 복지부는 계도기간 중 일부 의료기관에서 지침을 준수하지 않은 사례(비대면진료 후 마약류, 오남용 의약품을 처방, 처방제한 일수(90일)를 초과해 처방한 경우 등)가 발견되면 적극 대응할 계획이다.

단 초진허용 대상은 ▲섬·벽지 환자(보험료 경감 고시 규정) ▲거동불편자 ▲감염병(1~2급 감염병)확진환자 등이 포함된다. 소아환자의 경우 휴일과 야간에 한해 대면진료 기록이 없더라도 비대면진료를 통해 처방을 제외한 '의학적 상담'이 가능하다.

의료기관 중에는 의원급에서 비대면진료가 허용된다. 재진 환자 중 병원급 진료가 불가피한 희귀질환자(1년 이내), 수술·치료 후 지속적인 관리(30일 이내)가 필요한 환자는 병원급 의료기관에서 비대면진료를 받을 수 있다.

■재진 원칙, 플랫폼업계 아사 직전

원격의료산업협의회는 3월 재진 환자 중심의 비대면진료 제도가 시대를 역행하는 ‘신 규제법’이라며 대통령실에 초진 허용을 요구한 바 있다. 하지만 법적 근거 부족으로 복지부는 ‘재진’원칙을 고수했다. 이에 비대면진료 플랫폼 업체들은 난색을 표했다.

또 행정처분이 적용되는 만큼 의료기관의 비대면진료 기피현상이 심화됐다. 원격의료산업협의회에 따르면 의료기관이 비대면진료 요청을 거부한 사례가 지난 6월 34%에서 7월 42%, 8월 60% 순으로 급증했다. 이용자 역시 감소했다. 비대면진료 요청 건수는 5월 일일평균 5000여건에서 6월 4100건, 7월 3600건, 8월 3500건으로 하락했다.

결국 ‘재진’조항으로 인해 서비스를 포기하는 업체들이 속출했다. 정부의 규제샌드박스 승인까지 받은 쓰리제이의 비대면진료서비스 ‘체킷’과 한의원 비대면진료 플랫폼 ‘파닥’ 역시 서비스 종료를 결정했다. 또 남성 메디컬 헬스케어 플랫폼 ‘썰즈’도 사업을 종료했다. 이밖에 메듭, 바로필, 엠보 등도 서비스를 중단했다.

비대면진료 플랫폼 상위 5개사인 굿닥, 나만의닥터, 닥터나우, 똑닥, 올라케어도 등의 사정도 비슷하다. 굿닥은 약배송을 중단, 대면진료 예약 서비스에 집중할 방침이다. 나만의닥터 역시 사업 중단 결정을 내렸다. 닥터나우는 종합 헬스케어 서비스를 펼치겠다는 방침이다.

보건복지부 박민수 제2차관은 “비대면진료 제도화를 준비하는 시범사업인 만큼 현장의 수요를 반영하는 다양한 시도가 필요하다”며 “의료법과 대법원 판례 등을 고려할 때 정부가 시범사업을 통해 비대면진료를 전면 허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이를 위해서는 반드시 법적 근거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자문단 논의뿐 아니라 공청회 개최 등을 통해 시범사업 모델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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