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루엔자 궁금증 A to Z] 코로나19·독감백신, 동시에 맞아도 될까
[인플루엔자 궁금증 A to Z] 코로나19·독감백신, 동시에 맞아도 될까
  • 김한수 분당21세기의원 원장ㅣ정리·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3.10.25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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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수 분당21세기의원 원장

질병관리청이 지난달 26일 ’23-’24절기 코로나19 예방접종 추진계획을 발표하며 이번 절기부터는 독감(인플루엔자) 백신과 동시접종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추진계획에 따라 지난주부터 65세 이상 고령층 및 면역저하자 등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의 본격적인 접종이 시작됐다. 올해 처음 발표된 두 백신의 동시접종 권고는 그간 다양한 국내외 연구를 통해 확인된 동시접종의 유효성 및 안전성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최근 미국 등 해외 의료 선진국에서는 코로나19와 독감백신의 동시접종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병원에 한 번만 방문하면 되는 접종의 편의성 측면도 있지만 두 가지 감염병을 동시에 예방할 수 있다는 점에 더 의의가 있다. 영국 연구결과에 따르면 두 종류의 백신을 동시에 접종한 사람과 각각 접종한 사람의 면역반응에는 유의미한 차이가 없어 동시접종이 백신의 효과를 저하시키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했다. 또 이상반응 역시 동시접종자에서 신고율이 코로나19백신 단독접종자보다 40%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와 독감은 특히 65세 이상 고령층에서 더욱 중요한 문제다. 65세 이상의 고령층은 연령에 따른 자연적인 면역력 저하로 감염질환에 걸릴 위험이 클 뿐 아니라 감염 시 기저질환이 악화될 수 있다. 또 폐렴, 심근경색 등과 같은 치명적인 합병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두 질환 모두에서 고위험군에 속한다. 따라서 65세 이상 고령층은 이번 예방접종시즌에 코로나19와 독감백신 모두 접종하길 권한다. 

코로나19백신 접종 시에는 연령에 무관하게 현재 유행하는 변이에 효과가 확인된 신규백신(XBB.1.5 단가백신)을 접종하면 된다. 이전 접종력과 관계없이 기간 내 1회 접종으로 접종이 완료된다. 

독감백신은 고령층에 권유하는 백신이 따로 있다. 대한감염학회의 ‘2023 성인예방접종 가이드라인 개정안’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층에게 고면역원성 독감백신을 접종할 것을 우선 권고하고 있다. 이는 고령층에서 기존의 표준용량 4가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 후 생성되는 항체 역가는 건강한 성인의 50~80%에 불과해 상대적으로 낮은 예방효과를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백신 접종 후 생기는 항체는 우리의 면역시스템에서 감염성물질에 대항해 몸을 방어하는 역할을 하는데 항체 역가가 낮다면 그만큼 백신의 방어효과도 낮다고 볼 수 있다. 

65세 이상 고령층에서 권고되는 고면역원성 독감백신은 고령층에서 백신 접종 후 면역반응을 강화해 독감예방 효과를 높여준다. 기존의 표준용량 4가 인플루엔자백신에 면역반응을 향상시키는 성분을 첨가하거나(어쥬번트 함유 백신), 항원의 함유량을 증가시키는 방식(고용량 백신) 등이 대표적이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65세 이상 고령층을 위한 고면역원성 독감백신이 없었는데 이번 절기부터 어쥬번트가 함유된 고면역원성 독감백신이 국내 도입될 예정이다. 어쥬번트 함유 백신은 기존의 백신을 접종한 고령층과 비교했을 때 강화된 면역반응을 보이며 백신의 효과 개선을 확인한 바 있다.

독감과 코로나19는 모두 호흡기감염병으로 겨울철 동시에 유행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는 이번 23/24 절기에도 독감, 코로나19,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등 호흡기질환이 동시에 유행하는 ‘트리플데믹’이 찾아올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우리는 예방이 치료보다 훨씬 더 효과적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백신 접종은 우리의 면역시스템을 강화하고 바이러스에 대한 저항력을 높이는 최선의 예방책이다. 유행이 정점을 찍기 전에 본인의 건강상태와 상호작용을 고려해 코로나19와 독감백신 모두 접종하자. 동시접종은 건강을 지키기 위한 가장 합리적인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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