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의 건치로 지키는 백세건강] 나는 대한민국 치과의사다 ⑥‘브레네막’ 임플란트의 원조
[이상민의 건치로 지키는 백세건강] 나는 대한민국 치과의사다 ⑥‘브레네막’ 임플란트의 원조
  • 이상민 굿라이프치과병원 원장│정리·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2.05.20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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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 굿라이프치과병원 원장
이상민 굿라이프치과병원 원장

지금까지 여러 칼럼을 통해 임플란트의 디자인, 표면처리 등에 관해 다뤘다. 하지만 칼럼을 쓰다 보니 ‘의료현장에서 사용되는 임플란트에 관한 칼럼은 왜 없을까’라는 의문이 생겼다. 이에 한동안 ▲브레네막 ▲스트라우만 ▲아스트라 ▲SIC ▲짐머 ▲바이콘 ▲메가젠 등 실제로 환자에게 사용되는 임플란트를 치과의사 입장에서 정리하려 한다.

그 첫 번째 순서는 ‘브레네막 임플란트’다. 브레네막 교수는 임플란트를 이야기하기 위해 반드시 거론해야 하는 인물이다. 브레네막 교수는 스웨덴 예뗴보리라는 도시의 정형외과 연구교수였다. 당시 그는 토끼를 이용한 타이타늄 실험을 진행했다. 브레네막 교수는 토끼의 뼈에 식립한 타이타늄 나사를 제거하는 데 상상 이상의 힘이 필요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즉 타이타늄이라는 금속에서 뼈와 직접적으로 단단하게 붙는 과정인 골유착 현상을 발견한 것이다.

골유착과정을 이용해 브레네막 교수는 치과용 임플란트 시제품을 만들게 됐고 1965년 전 세계 최초로 환자에게 임플란트에 대한 임상실험을 진행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개발된 임플란트는 그의 이름을 딴 ‘브레네막 임플란트’라 불렸다. 브레네막 임플란트는 세계 최초로 상용화된 만큼 ‘임플란트의 원조’ ‘세계에서 가장 처음 만들어진 임플란트’ 등의 수식어를 갖고 있다.

하지만 임플란트 역학에 대한 연구나 자료가 전무했던 시기였던 만큼 초기 브레네막 임플란트는 작은 기계를 조립해야 하는 것처럼 매우 복잡했다. 심지어 그 위에 이중삼중으로 나사로 연결하는 구조물도 추가됐다. 문제는 복잡한 구조물 탓에 낮은 나사풀림과 보철물 수리비용 등의 부작용을 낳았다는 것이다.

또 임플란트 보철물이 잇몸에 가까이 가면 염증이 생길 것을 너무 걱정해 잇몸에서 많이 떨어뜨린 것도 문제였다. 물론 어디까지나 초기 브레네막 임플란트의 구조와 보철물에 대한 이야기다. 결국 1990년대 이후에는 임플란트 시스템의 장점을 보수적으로라도 받아들였다.

브레네막 임플란트(사진출처='Treatment planning for implant restorations', British Dental Journal volume 187, pages297–305 (1999) Peter Floyd et al.)
브레네막 임플란트(사진출처='Treatment planning for implant restorations', British Dental Journal volume 187, pages297–305 (1999) Peter Floyd et al.)

정리하자면 브레네막 임플란트는 임플란트의 원조인 것은 맞지만 많은 문제점을 갖고 있었다. 결국 여러 기업들은 브레네막 임플란트를 보완한 제품들을 출시하게 됐다. 이런 까닭에 임플란트 디자인, 보철구조, 표면처리 등 거의 모든 분야에 있어서 브레네막은 더는 원조가 아니게 됐다. 결국 브레네막 디자인이라고 불리는 전통적인 외부체결형 임플란트 디자인은 현재 세계의 10% 미만에서 사용되고 있으며 나머지 80% 이상은 아스트라 타입 임플란트 디자인을 사용하고 있다.

설 자리가 점차 사라진 브레네막 임플란트 회사는 노벨바이오케어(Nobelbiocare)라는 회사에 매각됐다. 하지만 노벨바이오케어 역시 다나허(Danaher)라는 회사에 자매각된 상태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 브레네막 임플란트는 현재 사용되고 있을까. 아쉽게도 최근 우리나라 시장에서는 공식 철수를 선언해 브레네막 임플란트를 식립한 환자들은 해외에서 주문을 해야 하거나 병행수입제품을 사용해야 하는 상황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원조를 참 좋아한다. 하지만 임플란트에 있어 원조 임플란트는 큰 장점이 없다. 임플란트 재수술은 시간과 비용이 무척 많이 소요된다. 이번 칼럼을 통해 자신이 사용하는 임플란트의 장단점을 알고 득실을 따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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