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의 건치로 지키는 백세건강] 나는 대한민국 치과의사다 ⑭오스템, 검증되지 않은 신제품 러시...소비자에겐 오히려 ‘독’
[이상민의 건치로 지키는 백세건강] 나는 대한민국 치과의사다 ⑭오스템, 검증되지 않은 신제품 러시...소비자에겐 오히려 ‘독’
  • 이상민 굿라이프치과 대표원장│정리·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2.08.11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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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 굿라이프치과 대표원장
이상민 굿라이프치과 대표원장

임플란트에 있어서 디자인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바로 ‘타이타늄 표면처리기술’이다.

임플란트 표면처리기술은 매끈하고 반짝거리는 실험적인 표면(기계적 표면)에 이어 거친 표면(RBM, TPS) 등을 거쳤다.

하지만 1996년 게임체인저가 등장했다. 바로 스트라우만 임플란트에서 개발한 SLA다. SLA는 거의 세계 표준으로 취급됐다. 또 거의 모든 임플란트 업체들이 스트라우만에서 2002년 개발한 ‘SLActive’라는 표면처리를 따라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물론 그 와중에 미국과 일부 유럽에서는 표면처리가 아닌 칼슘이나 뼈성분을 임플란트 금속표면에 코팅하는 HA코팅 방식을 택하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 Zimmer라는 회사 외에는 거의 망하거나 유명무실한 상태라는 것을 기억하자. 참고로 코팅방식은 수술하면서 너무 잘 벗겨져서 치과의사들이 신뢰하는 표면처리방식은 아니다.

오스템 임플란트는 처음부터 임플란트 시장에서 가장 잘나가는 임플란트를 모방했으며 임플란트 표면처리방식을 ‘그들 나름의’ 연구와 기술개발을 통해 제품으로 상품화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그들 나름의’ 연구다. 가령 2000년부터 2010년까지 오스템 임플란트의 디자인 특허를 피하기 위해 우회적으로 디자인을 변경한 US, SS, GS 등을 출시했다. 이때 임플란트는 모두 RBM 표면처리방식을 택했으며 오스템 임플란트가 설립된 시기인 2000년도에는 전 세계적으로는 이미 RBM에서 SLA나 SLActive로 넘어가는 시기였다.

하지만 약간만 변형해도 쉽게 따라할 수 있는 디자인과는 달리 표면처리기술을 따라가기에는 기술적으로 너무 큰 격차가 있었다. 또 그 격차를 줄이기에는 많은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회사에 이윤을 남기기에는 적합치 않다는 문제가 있었다.

따라서 2010년에는 SLA표면처리를 모방한 제품인 SA라인업과 HA코팅 표면처리를 모방한 제품인 HA라인업이 출시됐다. 또 2012년에는 SLActive를 모방한 CA라인업도 출시됐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한다. 이 과정에서 HA라인업은 어떠한 이야기도 없이 아주 조용히 단종됐으며 이후 2016년 BA(bio-HA)로 재출시됐다.

또 전 세계 임플란트 표면처리기술은 2002년 SLActive 이후 새로운 기술 개발이 안 되고 있는 상황인데도 신제품에 진심인 오스템 임플란트는 2017년 SOI라는 표면처리 임플란트를 ‘개발’했다고 했다.

이때 오스템 SOI표면처리의 설명서를 보면 ‘성분을 알 수 없는 K-material’을 이용했다고 적시돼 있다. 치과의사로서 이 성분이 인체에 정말 괜찮은지 상당히 의문이 든다. 우리나라는 잘 짜여진 임상시험을 하지 않아도 재료의 독성만 없다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기 어렵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위험한 것이다.

결국 오스템은 신제품에서 나타날 수 있는 문제점은 오롯이 치과의사에게 넘기고 대국민 감성호소 광고에 집중하고 있는 형국이다. “오스템 임플란트로 해주세요”라고 말하는 환자들이 과연 이러한 정보들을 다 알고 이야기하는 것일까도 의문이다.

오스템 임플란트는 처음에는 세계 유명 임플란트 회사의 제품의 표면처리를 모방하며 성장했으나 현재는 ‘뭔지는 모르겠지만 다르다는’ 신제품을 끊임없이 출시하고 있다. 그런 와중에 잘못된 모방으로 실패율이 높아졌던 표면처리 임플란트를 아무런 대응 없이 단종시키는 등 치과의사의 신뢰를 무너뜨린 사례도 있었다.

이밖에도 너무 다양한 신제품을 출시한 탓에 장기간의 안정성이 중요한 의료기기분야에서 오히려 치과의사들의 사용을 망설이게 했다. 결국 오스템은 돌파방안으로 대국민 광고에 집중했다. 물론 ‘오스템=임플란트’라는 공식을 만드는 데는 마케팅적으로 큰 성공을 거뒀지만 정작 국민들도, 치과의사들도 정말 오스템이 좋은지 명확한 이유는 알지 못한다. 의료기기는 건강과 직결된 만큼 너무 신제품만 찾는 것은 안 좋을 수 있다는 점을 명심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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