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의 건치로 지키는 백세건강] 나는 대한민국 치과의사다 ⑯자랑스러운 국산 임플란트, 더 높이 뛰어오르려면(完)
[이상민의 건치로 지키는 백세건강] 나는 대한민국 치과의사다 ⑯자랑스러운 국산 임플란트, 더 높이 뛰어오르려면(完)
  • 이상민 굿라이프치과병원 대표원장ㅣ정리·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2.08.27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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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 굿라이프치과병원 대표원장

국내에는 매우 많은 임플란트 회사가 있다. 그중에는 오스템이나 덴티움처럼 어느 정도 인지도가 있어 비전문가인 국민도 알고 있는 브랜드도 있지만 사실 치과의사들에게 생소한 회사도 많다.

필자가 알고 있거나 한 번이라도 사용해본 국내 임플란트 회사만 해도 오스템 임플란트, 덴티움 임플란트, 메가젠 임플란트, 네오 임플란트, 디오 임플란트, 코웰메디 임플란트, 포인트 임플란트, 바이오템 임플란트, 신흥 임플란트, 덴티스 임플란트, 사이버메드 임플란트, 워렌텍 임플란트, 하이니스 임플란트, 아치메 임플란트, 차오름 임플란트, 아름 임플란트 등 20종이 넘는다(이 정도만 해도 각각의 임플란트 회사는 적게는 한두 개, 많게는 6~7개 이상의 서브디자인을 갖고 있으니 모델을 고려해 임플란트 종류를 따지면 사실 100개가 넘는 셈이다).

다른 치과의사들에 비해 매우 다양한 국내 임플란트 시스템을 알고 있지만 국내 약 100개에 가까운 임플란트 업체들이 있다고 하니 사실 그 많은 임플란트의 세부내용까지 잘 파악할 수 있을지 걱정되기도 한다.

100개에 가까운 임플란트 제조업체 중 큰 5~6개 정도의 업체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국내 시장점유율이 1% 내외로 거의 모든 매출을 수출에서 얻고 있다. 올해 4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발표한 ‘2021년 한국 의료기기 생산 및 수출실적’을 보면 2021년 한국의 의료기기의 총 수출액의 약 20%가 한국 임플란트 관련 기업일 정도다.

코로나19 이전 필자도 중국이나 베트남, 중동 등지에서 임플란트 강의 요청을 받아 국내 업체들과 함께 여러 차례 강의를 진행했다. 그때 해외에서 바라보는 국내 임플란트의 인기는(강한 애국심과 함께, 거짓말을 조금 보태) BTS 인기의 절반 정도쯤은 됐었다. 

물론 스트라우만 임플란트, 아스트라 임플란트, SIC 임플란트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국산 임플란트의 가격이 인기의 주요 비결이지만 아무리 가격이 저렴해도 성능이 뛰어나지 못하면 국내시장뿐 아니라 세계시장에서도 살아남기 어려운 것 또한 사실이다.

무엇보다 흥미로운 점은 우리나라 임플란트 산업이 이렇게 성장하기까지 정부의 정책적 도움이나 지원이 크지 않았다는 점이다.

세계 임플란트 역사는 60년(1965 브레네막 임플란트 환자 사용 기준)인 반면 국내 임플란트 역사는 28년(1994년 코웰메디 임플란트 기준)으로 절반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우리나라 치과의사의 우수한 기술과 치과대학의 학문적 성취로 국내 치의학산업은 불과 20여년 만에 세계에서 손꼽힐 수준으로 성장했다.

지난 대통령 선거의 공약이었던 국립치의학산업연구원(가칭) 설립은 이러한 의미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생각된다. 대한치과의사협회와 관련 정부부처는 국립치의학산업연구원을 설립해 지금까지 개별적이고 산발적으로 진행되던 각종 학술 및 기술연구를 통합하고 단순히 회사 수준에서 결정·진행되던 산업연구를 연계·통합해 이미 세계수준으로 올라온 대한민국의 치의학산업을 더욱 발전시키려는 중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한다.

지금까지 별다른 정책적 지원 없이 성장한 대한민국의 치의학산업이 국립치의학산업연구원이라는 날개를 달고 어디까지 성장할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 또한 치과의사로선 즐거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지금까지 몇 차례에 걸쳐 임플란트 시대의 시작을 열었던 브레네막 임플란트부터 현재 임플란트의 기준이 되는 스트라우만 임플란트, 아스트라 임플란트, 가장 단점이 적은 SIC 임플란트 등 수입 임플란트와 우리나라 최초의 임플란트인 코웰메디 임플란트, 국내에서 가장 유명한 오스템 임플란트, 치과의사들이 가장 신뢰하는 덴티움 임플란트까지 다양한 임플란트 회사들에 대해 이야기했다.

인생에 정답이 없는 것처럼 임플란트에도 정답이 있는 것은 아니다. 모든 임플란트 시스템에는 장단점이 있으며 그러한 이유로 필자는 지금도 총 16개의 임플란트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다.

각 회사들은 기존에 알려진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새로운 임플란트와 디자인을 개발한다. 하지만 새로운 임플란트를 무작정 사용하는 경우 예측하지 못한 단점이 발견될 수 있으며 그 피해는 결국 환자들이 보게 된다.

치과의사가 본인의 진료에 책임을 지는 것처럼 의료기기 제조회사는 본인의 제품에 책임을 져야 한다. 그러한 책임감이 대한민국의 치의학과 의료기기 제품으로 연결된다면 대한민국 임플란트가 향후 세계 최고의 제품으로 인정받는 날도 머지않아 찾아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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