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현 약사가 알려주는 중독성약물 A to Z] 약물중독, 제대로 알아야 막는다
[배현 약사가 알려주는 중독성약물 A to Z] 약물중독, 제대로 알아야 막는다
  • 배현 밝은미소약국(분당) 약국장ㅣ정리·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3.03.10 09:3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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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현 밝은미소약국(분당) 약국장
배현 밝은미소약국(분당) 약국장

약 부작용 이야기를 완결 후 재충전한 필자가 올해 새롭게 시작하는 칼럼 주제는 ‘중독성약물’입니다. 팍팍하고 우울한 현실 속에서 중독성약물에 기대 쾌락을 찾는 대한민국 국민이 크게 늘었습니다. 최근에는 청소년 사이에서 마약 오남용이 만연해 약물중독에 빠지는 연령도 크게 낮아진 상황이지요. 약물중독 역시 질병처럼 예방할 수 있습니다. 단 이를 위해서는 중독성약물과 이 위험성에 대해 잘 알아야 합니다. 필자의 칼럼이 그 정보 창구로서 국민건강은 물론 약물중독 없는 건강하고 밝은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일조하길 바랍니다. <편집자 주>

얼마 전 총망받던 젊은 영화배우 2명이 큰 사고를 쳤다. 김새론 씨는 새벽까지 술을 먹고 아침에 음주운전을 해 가드레일, 가로수, 변압기와 부딪혀 사고를 낸 뒤 도주하다 붙잡혔다. 현장 측정을 거부해 채혈을 통해 밝혀진 혈중 알코올농도는 0.227%. 면허 취소 0.08%의 약 3배에 달했다. 완전 인사불성 상태에서 운전을 한 것이다. 전기가 끊긴 주변 상인들의 피해가 컸다. 그나마 인명 피해가 없었던 것을 다행이라고 생각해야 했다.

유아인(본명 엄홍식) 씨는 프로포폴 상습 투약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았다. 2년 동안 100여 차례나 프로포폴을 투약한 혐의였다. 그런데 조사 도중 대마, 코카인, 케타민성분까지 검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말 그대로 마약 중독자였던 것이다. 프로포폴은 그렇다 치고 마약은 언제부터 한 것이었을까? 영화는 제정신에 찍은 것이었을까?

연예인들의 일탈일 뿐일까?

술(알코올)과 담배(니코틴), 향정신성의약품(프로포폴, 케타민 등), 마약류(대마 등)는 모두 중독성이 강한 ‘약물’들이다. 유명 연예인들이 자신의 미래를 망쳐가며 중독성약물에 빠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주로 스트레스, 우울증, 지나친 압박감 등이 그 이유로 지목된다. 즉 정신적 피로감을 이겨내기 위해 순간적 쾌락을 안겨주는 약물의 유혹에 빠지는 것이다.

그러고 보니 정신적 피로감은 유명 연예인들만 겪는 일이 아니다. 치열한 입시 전쟁에 빠진 청소년, 좁은 취업문을 뚫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청년들, 육아에 지친 주부, 언제 직장에서 밀려날지 걱정되는 직장인,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올라가는 금리와 플랫폼 압박에 쩔쩔매는 자영업자까지. 어찌 보면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사람들 모두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 하루 하루를 견뎌내고 있는 것 아니던가?

이런 상황 속에서 합법적인 약물인 카페인과 알코올, 니코틴에 의지하고 살아가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마약 중독자 역시 늘고 있고 심지어 그 연령도 낮아졌다.

대한민국은 중독성약물에 안전한가?

이제 대한민국도 더이상 마약청정국이 아니다. 마약청정국은 과거 대한민국의 마약에 대한 당당한 위상을 알려줬던 표현이었다. 사실 마약청정국은 공식명칭이 아니다. 통상적으로 인구 10만명당 마약사범이 20명 이하라면 마약으로부터 안전한 나라로 볼 수 있고 이를 표현하기 위해 사용된 명칭이라고 하겠다.

우리나라 인구를 5000만명으로 본다면 마약사범수가 1만명 이하여야 ‘마약청정국’ 위치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2021년 적발된 마약 사범수는 1만6000여명으로 기준치를 훌쩍 뛰어 넘었고 2022년 8월까지 집계된 것만 1만2000여명 이상이다. 이제 우리도 마약을 걱정해야 하는 나라가 된 것이다.

불법적인 마약만이 문제가 아니다. 합법적인 마약도 버젓이 문제되고 있다. 2021년에는 청소년들이 펜타닐 패치를 처방받아 사용뿐 아니라 판매까지 한 것으로 경찰에 붙잡힌 사건으로 큰 이슈가 됐다.

필자가 아는 약국 중에는 비만클리닉 처방을 주로 수용하는 곳이 있다. 살을 빼기 위해 많은 사람이 약을 처방받지만 또 어떤 사람들은 기분을 좋게 하고자 약을 처방받기도 한단다. 물론 의사에게는 숨긴 채. 필자의 지인은 일부 환자는 약을 끊고 싶어 하지만 너무 힘들어 그럴 수 없다며 괴로움을 호소한다는 말도 전했다. 도대체 국내 중독성약물의 올가미에 빠진 사람들은 얼마나 될까? 정확한 실태 파악은 되고 있을까?

한 번 빠지면 나올 수 없는 마약, 잘 알아야 막을 수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상황이 이러한데도 많은 사람이 마약류나 향정신성약물 등 중독성약물에 대해 정확하게 모르고 있다는 것이다. 그저 호기심에, 잠시 괴로움을 잊기 위해 순간 유혹을 견디지 못하고 약물을 사용한다. 자신도 모르게 범죄에 노출돼 약물을 사용하기도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자의든 타의든 한 번 사용한 약물을 끊어내기 매우 힘들다는 것이다. 결국 우리는 어떻게 해서 약물에 중독되며 어떤 약물들이 위험한지 미리 알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예방은 물론 조기치료를 통한 일상 복귀도 가능해질 것이다.

과거 한센병환자를 죄악시했던 시절이 있었다. 사실 한센병환자는 나균에 감염된 것뿐인데 말이다. 병에 걸렸다는 이유로 섬에 격리되고 실험대상이 되기도 했다. 이제는 병의 원인과 증상이 명확하게 밝혀져 더이상 한센병환자 자체를 처벌하진 않는다. 치료의 영역으로 들어간 것이다. 약물에 중독된 사람은 현행법상 분명 범죄자다. 하지만 동시에 치료해야 하는 환자임이 분명하다. 약물중독에 빠지면 뇌 손상이 일어나 스스로 약물을 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마약 및 약물중독, 치료보다 예방이 최선이다

중독성약물 남용문제는 그 규모가 크고 복잡해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사회적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보다 반드시 먼저 선행돼야 할 것은 바로 약물에 대한 정확한 이해다.

앞으로 필자는 마약류뿐 아니라 우리에게 심각한 영향을 끼치고 있는 중독성약물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얘기할 예정이다. 중독성약물을 많이 알수록 피할 수 있는 방법도 잘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약물중독은 치료보다 예방이 중요하다는 것,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다고 생각한다. 필자와 함께 마약류 및 중독성약물이 없는 밝은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많은 관계자들이 동참하길 기대해본다.

※ 배현 약사는 경기도마약퇴치 운동본부에서 예방 교육 위원장직을 맡고 있으면서 마그미약국(약물중독 예방 및 치료를 도와주는 약국)과 분당 밝은미소약국을 운영 중이다. 저서로는 ‘몸을 위한 최선 셀프메디케이션’과 ‘아스피린과 쌍화탕’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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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남은 2023-03-10 11:47:32
안녕하세요.
유아인 배우 엄홍식씨 소환조사가 14일이라는데,
너무 늦은 거 같아서 더 걱정입니다.
뉴스 보니까 집에서 나오지도 않고 두문불출 중이라는데 뭘 하는지 ㅠ 혼자 두면 안될거 같아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