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복해요! 희귀질환] ‘ATTR-CM’ 생존기간 2.5~3년, 치료제는 그림의 떡
[극복해요! 희귀질환] ‘ATTR-CM’ 생존기간 2.5~3년, 치료제는 그림의 떡
  • 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1.06.01 16: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ATTR-CM, 10명 중 9명 노화로 인한 정상형
부종, 호흡곤란 등의 증상으로 조기진단 늦어
유일한 치료제 ‘타파미디스’ 비급여로 사용 어려워

희귀질환자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사회적인 관심이 부족하다 보니 희귀질환자들은 여러 병원을 전전하며 제대로 된 치료를 제때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희귀질환자들의 고통분담을 위해 지난해 1월 ‘희귀난치성질환자 산정특례제도’를 발표했지만 아직도 실질적인 지원이 많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이에 헬스경향은 희귀질환자들의 진단과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극복해요! 희귀질환’이라는 기획기사를 마련했습니다. <편집자 주>

ATTR-CM은 울혈성심부전, 부종, 호흡곤란, 피로감 등 애매모호한 증상으로 조기진단이 늦다. 이런 까닭에 ATTR-CM 대부분 환자가 제한성심근증, 심부전, 부정맥으로 악화된 뒤 최종진단을 받는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ATTR-CM은 울혈성심부전, 부종, 호흡곤란, 피로감 등 애매모호한 증상으로 조기진단이 늦다. 이런 까닭에 ATTR-CM 대부분 환자가 제한성심근증, 심부전, 부정맥으로 악화된 뒤 최종진단을 받는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오늘 아침도 힘겹게 눈을 떴습니다. 일흔을 넘긴 지 어연 3년이란 시간이 흘렀네요. 요즘 제 유일한 낙은 손주와 화상통화입니다. 하루가 다르게 늙어가는 저와 달리 하루가 다르게 커가더군요. 하지만 이런 행복을 언제까지 느낄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얼마 전 제 심장에 고약한 것이 똬리를 틀었다고 하더군요. 병명도 어려운 ‘트랜스티레틴 아밀로이드 심근병증’이라고 합니다. 치료도 어렵고 존재하는 치료제는 고가라고 하더군요. 현재 저에겐 하루하루가 소중합니다. 부디 이 몹쓸 병이 사라지길 기도합니다.<돌아보니 많은 것들이 있었다>

희귀질환의 80%는 소아에게 발병한다. 이런 까닭에 ‘희귀질환=소아’ 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고령층 역시 희귀질환에 걸릴 수 있다. 대표적인 희귀질환으로는 ‘트랜스티레틴 아밀로이드 심근병증(이하 ATTR-CM)이 있다. ATTR-CM은 일종의 심장근육병인데 주로 65세이상 고령환자에서 발병한다.

ATTR-CM은 트랜스티레틴(TTR)이라는 혈액 속 혈장단백질이 원인이다. 트랜스티레틴은 간에서 만들어지는 단백질로 혈액 속 갑상선호르몬인 티록신(T4)과 레티놀 결합 단백질을 운반하는 일종의 ’수송선‘이다. 트랜스티레틴은 4개의 입자가 결합된 혈장단백질인데 어떤 이유로 결합과정에 문제가 생겨 아밀로이드 단백질이 분리돼 장기에 침착, 결국 심장근육에 영향을 미쳐 ATTR-CM이 발생한다.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심장내과 손정우 교수는 “ATTR-CM은 치명적인 진행성희귀질환“이라며 ”문제는 ATTR-CM은 모호한 증상으로 오진율이 높고 진단이 지연돼 환자들 중 치료시기를 놓쳐 사망하는 경우도 있다“고 강조했다.

■생존기간은 약 2~3.5년, 조기치료가 유일한 답

ATTR-CM 환자는 매우 적으며 현재 국내 유병률은 파악되지 않은 상태다. ATTR-CM은 유전자돌연변이에 의해 발생하는 ‘유전성(Hereditary)’과 노화로 인해 발생하는 ’정상형(Wild-type)’으로 구분되는데 여러 통계를 보면 환자 10명 중 9명이 정상형이 차지할 정도로 그 수가 많다.

문제는 ATTR-CM의 경우 ▲울혈성심부전 ▲부종 ▲호흡곤란 ▲피로감 등이 주요증상으로 조기진단이 늦다는 것이다. 따라서 많은 환자가 제한성심근증, 심부전, 부정맥으로 악화된 뒤 ATTR-CM을 진단받으며 생존기간은 약 2~3.5년으로 매우 짧다.

ATTR-CM의 진단에는 여러 검사법이 있지만 ‘생체조직검사’가 주로 사용된다. 생체조직검사는 트랜스티테린의 영향을 받는 심장근육의 조직을 채취해 아밀로이드 침작을 확인하는 방법이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한다. 대부분 ATTR-CM은 고령층에서 발현되기 때문에 생체조직검사 자체가 큰 부담이기 때문이다.

손정우 교수는 ”ATTR-CM 최종진단을 위해서는 생체조직검사가 가장 정확하지만 대부분 고령환자로 실질적인 한계가 많다“며 ”하지만 심초음파, 심장MRI 및 DPD, HMDP를 이용한 핵의학검사, 혈액, 소변검사를 통해서도 ATTR-CM 최종진단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질환이 의심된다면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타파미디스’ ATTR-CM 유일한 치료제

과거 ATTR-CM의 치료제는 존재치 않았다. 따라서 ATTR-CM은 이뇨제, 심부전관리 등 대증적치료가 주를 이뤘다. 간혹 심장이식이 진행되기도 했지만 이는 극소수다.

하지만 최근 ATTR-CM 환자들에게 한 줄기 빛이 생겼다. 바로 ‘타파미디스(빈다맥스)’의 개발 소식이 들려온 것. 타파미디스는 경구형치료제로 트랜스티레틴에 선별적으로 결합해 ATTR-CM의 원인인 아밀로이드의 형성을 늦춘다. 타파미디스는 지난해 8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성인 환자 심혈관계 사망률과 관련 입원 감소 효과를 근거로 허가된 국내 유일한 ATTR-CM 치료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타파미디스는 현재 비급여 상태다. 미국심장협회(AHA)에서 권고하는 ATTR-CM의 치료에는 ▲심부전 관리 ▲부정맥 관리 ▲치료제 사용이 포함돼 있지만 국내에서는 비급여로 환자가 적극적인 치료를 받을 수 없는 상황이다.

손정우 교수는 ”ATTR-CM은 조기치료가 관건이지만 타파미디스의 경우 비급여이기 때문에 적극적인 치료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미국, 독일 등 선진국에서는 ATTR-CM 치료제 중요성을 인지해 타파미디스에 보험급여를 적용한 만큼 국내에서도 하루빨리 급여트랙이 마련돼 환자들이 불안감에 휩싸이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토로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