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복해요! 희귀질환] 한쪽 사지만 커지는 ‘분절성증식증후군’…치료제 있어도 국내선 사용불가
[극복해요! 희귀질환] 한쪽 사지만 커지는 ‘분절성증식증후군’…치료제 있어도 국내선 사용불가
  • 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3.10.10 17: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희귀질환자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사회적인 관심이 부족하다 보니 희귀질환자들은 여러 병원을 전전하며 제대로 된 치료를 제때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희귀질환자들의 고통분담을 위해 ‘희귀난치성질환자 산정특례제도’를 발표했지만 아직도 실질적인 지원이 많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이에 헬스경향은 희귀질환자들의 진단과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극복해요! 희귀질환’이라는 기획기사를 마련했습니다. <편집자 주>

클리펠-트라우네이-베버증후군(분절성증식증후군)은 한쪽 팔다리만 커지는 질환으로 악화하면 관절통증이 심해지는 등 신체 기형이 심각해진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클리펠-트라우네이-베버증후군(분절성증식증후군)은 한쪽 팔다리만 커지는 질환으로 악화하면 관절통증이 심해지고 심혈관합병증 등이 발생할 수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일부 신체 분절만 커지는 희귀질환이 있다. 바로 ‘클리펠-트라우네이-베버증후군’으로 불리는 ‘분절성증식증후군’이다. 분절성증식증후군환자는 정맥류, 혈관확장증, 화염성모반, 림프관확장 등과 같은 매우 다양한 혈관병변이 나타난다. 만일 동정맥루가 있거나 혈관종이 크면 예후가 불량할 수 있다. 유병률은 인구 10만명당 1명으로 국내에는 100여명의 환자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안타깝게도 분절성증식증후군의 원인 유인자는 알려지지 않았다. 또 가족력과 유전력도 밝혀지지 않았다.

분절성증식증후군 의심증상으로는 ▲피하혈관종 ▲정맥류성정맥 ▲사지편측비대 등 3가지다. 미국 메이요클리닉의 분석에 따르면 피하혈관종이나 모세혈관기형은 98%, 정맥류나 정맥기형은 72%, 사지비후는 67% 등으로 관찰된다. 이 중 병변의 발생부위는 하지가 95%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진단은 임상증상을 바탕으로 이뤄진다. 우선 사지의 길이와 둘레에 차이가 있는지를 측정한다. 혈관기형이나 정맥류의 존재 및 상태를 평가하기 위해 다양한 영상의학적 방법을 사용한다. 이때 칼라도플러(duplex) 초음파검사는 1세 이상의 환자에게 안전하게 실시할 수 있는 검사다. 또 사지비후가 1.5cm를 넘으면 골단유합술 시기를 평가하기 위해 스캔촬영을 진행한다.

다행히 분절성증식증후군의 치료제는 존재한다. ‘알펠리십’이 바로 그것. 알펠리십은 PI3K 경로를 역제하는 인산화효소억제제다. 유방암 원인 돌연변이가 PIK3CA유전자일 때 사용되며 PIK3CA 유전자 변이 동반 유방암치료제 피크레이의 성분이다. 현재 알펠리십은 ‘PI3KCA 유전자 변이와 연관된 과성장 스펙트럼(이하 PROS)’ 치료제로 미국 FDA 가속승인을 받았으며 노바티스는 상품명 비조이스(Vijoice)로 PROS 치료제 승인을 받았다.

PROS는 과성장 또는 과증식 장애스펙트럼으로 비정상적·비대칭적인 성장과 혈관, 림프계와 기타조직 등의 과증식으로 인한 기형을 유발한다. 여기에는 분절성증식증후군이 포함돼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알페리십의 사용은 어렵다. 따라서 환자들은 현재 압박스타킹이나 정형외과수술, 혈관중재술 등 대증적인 치료를 이어가는 상황이다. 비대한 다리를 탄력스타킹으로 누르고 다니면 큰 문제는 없지만 해당 부위에서 피부궤양이 발생할 수 있다.

서울아산병원 소아청소년과 이범희 교수는 “분절증식증후군은 증상이 악화되면 관절통증이 심해지고 심혈관합병증 등이 발생한다”며 “알펠리십은 돌연변이 유전자를 조절해 증식된 조직을 가라앉히는 기전을 갖고 있지만 식약처 허가를 받지 않아 국내에선 사용하기 어렵다”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