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최대 위기...총대응 나선 정부에 의협 “코미디다”
코로나19 이후 최대 위기...총대응 나선 정부에 의협 “코미디다”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4.02.23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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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는 보건의료 위기단계를 심각으로 격상하고 23일 한덕수 국무총리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으로 하는 첫 회의를 열었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회의를 주재하고 있는 모습. 

보건복지부가 보건의료 위기단계를 심각으로 격상하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수본) 중심의 총대응에 나선 가운데 22일 22시 기준 주요 94개 수련병원 소속 전공의의 약 78.5% 수준인 8897명의 전공의가 사직서를 제출하고 69.4%인 7863명이 근무지를 이탈한 것으로 확인됐다. 제출된 사직서는 수리되지 않은 상태다.

의대생들의 휴학도 이어지고 있다. 40개 의과대학 확인 결과 22일 기준 총 12개 대학에서 49명이 휴학을 신청했으며 1개 학교 346명이 휴학을 철회했다. 11개 대학에서는 수업거부가 확인됐다.

의료공백이 지속되면서 공공의료기관의 역할도 가중되고 있다. 정부는 의사들의 집단행동에 따라 공공의료기관 중심의 비상진료체계를 가동했다.

이에 20일 오전 6시부로 12개 군병원 응급실이 24시간 개방됐으며 국가보훈부는 21일 중앙보훈병원을 방문해 전문의 당직근무 확대, 진료예약 일정 조정 등 비상진료대책을 점검했다.

고용노동부 산하 9개 산재병원은 현재 비상진료체계를 유지 중이며 대학병원, 보건소, 시청 등 지자체 관내 유관기관과 연계해 신속한 환자 이송과 전원 등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중대본은 23일 연 첫 회의에서 공공의료기관의 평일 진료시간을 최대로 연장하고 주말과 휴일진료를 확대, 가동수준을 최대치로 올리겠다고 밝혔다.

한시적으로 비대면진료도 전면 허용된다. 대상 의료기관은 병원급 의료기관을 포함한 모든 종별 의료기관이며 의사가 안전하다고 판단한 경우 초·재진 모두 비대면진료를 실시할 수 있다.

다만 정부는 일부 의료기관에 비대면진료 수요가 급증할 것을 우려해 한시적으로 비대면진료 조제 실시비율을 30% 제한한다. 동일 의료기관에서 환자당 월 2회 초과 금지 규정은 적용되지 않으며 의약품 재택수령 범위는 현행 시범사업 기준에 따라 섬 벽지 거주자, 거동불편자(65세 이상 장기요양등급자, 장애인), 감염병 확진환자, 희귀질환자에 한정된다.

한편 정부의 이같은 조치에 대해 의사들은 “황당함을 금치 못했다” “재난상황을 스스로 만들고 이를 수습하겠다고 코미디를 하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이하 의협 비대위)는 입장문을 통해 “지금까지 간신히 유지되던 현 의료시스템을 일순간 망가뜨리는 포퓰리즘 정책을 강행한 것은 정부”라며 “무리한 정책을 강행하지 않았다면 벌어지지 않았을 일로 정부야말로 국민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비대면진료 전면 확대에 대해서는 더욱 날을 세웠다.

의협 비대위는 “현재 진료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곳은 다름 아닌 중증·응급환자를 중점적으로 진료하는 상급종합병원을 비롯한 수련병원들”이라며 “중증·응급질환에는 적용조차 불가능한 비대면진료를 통해 의료공백을 해결하겠다는 것이 논리에 맞는 말이냐”고 일갈했다. 아울러 이 조치는 그간 1, 2차 의료기관에서 안정적으로 치료받았던 만성질환자들조차 비대면진료를 이용하게 만들어 이들을 더욱 위기로 몰아넣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도 법적 조치를 철저히 검토하는 등 의사들의 집단행동에 강경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법무부는 불법 집단행동 주동자는 물론 배후에서 조종하고 부추기는 사람까지 철저하게 수사해 원칙적으로 구속수사하고 업무개시명령을 불이행한 전공의는 의료법위반죄로 구공판하는 등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또 업무 미복귀 개별 전공의들에 대해서는 고발 접수 즉시 출석요구하고 불응 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검거하는 등 신속하게 수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해치는 집단행동은 그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 될 수 없다”며 “정부는 진료 차질을 최소화하여 환자의 생명을 지킬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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