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커뮤니티, 전공의 ‘색출 목록’ 이어 의협 ‘블랙리스트 작성’ 문건 유출
의사커뮤니티, 전공의 ‘색출 목록’ 이어 의협 ‘블랙리스트 작성’ 문건 유출
  • 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4.03.08 10: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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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내부문건 아냐…허위사실 고발 예정
작성 사실이라면 의료법 위반·교사죄 성립
의협 내부문서로 추측되는 문서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시되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의협 내부문서로 추측되는 문서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시되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의사 온라인커뮤니티에 집단 이탈에 동참하지 않은 전공의 실명이 담긴 리스트가 공유돼 논란이 일고 있다.

6일 한 직장인 커뮤니티에는 ‘복귀하고 싶은 전공의입니다’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이 글에는 전국 70여개의 수련병원별로 남은 전공의 실명 일부 및 전공, 연차 등이 포함돼 있다. 

작성자는 게시글을 통해 “정부 정책에 긍정적으로 생각했고 파업도 동의하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이 참여하고 있다”면서 “의사 커뮤니티에서는 참의사 명단이라며 어느 병원에 몇 년 차 누가 복귀했는지 정리한 명단이 있고 김0준 이런 식으로 실명까지 적혀있다”고 폭로했다.

이 커뮤니티는 의사 면허 등을 인증해야 가입할 수 있어 리스트 작성자는 의사일 가능성이 높다는 추측이다.

대한의사협회(의협) 주수호 비상대책위원회 언론홍보위원장은 브리핑에서 “의사들은 모범적인 전문가가 돼야 한다”며 복귀 전공의 리스트를 작성한 사람이 의사로 밝혀질 경우 제재할 방법을 찾겠다고 했다.

이에 관해 경찰청은 “복귀한 전공의 등의 실명을 게시하는 행위나 협박성 댓글은 형사처벌 될 수 있는 엄연한 범죄행위로 보고 중한 행위자에 대해서는 구속수사를 추진하는 등 신속하고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7일 의협 내부문서로 보이는 문서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시되면서 파장은 더욱 커지고 있다. 해당 문서에는 병원에 남은 전공의들의 ‘블랙리스트 작성’을 지시했다는 내용이 담긴 것. 글쓴이는 본인을 ‘의사협회 관계자’라고 밝히며 ‘의협 내부 문서를 폭로한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올렸다.

문서에 따르면 ”6일 병무청장의 발언으로 집단행동 여론이 악화되고 있다...(중략)...집단행동 불참 인원 명단을 작성 및 유포하라“며 ”불참 인원들에 대한 압박이 목적이기 때문에 블러처리된 정보만으로 충분하다“고 적시돼 있다.

해당 문건이 실제 의협 내부에서 작성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의협이 실제 해당 문건의 작성 주체라면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을 교사했다는 혐의로 수사가 본격화된다.

법무법인 문장 임원택 변호사는 “만일 내부 문건이 의협에서 작성한 것이 맞다면 리스트 명단에 이름이 있고 그 사람 명예를 훼손했다고 본다면 명예훼손죄 성립이 가능하다”며 “또 정부의 업무개시명령을 불이행하도록 지시·강요한 것이기 때문에 의료법 위반에 대한 교사죄가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가장 최우선적으로 이 문건이 내부 문건이 사실인지, 누가 작성했는지 여부가 밝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의협에 직접 취재한 결과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문건은 ‘허위 문건’으로 확인된다”며 “이에 관련해서는 비상대책위원회에서 입장을 표하겠지만 작성자를 찾아 허위문건 유포 등 고발 조치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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